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thebell note]네슬레 신약 자회사의 코스닥 도전기

한태희 기자공개 2025-05-16 08:35:36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0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위스 태생 글로벌 식품 기업 네슬레의 바이오 자회사 세레신이 국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미국, 싱가포르도 아닌 국내 증시 상장을 택한 배경은 뭘까. 단순히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하거나 국내 기관들로부터 투자를 받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레신은 신약 개발 바이오텍 관점에서 코스닥 상장이 갖는 메리트가 충분하다고 봤다. 코스닥은 상장 심사 통과가 까다롭지만 일단 상장만 하면 시장 존속을 위한 상장 유지 요건 충족 등이 상대적으로 유연한 편이다.

이에 반해 미국 나스닥은 상장이 비교적 쉽지만 유지가 어렵다. 시장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1조원 미만인 기업들은 유동성조차 확보하기 쉽지 않다. 매년 수십억원의 상장 유지 비용을 투입해야 하고 시장 퇴출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매출이 없는 신약 개발 기업은 IPO(기업공개)를 사세 확장보다 생존의 수단으로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신약의 기술이전이나 품목허가 등 매출로 이어지는 뚜렷한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코스닥은 여러 신약 개발 기업들에 기회의 무대로 작용해왔다. 수년전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기업가치를 조단위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세레신의 코스닥 도전은 이같은 대상을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세레신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트리카프릴린'이다. 글로벌 식품 회사의 계열사라는 정체성을 담아 환자 편의성을 높인 마시는 약으로 개발 중이다.

트리카프릴린은 치매 유전자라 불리는 ApoE4가 없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타깃으로 삼았는데 이는 서양인보다 동양인에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미국 외 싱가포르에 본부를 두고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임상 개발 전략을 추진해왔다.

세레신은 한국, 미국, 호주 등에서 글로벌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임상을 진행한다는 건 국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향후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생산단가 역시 1만원대 안팎으로 품목허가 후 빠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레신의 도전은 코스닥의 존재가치를 되새긴다. 국내 기관 투자를 받아 성장한 외국계 기업이 IPO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과 접점을 이어간다는 의미다. 국내 자본이 키운 외국계 기업의 신약이 다시 한국 환자에 돌아오는 선순환을 실현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