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학원가 상권, 차별화된 '교육특구' [서울 상권 대해부]고소득층 배후주거 남다른 교육 욕구…고급화·고액화된 특수상권
고설봉 기자공개 2015-04-01 08:19: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30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치동학원가 상권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을 지닌 대한민국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상권이다. 대로변 상가 곳곳마다 학원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유동인구 대부분이 학생 및 수험생들로 구성되는 독특한 상권이다.국내 대표적인 학원가 상권은 대치동, 노량진, 목동, 중계동 정도다. 그 중에서도 대치동학원 상권은 국내 사교육 일번지로 통한다. 대치동이 사교육의 메카이자 대형 학원가 상권으로 떠오르게 된 가장 큰 요인은 강남에서도 가장 많은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 대치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소득수준이 높은 전문직 거주자들이 많은 곳으로 그들이 원하는 차별화된 교육 욕구가 존재한다. 대치동 학부모들의 사교육에 대한 열의는 1차적으로 자녀들의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교육을 통해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다지는 과정으로 사교육을 활용한다.
상권분석 전문가 이동열 어반에셋 이사는 "대치동 학원가를 둘러보면 누구나 알만한 대형입시학원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다른 학원가 상권과 차별화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며 "주변 거주자들이 교육의 질적 수준을 중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어 "학원가 주변 상권도 그에 걸맞게 고급화, 고액화 돼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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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를 중심으로 대치동에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시기는 과외가 전면적으로 허용된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이다. 대형 입시학원들이 몰려들어 일대 학원가가 형성됐다. 이후 점진적으로 과목별 전문학원 비중이 높아지면서 현재 모습으로 변했다.
대치동학원가 상권은 대형 입시학원보다는 과목별 전문학원이 강세인 지역이다. 소수의 인원을 특별하게 교육하는 전문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과목별 전문학원과 어학원, 독서지도, 예체능 학원 등 다양화되고 고급화 돼 있다.
상권은 2008년 말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잠시 주춤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고소득층의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단시간에 회복됐다. 이후 교육정책의 변화나 경기침체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부동의 학원가 상권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대치동학원가 상권의 지리적 범위는 크게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와 대치역사거리 일대로 나눌 수 있다.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가 대치역사거리보다 상권이 크고 상가 밀집도가 높다. 최근 사거리 일대에 지방은행까지 신규 영업점을 개설하는 등 인근 고소득층을 겨냥한 금융관련 업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사거리 주변에 중대형 전문병원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 일대는 사교육 관련 업종을 제외하면 다른 주거지역과 다를 바가 없다. 대로변 및 이면 건물마다 크고 작은 학원들이 밀집해 있다. 건물 1층 및 지하층에는 학생들을 위한 분식점, 작은 규모의 서점, PC방 들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각 코너 별 업종 분포 및 점포구성에서 조금씩 차이가 난다.
삼성로와 도곡로변을 기준으로 은마아파트를 등 뒤에 두고 있는 상가는 전체적으로 노후화 됐다. 1970년대에 지어진 3층~5층 규모의 옛 상가건물에 빼곡히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대단지인 은마아파트의 배후수요를 기반으로 상가가 활성화 돼 있다. 상가 지하에는 각종 먹거리, 식료품, 수산물, 청과 등을 파는 작은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가락시장과 광장시장을 혼합해 놓은 듯 한 풍경이다. 상가 지상층은 의류 잡화, 은행, 한의원, 학원 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다.
도곡로 북쪽 지역은 재개발 된 아파트 및 상가들이 분포해 있다. 대로변으로 길게 이어진 각 상가마다 주간 시간을 주로 활용하는 여성 주부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이 강세인 지역이다. 피부 및 체형관리, 미용실, 스파, 마사지 등 뷰티관련 업종이 다른 주거지역보다 많다. 카페, 브런치 식당 등도 주간시간에 여성고객들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곡로 남쪽 지역은 북쪽에 비해 상가 분포 자체가 적다. 그나마 대형판매시설 위주다. 역시 일대도 학원들이 밀집해 유명 프랜차이즈 및 대형 학원들이 대로변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중간중간 단과 학원들과 특수학원들이 밀집해 있다. 학원이 파하는 시간에 맞춰 학원 통학 차량 및 학부모들의 차량으로 불야성을 이룬다.
대치역사거리는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 주변에 비해 상권이 덜 활성화 돼 있다. 대치역 1번 출구 방면과 8번출구 방면으로 학원과 카페, 베이커리, 은행, PC방, 분식점 등의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대는 유명 프랜차이즈 학원 및 대형 학원의 비중이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대치동학원가 상권 임대료는 강남역 이면 상권과 비슷한 수준이다.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 북측 코너변 1층 48㎡(14.5평) 기준 보증금 3억 2000만 원, 월세 3500만 원이다.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 남측 도곡로 변 1층 60㎡(18.2평) 기준 보증금 2억 원, 월세 1300만 원 수준이다. 대치역 1번출구 대로변 1층 110㎡(33.3평) 기준 보증금 50억 원, 월세 4000만 원이다.
대치동학원가는 학기초나 입학시즌이면 타 지역에서도 자녀의 사교육 필요성 때문에 한시적으로 이주해오는 수요가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또 일대 오피스텔, 원룸 등은 입시철을 맞아 몰려드는 입시생들로 반짝 호황을 누리는 등 부침이 심한 상권이기도 하다.
대치동학원가 인근 단기임대 원룸 및 오피스텔의 경우 단기 월세 가격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은마아파트입구사거리 이면 빌라원룸 33㎡(10평) 기준 보증금 150만 원, 월세 150만 원, 관리비 15만 원선이다. 한티역 인근 대치로 대로변 오피스텔은 49.5㎡(15평) 기준 보증금 150만 원, 월세 150만 원, 관리비 별도다.
이 이사는 "고소득층의 높은 교육열로 인해 오히려 학원의 성쇠가 결정되기도 한다"며 "그들만의 발 빠른 정보교환 등으로 상권의 색깔이 변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적이고 경쟁력 있는 교육 컨텐츠가 준비되고 그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상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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