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GFFG 2.0 점검]'도넛 본토' 미국 진출, 어떤 준비 거쳤나③지난 12일 노티드 1호점 LA 론칭…한국서 불었던 '오픈런' 재현

안준호 기자공개 2025-04-23 07:58:39

[편집자주]

식음료(F&B) 브랜드 운영사 GFFG가 올해 미국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재도약에 나선다. 지난 2023년 '뉴 GFFG 2.0' 발표 이후 1년 이상 내실을 다지며 사업 안정화를 꾀한 결과다. 국내 시장은 노티드를 중심으로 매장 확대에 나선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 목표다. 더벨은 새로운 도전을 마주한 GFFG의 근황과 향후 사업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0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 비전’ 발표 이후 GFFG가 가장 주력했던 것은 해외 시장 진출이다. K컬쳐에 대한 관심이 커진미국 시장에 진출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었다. 회사의 얼굴인 ‘노티드(Knotted)’가 진출 전략의 중심 브랜드였다. 도넛 본고장인 미국인 만큼 수년 동안 전략을 계획했다.

지난 주 문을 연 LA 웨스트필드 센츄리 시티(Westfield Century City) 매장은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한 뒤 순항 중이다. 설립 초기 나타났던 ‘오픈런’ 현상이 현지에도 재현됐다. 독특한 브랜딩과 차별화된 제품 구성이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통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美 최대 몰 웨스트필드와 MOU 통해 출점…'오픈런' 현상 재현

GFFG는 카페 노티드 첫 미국 매장을 지난 12일 열었다. 노티드 1호점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센추리시티 지역의 복합 쇼핑몰인 웨스트필드 센추리 시티(Westfield Century City)에 문을 열었다. 야외 쇼핑몰 형태인 공간이기에 단독 매장 형태로 입점했다.

초기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미 제품 구매를 위한 대기줄이 만들어지고 있다. GFFG 관계자는 “오전 11시 매장을 여는데 9시반부터 대기하는 고객들이 있고, 오후 2시면 제품이 모두 품절되고 있다”며 “최대한 많은 고객들과 만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1인당 구매 제품을 제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점을 앞두고 별도의 사전 마케팅은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오픈 이전에 이미 현지 주요 매체인 이터(Eater) 등에서 예고 기사를 내보내며 화제가 됐다. 최근 몇 년 사이 LA 지역에서 ‘한국식 디저트 카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도움이 됐다. 실제 현재 매장을 찾는 고객들 역시 노티드가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A 현지에는 한국식 디저트, 브런치 카페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지점을 낸 ‘카멜커피’, ‘올드페리도넛’ 등이 대표적 브랜드다. GFFG 역시 이런 상황을 고려해 미국 최대 쇼핑몰 체인인 웨스트필드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진출 전략을 짰다.

웨스트필드 측은 GFFG와의 협업을 통해 K푸드 콘텐츠를 자사 매장에 더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GFFG 역시 유동인구가 많은 대형 쇼핑몰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MOU를 체결했다. 실제 입점 조건 역시 일반적인 사례보다 우호적인 형태로 알려졌다. 다른 한편으론 미국 부동산 투자·구매 플랫폼 빌드블록(Build Block)과 협업을 기반으로 단독 매장을 준비 중이다.

현재 1호점에 이어 LA 아트 디스트릭트(Arts District) 지역에 2호점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웨스트필드 1호점에 대한 현지 반응이 예상보다 긍정이기 때문에 초기 계획보다 진출 규모는 커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LA 지역을 중심으로 노티드 2점 오픈을 계획했는데, 현지 리테일 파트너의 강한 요청에 따라 다른 웨스트필드 매장에 추가 출점을 검토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 내 위치한 카페 노티드 미국 1호점.

◇2년간 현지 팝업스토어 등 사전 준비…"美 시장, 해외진출 교두보"

미국 진출은 GFFG가 회사 비전을 재설정하며 가장 앞서 강조했던 목표다. 진출 계획 자체는 이미 2022년부터 세웠고, 2023년 말 한식 브랜드 호족반을 통해 첫 발을 뗐다. 세계 최대의 도넛 시장에 도전한다는 전략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단 GFFG 경영진들은 미국 시장이 오히려 해외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인종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장 다양한 나라에서 ‘한국식 도넛’이 먹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GFFG 관계자는 “글로벌에서 성공한 F&B 브랜드들 모두 미국에서 표준화가 이뤄졌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며 “미국에서 성공하면 다른 지역으로도 쉽게 나갈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글로벌 도넛 프랜차이즈들의 각축장이다. 던킨과 크리스피크림, 미스터도넛 등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브랜드들 모두 미국에서 시작됐다. 현재도 시장 규모가 가장 크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츠(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전 세계 도넛 시장에서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아메리카 지역 비중은 2024년 기준 54%에 달한다.

준비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이뤄졌다. 초기에는 한국 거주 미국인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시식 행사 등을 열었다. 앞선 관계자는 “외교관, 군인 등이 모이는 행사에 협찬 형태로 제품을 제공하며 사전 반응을 조사했다”며 “달지 않고 가볍다(light), 반죽이 푹신하다(fluffy) 등의 여러 피드백을 얻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카페 노티드의 캐치프레이즈 역시 이를 반영해 만들어졌다.

LA 현지에서의 사전 준비도 진행했다. 2023년~2024년의 기간 동안 컴쾃(Kumquat Coffee), 스테레오스코프(Stereoscope Coffe) 등 현지 유명 커피숍과 협업해 블라인드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따로 마케팅을 하지 않았지만 열광적 반응이 나오는 것을 보고 미국 진출 가능성을 확신하게 되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현지 준비 과정은 창업자인 이준범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주요 인력이 모인 8명의 팀이 담당햇다. 1년 이상 연구개발을 거쳤고, 12개의 핵심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은 현지에 맞게 바꿨다. 단 개점 이후 반응을 보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시그니처 메뉴인 우유 크림 도넛 등이 가장 인기가 많은 편이다.

GFFG 측은 “마스터 프랜차이즈나 위탁 운영 형태로 현지에 건너간 베이커리나 F&B 회사가 적지 않지만, 직영 형태로 투자해 진출한 신생 브랜드는 우리가 처음”이라며 “국내에선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미국 시장에서의 확장은 보다 신중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페 노티드 미국 1호점 매장에서 대기 중인 현지 고객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