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추정 수익·원가 분석]한화 건설부문, '이라크'가 메꾼 국내 수익성작년 해외도급 반영 본격화, 미래손익 플러스(+) 영향
신상윤 기자공개 2025-04-23 07:35:24
[편집자주]
건설업은 대표적인 수주산업이다. 계약 후 공사를 진행해 완공하는 과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진행률에 맞춰 손익을 인식한다. 다만 공사 진행 중엔 일정 변경이나 각종 추가 비용 발생 등 불확실성이 반영돼 손익에도 영향을 미친다. 건설 회계에서 수익과 원가 변동을 '추정'하는 과정이 중요한 까닭이다. 더벨은 건설사 연간 수익과 원가의 회계 추정을 통해 손익 결과치를 해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07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 건설부문은 옛 한화건설이 한화에 흡수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별도 법인일 때와 달리 한화라는 한 지붕 안에 건설부문이 속해 있는 탓에 다른 건설사들과 달리 대부분 공사 현장이 드러나지 않는다. 통상 전기 매출액 5% 이상 계약들만 공개하는데 한화는 연간 50조원이 넘는 외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한화가 공시한 대표적인 사업장은 이라크 신도시 개발이다. 10년 넘게 중단과 재개가 이어진 이라크 사업은 한화 건설부문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이라크 사업이 진행 중일 때와 재개됐을 때 수익성은 눈에 띄게 차이를 보인다.
◇이라크 비스마야 공사 재계약, 작년 해외도급공사 반영 본격화
한화는 2022년 11월 옛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해 건설부문을 하나의 사업부로 편입했다. 건설뿐 아니라 제조와 유통 등 다양한 사업들을 한 법인에 담으면서 다른 건설사와 달리 현재 진행하는 공사가 어떤 상황인지 상세히 파악하기 쉽지 않다. 전년도 매출액의 5% 이상 되는 공사 계약만 보고서에 담으면 되기 때문이다.
연결 기준 지난해 한화 매출액은 55조원이 넘는다. 이에 전년도 매출액 5%가 넘는 공사계약은 전체 계약금액이 14조원이 넘는 '이라크 비스마야(Bismayah) 국민주택도급사업(이하 이라크 사업)'이 유일하다. 물론 별도 재무제표 주석에는 이를 포함해 47개 공사계약이 기재돼 있지만 단일 사업 규모가 크다보니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2012년 이라크국가투자위원회(NIC)로부터 수주한 이 사업은 한화 건설부문이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비스마야에 주택 10만여 가구를 비롯해 다양한 사회기반시설 등을 갖춘 신도시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2022년 약 3만가구를 조성한 한화 건설부문이 NIC로부터 공사대금을 못받으면서 불거졌다.
미수금이 쌓이면서 한화 건설부문은 그해 10월 NIC와 공사 계약을 해지했다. NIC가 미수금을 일부 지급하고 재개를 요청하자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12월 계약을 다시 체결한 상황이다. 이라크 정부의 최종 승인이 필요한 단계이지만 부분적으로 공사가 진행되는 등 전면 재개 가능성은 커진 상황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추정총계약금액 6377억원 가운데 5088억원을 해외도급공사에서 반영했다. 해외도급공사 대부분이 이라크 사업임을 고려하면 NIC와 계약 재개 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추정총계약원가는 5215억원으로 변동된 가운데 해외도급공사에서만 2186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성 흑자 전환 영향, 국내 원가 부담은 여전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조1393억원, 영업이익 4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2.3% 줄었지만 수익성은 흑자 전환했다. 이라크 사업이 일부지만 재개하면서 계약금액이 증가한 데 따른 원가율 감소로 풀이된다. 실제로 해외도급공사가 당기순익에 미치는 영향은 플러스(+) 996억원으로 평가됐다.
이라크 사업이 본궤도에 다시 오른 가운데 국내 현장들은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국내 건축과 개발, 토목, 플랜트 등에서 추정총계약금액 변동값보다 추정총계약원가 변동값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축 현장에선 1093억원 이상 차이를 보이면서 원가 부담을 계약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같은 부담은 2023년부터 지속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라크 사업 수익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한화 건설부문은 2년 연속 적자를 냈을 수도 있는 셈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라크 사업 재개와 지난해 착공한 서울역 북부역세권 등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수서역 환승센터나 GTX-C노선 등 그동안 공사계약 체결 후 착공이 미뤄졌던 사업장들에서도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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