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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PI, 이익 기여도 20% '잘 나가네' ①운용북 2500억 원, 바이오 메자닌 집중 투자...연평균 10%대 수익률

최필우 기자공개 2017-03-28 15:13:22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3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테일 브로커리지 사업에 집중하던 키움증권이 자기자본 투자(PI)를 핵심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다. 수년간 꾸준히 육성한 결과 PI의 수익 기여도가 20% 수준으로 확대됐다.

키움증권의 PI투자를 담당하는 투자운용본부는 지난 2013년 만해도 5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듬해 97억원으로 소폭 이익을 기록한 후 2015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해 48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회사 전체 영업이익 1762억 원 가운데 28%를 책임지는 성과를 올렸다. 그간 리테일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90%로 압도적이었던 것에 비해 수익원이 분산된 모습이다.

투자운용본부 실적은 지난해에도 순항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투자운용본부는 25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키움증권 전체 이익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키움증권영업이익(수정본)

키움증권 투자운용본부 실적의 상당부분은 바이오 기업 메자닌(CB, BW) 투자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2~2013년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기업을 선별해 과감히 투자했던 게 주효했다.

다소 리스크가 따르는 바이오 기업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연한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있다. 바이오 기업은 신약·신기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지만 재무제표를 통해 분석 가능한 요소는 적은 편이다. 이에 많은 대형 증권사는 내부 승인을 얻기 어려워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한 반면 중소형사인 키움증권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키움증권은 그동안 7건의 바이오 기업 메자닌(BW, CB)에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차바이오텍, 메디포스트, 씨젠에 각각 100억 원 가량을, 제넥신에 50억 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 건들을 통해 연 50%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당시 10억~30억 원을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과 달리 소수 기업에 100억 원 가량을 집중 투자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며 "투자 종목 모두 1~2년 사이 주가가 상승하면서 메자닌을 주식으로 전환해 엑시트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으면 투자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라는 투자운용본부의 철학도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가용할 수 있는 자기자본을 전부 소진하기 위해 억지로 투자 대상을 늘려가지 않고, 리스크가 따르더라도 확실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에 집중한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차원에서 투자 자산을 늘리면 결국 시장 평균 수익률에 수렴하게 된다"며 "일반 펀드 투자와 차이를 만들기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고 확신이 있는 투자 건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운용본부가 운용하는 자금은 2500억 원 안팎이다. 1조 1000억 원 수준인 키움증권 자기자본 중 4분의 1 정도를 투자운용본부가 맡아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매년 운용할 수 있는 투자금 규모가 다르고, 마땅한 투자 건이 없으면 투자를 유보하기 때문에 투자 집행 금액이 일정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 투자운용본부는 출범 이후 연 평균 10% 수준의 수익률을 올렸다. 5~6% 수익률을 기록한 두 해를 제외하고, 매년 연 10%를 넘어서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운용본부는 연초 사업계획을 짜면서 투자 자산별로 거둬야할 수익을 계산하는데, 지속적으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투자운용본부의 주력은 AI팀을 중심으로 한 메자닌 투자지만 주식운용을 통한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국내 주식과 해외 유통 주식예탁증서(DR)의 가격 차이를 이용하는 아비트리지 전략, 기업분할·지배구조 개편에 주목하는 이벤트드리븐 전략 등을 통해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프로젝트투자나 채권 트레이딩은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로 기여도가 미미한 편이다.

키움증권은 투자운용본부가 안착한 상황이지만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20%에 달하는 주식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이 수익을 다시 운용해 성과를 거두는 모델이 자리잡은 것일 뿐 투자은행 변신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온라인 브로커리지 강자 입지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기자본 투자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브로커리지 시장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자기자본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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