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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현 전 총괄대표, 이준호 전 부문장 진술 '정면반박' 카카오 SM 주가조작 혐의 공판, 하이브의 인수전 참여 '예상 밖' 주장

최현서 기자공개 2025-05-19 07:28:04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17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의 가격 범위가 나오면 100원 단위까지 맞춘다. 어느 날의 종가 기준으로 몇 퍼센트 디스카운트로 정한다. 이날(2023년 2월 10일) 장내 매수 가격이 11만원이었는데 남(원아시아파트너스)을 통해서 살 이유도 없다"

배재현 카카오 전 투자총괄대표가 16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사진)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 공판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블록딜의 특징을 고려하면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 투자전략부문장의 검찰 진술은 거짓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이 부문장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배 전 총괄대표는 2023년 2월 10일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에게 1000억원 규모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매수를 부탁했다. 그러면서 배 전 총괄대표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가 됐을 경우 주당 14만원에서 16만원 사이의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선언할 것이라고 진술했다. 아울러 이와 비슷한 금액으로 블록딜 방식으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잔여 SM 주식을 흡수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날 공판의 핵심은 이 부문장의 진술 내용 중 하나였던 블록딜에 쏠렸다. 블록딜은 장이 끝난 이후 대량으로 거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통상적으로 블록딜 시행일을 정하고 거래 전일 종가에서 일정 비율의 할인을 적용한다. 거래일을 정할 뿐 블록딜 시행 가격을 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배 전 총괄대표는 "카카오는 처음부터 13만원으로 SM 주식을 공개매수할 계획이었고 그렇게 제안해왔다"며 "카카오 입장에서는 16만원으로 블록딜을 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거래하는 게 더 이득이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이 제출한 증거자료에 따르면 배 전 총괄대표는 김 센터장에게 보고할 목적으로 만든 자료에 대항공개매수 가격을 13만원으로 기재했다. 블록딜 가격을 이 부문장의 주장대로 설정했다면 보고자료에도 해당 가격을 14만~16만원 사이로 정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아울러 배 전 투자총괄이 지 회장과 전화했던 날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를 처음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새벽 5시 24분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과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배 전 투자총괄은 하이브의 공개매수 선언에 크게 당황하며 "어떡하지", "대량으로 SM 주식을 산 기타법인이 누구지"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검찰 주장처럼 카카오가 SM 주가 조작을 하려면 공개 매수를 시행을 사전에 알아야 했고 기타법인의 주체도 알고 있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 전 투자총괄은 "공정위가 1등 사업자(하이브), 2등 사업자(SM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결합을 승인한 사례가 없어서 하이브의 SM 인수 추진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카카오 경영진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지 회장과 전화하기 전에 모인 카카오 투자테이블에서 'SM 주식 대항공개매수나 블록딜 등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됐다"며 "'아무것도 하지 말고 2월 7일에 카카오와 SM이 사업 협력을 맺었으니 그거나 잘 유지해라'는 식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초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배 전 총괄대표는 "SK㈜ C&C(현 SK AX) 데이터센터 화재 이슈로 인해 카카오톡이 먹통되면서 여론에 민감했다"며 "이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는 것 자체가 싫어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결론이 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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