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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디벨로퍼 큰손' 대림산업…'3세 경영' 속도 호텔·오피스 등 비주거용 진출… 이해욱 부회장 대표이사 취임 후 탄력

길진홍 기자/ 이효범 기자공개 2012-06-07 09:10:10

이 기사는 2012년 06월 07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민간 개발사업에 빗장을 걸어 잠궜던 대림산업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비즈니스호텔 건립을 위해 용지 매입에 나선데 이어 서울 한복판 광화문 일대에 대규모 오피스빌딩 준공을 서두르고 있다. 또 지방에서는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용지 매각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대림산업이 한동안 중단하다 시피 한 민간 개발사업을 재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년간 영업활동으로 축적한 현금을 재투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개발사업은 지급보증 부담을 동반하는 주택 PF 사업을 배제하면서 비주거용 부동산 사업에 초점이 맞춰진 양상이다. 범 대림가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후 오너 3세 경영체제가 본 궤도에 오르면서 사업다각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보유현금 1조1068억원…여윳 돈 넘쳐

대림산업은 2012년 3월말 기준 1조1068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축적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용지매입 등의 투자활동을 줄이고, 해외 사업 수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매년 5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창출하면서 유동성이 불어났다.

재무구조에 발목을 잡았던 PF 대출잔액은 한때 3조원을 넘어섰으나 1조826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주택공급 물량도 2009년 9263가구에서 2010년 3560가구, 2011년 6719가구, 2012년 3093가구(예정) 등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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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감사보고서)

영업실적 호조로 순차입금도 크게 축소됐다. 3월말 기준 총차입금은 1조5161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3843억원에 달한다. 금융위기 직후 1조1398억원에 달했으나 그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활동을 줄이고 현금축적에 주력한 결과다.

매년 적잖은 현금이 쌓였으나 자금이용의 효율성 측면에서는 좋지 않았다. 지출을 줄이고 매년 현금을 쌓아뒀으니 결국은 여윳돈을 놀린 셈이 됐다. 차입금 상환에 썼다면 부채비율을 낮추고, 금융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투자활동에 나섰다면 기회비용 측면에서는 오히려 이득을 봤을 수도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대림산업의 현금흐름 창출능력 등의 재무융통성을 고려할 때 외형대비 현금 보유액이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대림산업의 현금성자산은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5대 건설사중 GS건설 다음으로 많다. 현대건설(8026억원), 삼성물산(7915억원), 포스코건설(5379억원) 등이 모두 1조원을 하회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림산업은 금융위기 이후 극단적으로 현금 축적에만 치중해왔다"며 "자금이용의 효율성 측면에서 사업 투자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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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감사보고서, 2012년 3월 기준)
◇PF사업 접고 호텔·오피스 등 비주거용 부동산 개발 선회

글로벌 금융위기는 대림산업에 개발사업의 위험성과 '현금이 왕'이라는 교훈을 줬다. 과도한 PF 우발채무와 유동성 고갈로 홍역을 치러야 했다. 최근 수년간 지나칠 정도의 현금 집착은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대림산업은 그러나 개발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PF사업을 대체할 개발사업 모델을 찾기 위해 오랜 기간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호텔과 오피스 등의 비주거용 부동산 개발사업 모델 발굴을 위해 관련 전문가들을 잇따라 영입했다.

주택관련 PF사업은 철저히 배제했다. 미착공 악성 사업장 처분이 잇따랐다. 올해 초 광주 우산동 사업용지를 중흥건설에 넘겼으며 경주 등 일부 지방 부실사업장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호텔사업 진출은 대림산업이 그동안 추진해 개발사업 수익 모델을 시험하는 첫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연내 15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할 수 있는 용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얼마전 을지로 장교4지구를 매입했으며 추가로 2~3곳의 사업부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 옛 사옥은 현재 호텔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호텔 객실수를 3000실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업계는 호텔 건립에 6000억원 가량(3000실 기준)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 가동률을 80%로 잡을 경우 연매출은 1000억원에 달한다. 대림산업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매년 규모를 늘릴 경우 적지 않은 영업이익이 누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청진동 2·3지구 내 오피스빌딩 건립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초기 교보생명보험 지분을 일부 갖고 있었으나 이를 매입해 사실상 대림산업의 단독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올 하반기 브릿지론 만기가 잡혀 있으나 금융권으로부터 7700억원을 조달해 조기 상환키로 했다. 건물 매각대금은 8000억원 수준이다. 준공 후 오피스 부문이 팔리지 않을 경우 대림산업이 임차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심권 호텔과 오피스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지만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며 "별도 시행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개발에 뛰어든 것은 그만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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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회사제시, 감사보고서)

◇"오너 3세 이해욱 부회장 사업다각화 주도"

대림산업의 비주거용 부동산 개발은 작년 5월 대림가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 대표이사 취임 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0년 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에 1년 만에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대표이사 취임 후 비주거용 개발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또 개발사업 확대를 위한 외부 전문가 영입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 기존 건설사업을 대체하는 신사업 발굴을 이 부회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교보생명의 청진동 2·3지구 지분 매입과 여의도 사옥 비즈니스호텔 리모델링, 부실 PF사업장 처분 결정 등이 이 부회장의 대표이사 취임을 전후해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비즈니스호텔에 이어 새로운 부동산 개발사업 수익 모델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림산업은 이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대림산업 측은 "사업다각화는 오너 3세 개인의 의지라기보다는 신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수익형 부동산 외에 민자발전 플랜트(IPP)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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