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0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위스 태생 글로벌 식품 기업 네슬레의 바이오 자회사 세레신이 국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미국, 싱가포르도 아닌 국내 증시 상장을 택한 배경은 뭘까. 단순히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하거나 국내 기관들로부터 투자를 받았기 때문만은 아니다.세레신은 신약 개발 바이오텍 관점에서 코스닥 상장이 갖는 메리트가 충분하다고 봤다. 코스닥은 상장 심사 통과가 까다롭지만 일단 상장만 하면 시장 존속을 위한 상장 유지 요건 충족 등이 상대적으로 유연한 편이다.
이에 반해 미국 나스닥은 상장이 비교적 쉽지만 유지가 어렵다. 시장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1조원 미만인 기업들은 유동성조차 확보하기 쉽지 않다. 매년 수십억원의 상장 유지 비용을 투입해야 하고 시장 퇴출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매출이 없는 신약 개발 기업은 IPO(기업공개)를 사세 확장보다 생존의 수단으로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신약의 기술이전이나 품목허가 등 매출로 이어지는 뚜렷한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코스닥은 여러 신약 개발 기업들에 기회의 무대로 작용해왔다. 수년전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기업가치를 조단위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세레신의 코스닥 도전은 이같은 대상을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세레신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트리카프릴린'이다. 글로벌 식품 회사의 계열사라는 정체성을 담아 환자 편의성을 높인 마시는 약으로 개발 중이다.
트리카프릴린은 치매 유전자라 불리는 ApoE4가 없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타깃으로 삼았는데 이는 서양인보다 동양인에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미국 외 싱가포르에 본부를 두고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임상 개발 전략을 추진해왔다.
세레신은 한국, 미국, 호주 등에서 글로벌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임상을 진행한다는 건 국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향후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생산단가 역시 1만원대 안팎으로 품목허가 후 빠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레신의 도전은 코스닥의 존재가치를 되새긴다. 국내 기관 투자를 받아 성장한 외국계 기업이 IPO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과 접점을 이어간다는 의미다. 국내 자본이 키운 외국계 기업의 신약이 다시 한국 환자에 돌아오는 선순환을 실현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한국디지털인증협회, '2025 블록체인&AI 해커톤' 설명회 개최
- [i-point]크라우드웍스, 카이스트 'AI 기술설명회'서 최신 기술 동향 소개
- [i-point]아이티센글로벌, 1분기 매출 1조6366억 '어닝 서프라이즈'
- [네패스그룹은 지금] 아픈 손가락 FO-PLP 중단, 대여금 회수 '미지수'
- [이해진의 복귀, 네이버의 큰 그림] 하이퍼클로바X, 검색 넘어 전사적 AI 확장 본격화
- [강소 전선업체 리포트] 대원전선, 미래차 핵심 부품사 도약 '시동'
- 한화생명 "킥스비율 목표 170%, 준비금 제도개선 최우선"
- 고금리 벽 감내한 롯데카드, 외형확장 계속된다
- 롯데손보, 제도 급변에 보험영업익 적자
- SC제일은행, 순익 성장 뒤에 가려진 영업이익 부진
한태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note]네슬레 신약 자회사의 코스닥 도전기
- [Sanction Radar]서정진 회장이 말한 생크션 "셀트리온에 위기 아닌 기회"
- 큐리언트 R&D 경쟁력, 독일 합작법인 'QLi5' 존재감
- 'TPD 치료제' 핀테라퓨틱스, IPO 시동…주관사 '한투'
- 한독 CHC 자회사 '한독헬스케어', 테라밸류즈 품었다
- 종근당 '앱클론' 투자로 CAR-T 확장, CGT 밸류체인 확보
- 오리온, 큐라티스 결핵백신 협업 '계약·방식' 싹 바꿨다
- 유틸렉스, 정보시스템 사업 수주…M&A 효과 가시화
- 엘앤씨바이오, 중국법인 영업권 2000억 인식 '활용법' 관건
- [BIO KOREA 2025]보령의 우주의학 핵심은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