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명가 하나銀…비결은 초고액자산가·그물망 영업 안정된 조직 기반…부자고객 비중 시중은행 최고
윤동희 기자공개 2013-03-15 07:55:12
이 기사는 2013년 03월 15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은 장기간 PB명가라는 평판을 이어왔다. 오래 PB사업을 해온 만큼 이제는 조직 신설·정비에 신경 쓸 단계는 지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올해 중점 추진 목표를 고객 서비스 업그레이드로 잡는 등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안정화된 조직 장점…높은 부자고객 기반 알짜 사업
하나은행의 강점은 오랜기간 축적된 노하우다. 보람은행이 1995년 당시 전문 컨설팅 업체로부터 조언을 받고 만들었던 PB시스템이 시초가 됐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하나은행 PB본부는 리테일그룹 아래 소속돼 있고 PB사업부와 WM지원부로 간소하게 이뤄져 있다. PB사업을 강화하는 은행들이 여러 조직을 통합해 운영하는 것을 감안하면 간단한 구조의 조직이 오히려 특징이다.
PB사업부의 역할은 15개의 골드클럽(PB센터)과 사업기획 및 직원 성과관리, 포트폴리오 관리와 상속증여관련 자문팀 운영 등으로 단순하다. 상속증여팀은 변호사, 세무사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 필요시 고객에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팀이다. WM지원부는 시너지그룹에 속해있던 부서였는데 금융실명제법 강화 등으로 증권사와의 시너지 모색이 어려워져 PB본부 안으로 통합됐다. 강북과 강남의 WM(Wealth Management)센터 두 곳을 운영 중이다. PB센터는 인바운드(내방)고객을 위주로, WM은 10억~30억 원 가량의 고소득자산가를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형식으로 영업스타일에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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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클럽에는 평균 3.8명의 PB인력과 고객매니저(CM)이 근무하고 있다. 근무 인원이 많은 편은 아닌데 은행 본사에서는 서비스 질을 유지하기 위해 PB 일인당 관리하는 자산 규모가 2000억~3000억 원이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필요시에는 인원을 보강한다. 고객 일인당 통상 한 시간 이상의 상담시간은 할애해야 하고 취급상품도 고객별로 다르기 때문에 관리계수가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은행측 설명이다. 물론 PB 한명이 담당하는 자산 규모가 작으면 관리계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독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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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간소화된 조직을 바탕으로 하나은행 PB하우스는 업계에서는 선두업체라는 평판을 받고, 내부에서는 수익을 창출하는 부서로 예쁨을 받고 있다. 수익과 관련한 정확한 수치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하나은행 PB사업부는 현재 약 2000억 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200여 명의 PB가 1인당 10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꼴로 기업금융을 제외한 은행 직원 중 가장 생산성이 높다. 눈에 띄게 수익 규모가 늘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꾸준히 은행의 10% 가량의 수익을 책임지는 알짜 사업부라는 설명이다.
현재 수준의 PB하우스가 되는 데는 하나은행의 '태생'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시절부터 부자 고객 비중이 높아 PB사업에서 만큼은 다른 은행보다 앞서서 출발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2010년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맥킨지 컨설팅에 의뢰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PB고객전체 수신에서 10억 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비중은 하나은행이 40%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39%), 우리·국민은행(37%) 등이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의 총자산이 150조 원으로 다른 시중은행의 3분의 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부자고객 비중이 타 은행대비 월등히 높다.
부자 고객 비중이 높다 보니 하나은행 PB사업부는 부유촌에 독립 PB센터를 열기 보다는 일반영업점에 PB서비스를 얹는, 낚시보다는 그물형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나은행에서 PB고객을 취급하는 영업점 명은 '골드클럽'인데 PB고객만 전문으로 응대하는 지점은 강남, 도곡, 압구정 PB센터 3곳이 전부다. 나머지 12개의 골드클럽은 일반 영업점과 겸영점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골드클럽보다 저변을 더 넓힌 VIP클럽 채널에도 크게 의존하고 있다. 골드클럽 고객 접수 기준은 5억 원 이상, VIP 클럽은 1억 원 이상으로 VIP클럽은 영업지점 내에 따로 방을 두고 운영하는 형태다. VIP클럽은 전국에 153개가 있고 클럽 당 1명의 PB가 상주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독립센터를 열려면 기존의 VIP클럽을 없애야 한다"며 "고객들은 접근성이 높은 VIP클럽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들 PB서비스의 질을 올리는 방향으로 고객을 관리해, VIP클럽의 근간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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