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플래닛 '결자해지'하나 11년 사업분할 후 이익률 0%대…대규모 재편 전망
박창현 기자공개 2015-08-18 11:36:44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7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함에 따라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한 SK플래닛의 플랫폼 사업 재편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콘텐츠와 서비스 플랫폼 등 성장 한계가 명확한 사업은 정리하고, 잠재 수요가 풍부한 커머스 분야에 힘을 싣는 재편 시나리오가 예상된다.최 회장은 지난 2011년 IT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급변하는 IT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SK플래닛을 탄생시켰다. 스마트폰 확산과 대용량 네트워크 인프라 확대로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 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방위적인 지원과 투자도 이뤄졌다. 당장 SK그룹의 콘텐츠 특화 계열사와 사업 부분이 모두 SK플래닛 소속이 됐다. 콘텐츠 오픈마켓 '티스토어(T-store)'와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 '티맵(T-map)', 온라인쇼핑몰 '11번가'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플랫폼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인터넷 포털 및 소셜 네트워크(싸이월드, 네이트온, 네이트), 엔터테인먼트(로엔, 멜론) 계열사도 SK플래닛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지난 2012년에는 그룹 제휴 마케팅 및 광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 'SK마케팅앤컴퍼니(이하 SK M&C)'를 흡수합병했다.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OK캐쉬백)와 광고, 마케팅 컨설팅 기능까지 섭렵하게 된 셈이다. 또 같은 해 플랫폼 역량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모바일 메신저 '틱톡'을 운영하는 매드스마트를 인수했다. 최단 기간 1000만 이용자 모집 기록을 갈아 치웠던 틱톡은 SK플래닛 플랫폼 사업 확장의 첨병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은 기대 만큼의 성장 속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계열사인 SK텔레콤 고객들은 손쉽게 확보할 수 있었지만 다른 통신사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는 명확한 한계를 보였다. 여기에 다른 플랫폼 전문 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자사 콘텐츠간 내부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11번가로 대표되는 커머스 분야의 약진만이 위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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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투자로 외형을 키웠지만 수익 모델 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익성도 곤두박질쳤다. 2012년 SK플래닛은 1조 346억 원 매출에 26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52% 수준이었다. 이듬해 매출은 1조 3000억 원 대까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나며서 영업이익률이 1%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도 매출은 10.7%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33.6%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0.57%까지 내려앉았다.
수익성 악화로 SK플래닛은 꾸준히 사업 재편을 시도해 왔다. 지난 2012년 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사모투자펀드에 넘긴데 이어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던 글로벌 영상 플랫폼 회사 '미국 비키(ViKi)' 투자 지분도 모두 팔았다. 증권 포털 사이트 업체 '팍스넷' 역시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메신저 사업부문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광고사업 부문을 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올해 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최 회장이 경영 일선으로 복귀함에 따라 사업 재편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플랫폼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 스토어(티스토어)와 검색포털(SK컴즈) 부문에 대한 사업 재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워낙 규모가 커 최 회장 부재 기간 동안에는 핵심 사업 부문에 대한 재편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 회장 복귀로 ICT 분야에 대한 큰 그림이 다시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SK컴즈의 경우,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위해 오는 9월 말까지 반드시 보유 지분 매각 혹은 100% 지분 매입에 나서야 한다.
다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커머스 분야에 대한 투자는 보다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커머스 대표 콘텐츠인 '11번가'의 경우, 모바일 서비스 강화를 통해 지난 2분기 모바일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5700억 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 해외시장 진출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SK플래닛이 비핵심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꾸준히 군살 빼기를 해왔지만 아직까지 주요 사업 부문은 그래도 유지하고 있다"며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복귀로 비(非)커머스 분야에서 다양한 딜 기회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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