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끊는 이원태 수협은행장 연임반대 기류 '왜' 관피아 반대·공적자금 상환부담…수협중앙회, 비토권까지 거론
안영훈 기자공개 2017-03-28 15:19:14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8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수협은행장 선출을 위한 후보 재공모에 관료출신 이원태 수협은행장이 도전장을 내면서 수협 내부의 반발 기류가 거세다. 수협은행 노조는 관피아 인사 반대 성명을 냈고,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주주총회 선임 비토권 행사 가능성까지 언급했다.지난 24일 오후 5시 차기 수협은행장 선출을 위한 후보 재공모 지원서 마감 결과 총 11명이 후보 지원서를 제출했다. 가장 눈길을 끈 후보 지원자는 내달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원태 현 수협은행장이다.
이원태 행장은 총 4명의 후보가 지원했던 1차 공모전에 불참했다가 재공모가 시작되자 입장을 바꿔 차기 수협은행장 선출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24일 오전 이원태 행장이 후보 지원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협 내부에서만 퍼졌던 반대여론은 곧 외부로도 표출됐다.
당장 이원태 행장의 재공모 후보 지원을 겨냥한 듯 수협은행 노조는 관피아 인사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관피아 인사를 위한 재공모 의혹도 제기됐다.
차기 수협은행장 추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는 총 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3명은 정부측에서, 나머지 2명은 수협중앙회에서 추천했다. 행추위 결정은 5명의 위원 중 4명이 찬성해야 이뤄지는 구조다.
행추위 자체가 구조상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 1차 공모에서 수협은행 행추위는 명확한 이유를 공표하지 않은 채 재공모를 결정했다. 재공모 결정 사유가 석연치 않은 상황에서 기다렸다는 듯 이원태 행장이 재공모에 후보로 지원하자 수협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조차 짜여진 각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실제로 재공모 후보 지원서를 준비하던 전직 시중은행 부행장 출신 A씨는 이원태 행장의 지원 소식에 후보 지원서 접수를 포기했을 정도다. A씨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막판까지 후보 지원서 제출 여부를 고민하다가 포기했다"며 "시장에서 이미 이원태 행장을 염두에 두고 재공모를 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후보로 지원해 봤자 들러리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수협중앙회에서 이원태 행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이유는 관피아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수협은행 독립 출범으로 수협중앙회가 떠 안게 된 공적자금상환 부담이란 현실적인 이유도 녹아 있다.
수협은행은 지난 2001년 공적자금 수혈과 동시에 사실상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돼 운영돼 왔다. 공적자금 상환 의무를 지고 있었던 만큼 이원태 행장(행시24회)이나 전임자인 이주형 전 행장(행시 23회) 등 관피아 수협은행장 인사는 당연시됐고, 당시 수협중앙회에서는 반대할 명분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로 독립 출범했고, 이 과정에서 공적자금 상환 의무는 수협은행에서 수협중앙회로 넘어갔다.
수협중앙회가 빚 보증인에서 빚 상환 주체가 되면서 향후 수협은행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 상환을 책임져야 한다.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이 최대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이를 배당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관료 출신 은행장들은 예산 절감 등을 통한 관리형 경영에 익숙해 시중은행과의 영업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결국 수협은행 수익성 제고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수협은행이 공적자금 상환주체일 때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지금은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을 상환하도록 돼 있다"며 "수협은행에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하기 때문에 수협은행장은 무조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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