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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대미투자 31조]'현지 생산' 확대전략, 핵심 키워드 '혼류생산'③2028년까지 120만대 생산 목표…친환경차 중심 성장 계획

박완준 기자공개 2025-03-26 08:08:20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미국발 관세전쟁 해법을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한 ‘made in USA’로 문제를 풀어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10억달러를 투자한다. 완성차와 철강 등 제조업은 물론 자율주행과 로봇 등 신기술 산업 생태계를 미국에 구현한다.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한국 기업 가운데 첫 번째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내역과 중장기 미국시장 성장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14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198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지 생산 확대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 등 현지화 전략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고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결단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현지화 공급을 목표로 한다. 특히 현지에서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혼류생산' 라인을 확대하는 전략을 꾀할 전망이다. 수요 중심의 생산 체계를 갖춰 수익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준공을 앞두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조감도.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연간 생산능력을 판매량 수준으로 꾸준히 확대하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권 변화에 따른 불확실한 관세 정책과 운송비 부담을 덜어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한 영향이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체 글로벌 판매 723만1248대 가운데 미국 시장의 비중은 170만8293대(23.6%)에 달했다. 시장 점유율도 4위를 기록했다. GM이 268만9346대로 1위를 지켰고, 도요타가 233만2623대로 뒤를 이었다. 3위는 206만5161대를 판매한 포드가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화 전략을 위한 투자를 선제적으로 단행했다. 2028년까지 미국에 총액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는 내용이 골자다. 세부적으로 자동차 생산 분야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 61억달러,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 63억달러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생산체계 고도화에 투자를 쏟을 계획이다.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을 120만대로 끌어올리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 중인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중심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내 자동차 생산 벨류체인을 구축한 현대차그룹은 단계적으로 생산량을 판매량 수준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완화되는 시점에 추가 증설 등을 통해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혼류생산 시스템을 확장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혼류생산 시스템은 한 개의 생산 라인에서 다양한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차종별 생산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없으며 시장의 수요에 발맞춰 탄력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생산원가 절감에 장점을 지녔다. 아울러 생산라인 확대에 따른 공간 부족 현상도 극복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량 확대를 중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캐즘에도 미국에서 친환경차 34만6441대를 판매해 2023년 대비 24.6%의 성장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에서 친환경차 판매를 시작한 이래 최대 실적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시작으로 하반기 조지아주 공장은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의 혼류생산에 나설 계획"이라며 "HMGMA도 혼류생산 라인을 확보해 펠리세이드와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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