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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계열사 '플랜트 흡수' 카드 꺼낼까 현대건설·ENG와 '사업부 통합' 2년전 검토..경영악화, 실현 가능성 주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6-02-25 08:19:16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4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플랜트 사업 고전으로 과거 구상했던 구조조정 방안을 재차 꺼내들 지 주목된다. 현대로템은 '효자'였던 플랜트 사업부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면서 그룹 계열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랜트 부문을 가져오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현대로템이 이 같은 구상안을 고심한 것은 2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기업공개(IPO) 직후 실적 부진이 고착화되면서 업계의 뭇매를 맞은 탓이다. 특히 플랜트 사업부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013년 1073억 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플랜트는 이듬해 296억 원, 지난해 507억 원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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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현대로템 홈페이지.

플랜트 부문의 실적 악화는 그룹사의 안정적 내부 일감이 크게 축소된 탓이 컸다. 현대제철 제3고로가 2012년 말 완공되면서 일감을 잃었고, 또 현대·기아차의 해외 공장 신축 및 증설 등이 지연된 것도 내부 일감 축소에 한 몫을 했다. 지난해뿐 아니라 올해 역시 비슷한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간 안정적 수익성을 이어왔던 철도 부문마저 속을 썩였다. 지난해 철도 부문은 1894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브라질 상파울로 철도 프로젝트 계약이 변경된 데다 통화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손실이 대거 발생한 탓이었다. K2 전차를 생산하는 중기(방위) 부문도 초라한 실적이 이어졌기는 마찬가지다.

'설상가상'으로 2014년 말에는 1000억 원에 가까운 국세청 추징금을 부과 받기까지 했다. 부산지방국세청은 2014년 7월부터 경남 창원 현대로템 본사에서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계열들과 거래 과정에 납품가를 과대계상하는 방식의 세금 탈루 정황이 포착되면서 대규모 추징금이 발생했다.

전반적인 사업이 약화되고 국세청 추징금까지 잇따르면서 현대로템은 투자자들로부터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IPO 당시 시장에 제시했던 각종 장밋빛 청사진들이 전혀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장 첫날인 2013년 11월 1일 4만 1150원에 장을 마감했던 현대로템은 지난 24일 기준 1만 3300원을 기록했다.

현대로템은 대안책으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으로부터 플랜트 사업부를 떼 오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이들 계열의 플랜트 부문을 가져오게 되면 내부 일감에 집중돼 있는 사업 구조를 단번에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룹사 입장에서도 플랜트 부문을 한데 모으는 것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비롯해 편의성, 비용 절감 등 다양한 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예상됐다.

현대로템에 플랜트 사업부를 떼어줄 경우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 작업도 박차를 가하게 될 것으로 관측됐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합병이 언젠가 실현될 것이란 예측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11.72%)만을 보유하고 있고, 또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 지분 20.95%를 확보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합병을 통해 정 부회장이 현대건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현대자동차를 향한 정 부회장의 지배력도 올라가는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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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현대로템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사업부 흡수 방안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지 못했다. 문제는 핵심 시장이었던 중동지역에서 저유가 고착화로 플랜트 발주량이 감소되기 시작했고, 또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에서 과거 저가 수주한 악성 프로젝트의 손실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탓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다소 달라졌다. 지난 몇 년 동안 악성 프로젝트 손실을 꾸준히 털어내면서 잠재 위험을 크게 덜어냈다. 현대건설의 경우 소극적 손실 처리로 아직까지 잠재부실이 크다는 관측도 있지만, 올해는 개별 현장 투입원가를 공개해야 되는 개정 회계준칙에 따라 손실 처리에 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투자자들의 반발을 과연 잠재울 수 있을지 여부다. 플랜트 사업부를 떼어줄 경우 이들 건설사의 매출과 수익성 축소가 불가피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 아울러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 등 문제에 부딪힐 우려가 있다는 점도 장벽 중 하나다.

플랜트 부문을 현대로템에 떼어주는 개편안이 진행될 경우 합병 작업이 동시에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이 같은 주주 반발을 상쇄할 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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