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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그룹은 지금]장남 승계 확고, 옥상옥 구조 '지배구조 변신'②2세 문성준 사장, 15년전 HB콥 1대주주 등극…3세 승계 준비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5-04-23 09:16:11

[편집자주]

HB그룹은 1975년 탄생한 흥보실업이 모태다. 창업주인 문흥렬 회장의 왕성한 경영 활동에 힘입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벤처캐피탈(VC), 엔터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설립 이후 반세기가 지난데다 최근 주력 그룹사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지만 시장의 시선에서는 한참 떨어져 있다. 3개의 상장사를 거느려 이해관계자가 적잖은 중견그룹임에도 은둔 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HB그룹의 성장 스토리와 지배구조, 사업 현황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5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흥렬 HB그룹 창업주는 정열적인 경영 활동을 펼치는 동안 후계 승계도 치밀하게 준비했다. 실질적 지주사로 변모한 HB콥을 통해 20년 전부터 장남 문성준 사장에 힘을 실었다. 문 사장은 2011년 HB콥의 1대주주로 등극하며 사실상 HB그룹 계열사 상속에 대한 고민을 털어낸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HB그룹이 새로운 지주사를 만들며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문 회장이 보유한 지분 상당량을 신설 지주사인 '에이치비(HB)지주'에 넘겼다. HB그룹이 3세 승계 준비도 이미 5년 전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차세대에서 HB지주의 역할이 커질 공산이 크다.

◇문성준 사장, 2011년 HB콥 1대주주 올라…주력사 지배력 '탄탄'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B콥이 첫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2003년 주주는 3명이다. 문흥렬 회장이 지분 64.2%를 보유해 확고한 최대주주였다. 나머지는 그의 자녀인 문 사장과 문보미 HB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각각 17.9%씩 가져 동률을 나타냈다.

그러다 2006년 사실상 문 사장으로 후계구도가 기울 조짐을 보였다. 문 회장과 그의 장녀 문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48.29%, 13.48%로 15.91%포인트(p), 4.42%p 감소했다. 반면 문 사장은 38.22%로 20.32%p 올랐다.

2011년에는 문 사장이 HB그룹 후계자 지위를 굳혔다. HB콥의 지분 50.66%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같은 시점 문 회장과 문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35.86%, 13.48%로 감소했다.

문 사장은 1972년생이다. 2006년과 2011년에는 각각 34세, 39세였다. 문 회장이 2세가 40대가 되기도 전에 사실상 그룹 경영권 승계를 마친 셈이다.

HB콥은 그룹 주력사의 1대주주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상장사인 HB인베스트먼트와 HB테크놀러지의 지분을 각각 29.51%, 13.54% 갖고 있다. HB테크놀러지는 HB솔루션의 지분 19.98%를 가져 최대주주다.

문 사장은 주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해 지배력을 보충하고 있기도 하다. HB테크놀러지와 HB솔루션의 지분을 각각 6.74%, 6.84%씩 갖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의 경우는 다소 다르다. 문 사장은 지분 0.15%를 들고 있는데 문 회장이 14.98%를 보유해 2대주주다. 다만 문 사장이 장악한 HB콥이 HB인베스트먼트의 지분 29.51%를 지닌 최대주주라 문 사장의 실질적 지배력이 더 크다.


◇'옥상옥' HB지주 신설, 문흥렬 회장 지분 넘겨…3세 시대 승계 역할할까

HB그룹의 지분구조는 '문 사장→HB테크놀러지→HB솔루션'으로 이어지는 큰 축을 유지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문 사장은 작년 9월초 '주식회사 HB지주'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1000만원이다. 사명처럼 사업목적에는 '자회사의 주식 또는 지분을 취득, 소유함으로써 자회사의 제반 사업내용을 지배, 경영지도, 정리, 육성하는 지주사업' 등이 들어갔다.

무엇보다 HB지주가 탄생한 뒤 HB콥의 주주 현황과 지분율에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이 주목된다. HB콥은 작년 10월 30일 갑작스러운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13억원을 들여 13만2373주를 매입한 뒤 소각했다. HB콥의 발행주식 수는 기존 13만2872주에서 499주로 줄었다.

문 사장의 지분율은 50.7%로 변화가 없었다. 2대주주였던 문 회장의 지분율이 11.83%로 전년보다 20%p 급감했다. 문 회장을 대신해 HB지주가 지분 20.04%를 보유한 2대주주로 등장했다.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고려하면 문 회장이 HB지주에 지분을 넘긴 셈이다.

HB지주 설립 배경에 대한 질의에 HB콥 관계자는 "그룹 관계사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짧게 설명했다.


새롭게 탄생한 지주사도 문 사장이 영향력을 지녀 HB그룹의 후계 승계 판도가 바뀐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HB지주가 설립되던 때부터 단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사내이사에도 문 사장과 가까운 임원이 포진했다. 변구영 HB콥 관리부 상무가 HB지주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문 회장은 HB콥에서는 여전히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 중이지만 HB지주의 이사회에 진입하지는 않았다. 또 그의 장녀인 문 대표도 마찬가지로 HB콥에서는 사내이사이지만 HB지주에서는 아니다.

HB콥이라는 실질적 지주사가 이미 존재하는 상태에서 '옥상옥' 지배구조를 갖추면서 향후 3세 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일지도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문 사장은 슬하에 문재원, 문태원 2남을 두고 있다. 각각 2001년생, 2004년생으로 20대다. 장남과 차남 모두 2020년에 HB콥의 주주로 첫 등장했다. 당시는 2명 모두 10대였던 시기다. 현재도 지분 2%씩 갖고 있다. 재원씨와 태원씨는 HB테크놀러지 주주이기도 하다. 각각 5만주씩 보유해 지분율은 0.0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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