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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공사 리오픈채권, 절묘한 타이밍 국제신평 세곳 등급상향 후광 확실히 이용…한국물 투자 레벨 달라졌나

한희연 기자공개 2012-09-19 08:51:48

이 기사는 2012년 09월 19일 0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디스가 정부 신용등급을 Aa3로 올리는 역사적인 이벤트에도, 피치가 AA-로 합류할 때도 한국정책금융공사는 말없이 기다렸다. 그러나 S&P가 지난 14일 정부 등급을 A+로 올리자, 정책금융공사는 지체없이 기존 채권의 리오픈(Re-open, 증액발행)을 결정했고 전광석화처럼 움직였다.

이번 채권은 국제신용평가회사 세곳 모두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이후, AA급으로 발행되는 첫 해외채권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제대로 AA급 발행사 대접을 받았다는 평가와 함께, 이번 딜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식되는 한국물 레벨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타이밍 선점, 무디스·피치 이어 S&P까지 등급 상향하자 지체없이 리오픈 결정

한국정책금융공사가 18일 새벽 3억 달러의 글로벌본드 프라이싱을 마쳤다.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 수익률(T)+123bp'로 결정됐다.

이번 채권은 지난 8월7일 발행했던 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를 증액하는 방식으로 발행됐다. 기존채권의 잔존만기가 4.9년 정도 남은 상태에서 추가로 3억 달러를 더 발행하는 형식이다. 기존채권의 프라이싱이 이뤄졌던 8월초, 발행금리가 'T+180bp'에 결정됐던 것을 감안하면, 한달반 새 '57bp'나 낮은 수준으로 같은 채권을 추가 발행한 셈이다.

이번 채권 발행에서는 정책금융공사의 타이밍 선점능력이 잘 발휘됐다는 후문이다.

최근 몇달간 한국물 발행시장 환경은 나날이 더 좋아지는 양상이 계속됐다. 선진국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펀더멘털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주에는 유럽과 미국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세워 투자심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날로 좋아지는 시장환경에도 정책금융공사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무디스와 피치에 이어 지난 14일 S&P까지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하자, 즉시 행동에 나섰다.

지난 14일 오후 S&P의 발표가 나자, 이날 저녁 정책금융공사는 글로벌본드 리오픈 발행을 결정,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UBS, 크레디트스위스에 맨데이트를 부여했다. 주말을 지내고 시장 환경이 무르익었다고 판단, 지난 17일 오후 12시 경 홍콩 등 아시아시장에 발행을 어나운스하고 18일 새벽 최종 발행을 완료했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리오픈 형식으로 발행하게돼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지속적으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가 미국의 양적완화 발표에 이어 S&P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이뤄지자 타이밍이 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등급 상향 등의 재료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이해도도 최고조로 달해 있었다"며 "북빌딩이나 회사 설명시 투자자들이 아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굉장히 빨랐던 딜이었다"고 덧붙였다.

◇ 한국물 투자 레벨, 이전과는 달라졌나…장기성 투자자 비중 증가

발행 직후인 18일 오전 유통시장에서 해당채권은 'T+118~120bp'에 거래됐다. 발행금리보다도 3~5bp 더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유통금리 스프레드가 120bp 이하로 내렸다는 점은 이 딜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한다는 평가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물에 부여하는 레벨 자체가 이번 딜을 계기로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 A급이었을 당시에는 투자자들이 한국물들을 취급할 때 '이머징마켓+한국' 카테고리에 투자한다고 생각했다면, 이번 딜부터는 'AA급 투자대상'에 한국물이 포함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채권 투자자모집 때에도 헤지펀드 등 단기성 투자자 보다는 장기성 투자자 몇군데가 큰 주문을 많이 넣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벨은 올라가고 몸값이 뛴 만큼 기존과는 투자자 구성도 달라졌다는 얘기. 예전에는 한국물이 나올 때마다 한국계 투자자도 이에 종종 투자했지만 이번 딜에서 한국계 투자자 비중은 전무했다고 알려졌다. 이미 한국계 해외채권 가격이 한국계 투자자들이 채권을 담아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장기성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오는 모습"이라며 "규모가 큰 자산운용사나 국채 등에만 관심을 보였던 중앙은행 등이 관심을 많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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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공사는 올들어 세차례 공모 해외채권을 발행했다. 지난 2월에는 2억6900만 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를, 8월에는 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그리고 9월 3억 달러 규모의 리오픈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리오픈 채권은 기존에 발행된 채권과 동일한 만기, 표면금리 조건에 새로운 가격을 적용하여 채권을 추가로 발행하고 기존 발행분에 통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에는 6월 산업은행이 리오픈 형식의 달러 채권으로 5억 달러 글로벌 본드를 발행한 적이 있다. 2월에 발행된 7억5000만 달러의 채권에 5억 달러를 추가 발행한 셈이다. 당시 주관업무는 바클레이즈, 스탠다드차타드, 씨티글로벌마켓증권, UBS, KDB아시아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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