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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혜택 축소전 가입, 증여신탁 상품 봇물 "과세당국, 할인율 연 10% 과다 인식"

김슬기 기자공개 2016-08-09 10:48: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5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여신탁 상품이 봇물이다. 올 상반기 삼성증권이 증여신탁 상품을 팔기 시작하면서 다른 금융회사들도 앞다퉈 증여신탁을 내놓고 있다. '증여신탁' 대부분은 부모 명의로 일시에 목돈을 맡기면 국공채 등에 투자한 이후 자녀 명의 계좌로 6개월에 한번씩 원금과 이자를 주는 구조다. 금융회사들은 올해까지만 연 10%의 할인율(미래의 가치를 현재의 가치와 같게 하는 비율)이 적용될 것이라고 판단, 법이 바뀌기 전에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우리은행이 증여신탁 상품인 '명품가문증여신탁'을 출시했다. 이달 초에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증여신탁을 내놨다. 이어 이달중 하나은행도 비슷한 콘셉트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증권사에서는 올 상반기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증여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증여신탁은 신탁 내에서 발생한 수익과 원금을 자녀에게 증여할 때 연 10%의 할인율을 적용해 증여세를 계산한다는 세법 조항을 이용해 만든 상품이다. 올해 초 즉시연금의 할인율이 연 6.5%에서 3.5%로 하락한 가운데 신탁의 높은 할인율은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자산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상품에 가입해 10년을 맡기면 대략 40%대의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 맡기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절세율은 더 올라간다. 20년을 맡기면 60%대, 30년은 70%까지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증여신탁에 10년 동안 30억 원을 맡기면 증여가액은 19억3000만원으로 책정돼 증여세 5억5000만원을 낸다. 일반증여시에는 9억2000만원을 내야 해 절세율이 40%에 달한다.

금융사들은 현재 증여신탁의 할인율이 높아 빠른 시일 내에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법이 바뀌기 전까지만이라도 팔자'는 상황이다. 또 선취수수료가 1~2%대로 높기 때문에 최소가입금액인 5억 원을 넘기기만 하면 최소 500만원에서 1000만원의 수수료가 들어온다. 실제 삼성증권 일부 PB들은 이 상품을 판매하면서 '내년에는 세법이 바뀔 수 있으니 올해 꼭 가입해야 한다'는 절판 마케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증여신탁에 가입한 뒤 처음으로 원금과 이자수익을 받으면 3개월 이내에 증여세 신고를 완료해야 한다. 증여세를 낸 뒤에는 법령이 변경돼도 소급적용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세법이 바뀌기 전에 가입해서 증여세 신고를 완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고액자산가 고객이 많은데다가 세무 전문가가 많아 절세효과가 큰 상품을 발빠르게 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사실 현 금리 수준에 비해 신탁의 할인율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이런 상품이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할인율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져 가급적 외부에는 홍보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도곡 지역의 한 PB는 "이미 과세당국에서 증여신탁의 할인율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고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들었다"며 "많은 금융사들이 법이 바뀌기 전에 이를 판매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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