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외국계 불구 'KB-미래에셋' 거래 비중 ↑ [공모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 ① 평가모형 통과한 펀드 300개 라인업
박상희 기자공개 2016-11-29 13:42:00
[편집자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판매할 때 어떤 판매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운용사의 펀드 판매 현황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확인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와의 실질적인 혹은 숨겨진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역학관계, 은행 및 증권사 간의 경쟁구도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4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국계 SC제일은행은 외국계 판매사임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운용사보다 토종 자산운용사인 KB자산운용 및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거래 비중이 더 높은 편이다. 경쟁사인 한국씨티은행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KB와 미래에셋이 토종 운용사로서는 드물게 국내 펀드는 물론 해외펀드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SC제일은행과의 신뢰 관계를 높인 점으로 풀이된다.◇ KB·미래에셋운용 톱 거래사..국내 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신뢰도
SC제일은행은 씨티은행과 더불어 공모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외국계 은행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SC제일은행의 공모펀드 판매설정잔액은 1조 9744억 원으로, 2조 원에 육박한다. 씨티은행(2조 6002억 원)에 비해 판매잔액은 약간 밀리는 모습이다.
SC제일은행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운용사는 20개로 씨티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거래를 하고 있고, 국내 운용사 개수가 9개로 비교적 적다는 점도 유사하다. 하지만 거래 비중이 높은 운용사 상위권을 살펴보면 분명한 차이점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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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이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운용사는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판매액이 높은 상위 운용사를 외국계 운용사가 차지하고 있는 씨티은행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 판매설정액은 각각 2761억 원, 2648억 원으로 KB와 미래에셋이 비슷한 수준이다. 슈로더(1989억 원), 이스트스프링(1524억 원), 블랙록(1467억 원) 등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KB와 미래에셋의 뒤를 잇고 있다.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각각 국민은행, 미래에셋증권 등 막강한 계열 판매사를 보유한 운용사라는 점에서 눈에 띄는 포지션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시중 은행은 토종 운용사에 대해 비교적 개방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데 반해 SC제일은행은 까다로운 내부 절차를 거쳐 라인업할 운용사와 펀드를 결정한다"면서 "내부 자체 평가 결과 장기간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운용사가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의 경우 해외주식형보다는 외국계 운용사들이 다루지 않는 인덱스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은 해외주식형 액티브펀드를 커버하는 역량이 외국계에 밀리기 때문에 인덱스펀드 라인업을 전략적으로 구축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외국계 자산운용에서 갖추고 있지 않은 틈새를 잘 파고든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이 관계자는 "미래에셋운용은 글로벌다이나믹펀드 등 해외채권 분야에서 오래동안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고, 국내 펀드 역시 배당프리미엄펀드를 출시하는 등 다른 운용사들이 보유하지 못한 전략 포지션에 능한 운용사"라고 말했다.
◇ 모니터링 통해 성과 안 좋으면 거래 중단...신영·KTB운용 '눈에 띄네'
SC제일은행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운용사 및 펀드 평가모형을 갖추고 있다. 우선 벤치마크 및 동종유형 대비 수익률에 기반한 정량평가를 거친다. 정량평가를 통과한 펀드는 매니저 및 운용팀과의 인터뷰를 통한 정성평가를 거친다. 정성평가는 성과(performance), 운용팀(people), 운용 프로세스(process) 등 '3P' 평가를 동일 비율로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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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선정된 펀드 리스트는 현재 300여 개(대표펀드 기준)정도다. 평가 툴을 통과한 운용사의 펀드라 하더라도 일정 기간 모니터링을 거쳐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면 판매 중단 조치를 내린다. 사실상 판매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해당 운용사와의 관계를 생각해야 하고, 운용사의 시장 평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판매를 중단키로 한 펀드가 무엇인지 해당 운용사에 통보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과 거래를 텄던 상당수 국내 운용사가 장기 성과 부진 및 신뢰 구축 실패로 장기간 관계를 유지하는데는 실패했다. 대부분은 중소형 운용사다. KB와 미래에셋 등 회사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고, 운용 프로세스가 기반이 잡힌 대형사일수록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SC제일은행이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토종 운용사 라인업은 씨티은행과 다수 겹친다. 대부분 대형사가 라인업의 주축인 가운데 중소형사인 신영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이 SC제일은행의 문턱을 넘는데 성공했다. 두 운용사는 씨티은행과는 거래가 없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지도 2~3년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신영자산운용은 중소형사임에도 불구하고, 오래 동안 흔들리지 않는 운용 철학을 고수해 온 점을 높이 사서 펀드를 판매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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