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고객 펀드 선택권 최대한 부여 [판매사 펀드 라인업 분석] 본사·PB 간 소통 통해 펀드라인업 구축
김슬기 기자공개 2017-04-05 10:51:53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3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에서도 공모펀드 판매 후발주자로 속하지만 펀드 라인업만큼은 화려하다. 하나은행은 원래 자산관리(WM) 부분에 강점이 있는 은행으로 고액자산가들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펀드라인업을 구비한 것으로 보인다. 본사 상품부서와 PB센터의 활발한 의견교환을 통해 양질의 펀드를 고객들에게 공급한다는 입장이다.31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기준으로 하나은행은 총 1926개(전체 클래스 포함)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전체 펀드 판매사 중에서는 7번째, 은행 중에서는 가장 많은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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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금융 및 파생형 펀드 등을 뺀 증권형 펀드 잔액(1월 31일 기준)은 5조 6638억 원이다. 판매사 중 6번째 순위다. 은행권에서는 국민은행(12조 8622억 원), 우리은행(6조 3411억 원), 신한은행(5조 8322억 원) 다음이다.
판매파워에서는 하나은행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지 못하지만 다른 판매사에 비해 다양한 펀드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대표펀드 기준으로 총 742개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었다. 은행권 내에서는 신한은행(746개)에 이은 2위였다.
전체 클래스 기준으로 보면 하나은행은 은행권 내에서 해외펀드, 퇴직연금, 연금저축 라인업 모두 풍부한 쪽에 속한다. 해외펀드의 경우 하나은행이 은행권 중에서는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전체 클래스 펀드를 대상으로 하면 하나은행은 총 890개의 해외펀드를 가판대에 올려뒀다. 은행권 내에서는 1위였고, 증권사 포함한 순위로는 6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대우(1582개), NH투자증권(2433개), KB증권(옛 현대증권·1089개), 삼성증권(1258개), 한국투자증권(1006개) 등이 하나은행보다 해외펀드 가판대가 넓었다.
하나은행은 고를 수 있는 해외펀드의 가짓수도 많았다. 하나은행은 대표펀드 기준으로 해외펀드를 총 307개를 구비하고 있다. 은행권 내에서 해외펀드를 300개 이상 갖추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퇴직연금펀드의 경우 총 121개를 기록, 신한은행(128개)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우리은행(120개), 농협(118개) 등이 하나은행의 뒤를 이었다. 퇴직연금펀드의 경우 퇴직연금펀드를 가지고 있지 않은 키움증권을 제외한 모든 상위 8개 증권사가 은행보다 많은 펀드라인업을 가지고 있었다. 은행의 경우 대부분의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정기예금과 같은 원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상대적으로 펀드 라인업이 적었다.
하나은행은 연금저축펀드 라인업도 타은행에 비해 많았다. 은행권 내에서는 하나은행(149개)과 우리은행(145개)만이 100개 이상의 연금저축펀드를 갖추고 있었다. 증권사의 경우 상위 9곳 모두 은행에 비해 다양한 펀드라인업을 가져갔다.
하나은행의 펀드 선택 기조는 국민은행과 대조된다. 하나은행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많이 주자'는 펀드 선정 철학을 가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자체적으로 '펀드 선정 기준을 까다롭게 가져간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은 '빅(BIg) 4' 은행 중 가장 적은 펀드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은 전체 클래스 펀드 기준으로 1405개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또 하나은행은 여러차례 은행 합병을 통해 독특한 하우스로 거듭났다. 1999년에 하나은행에 합병된 보람은행은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의 "한국 금융이 선진화하려면 개인을 전담하는 자산 관리 PB와 기업금융 전담역(RM)이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받아들여 처음으로 PB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WM 사업에 강점을 유지하게 됐다면 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역외펀드 등의 라인업을 확장했다.
우선 하나은행은 펀드상품팀에서 신규판매상품을 검토한다. 이후 투자상품협의체를 열어 투자상품의 구조 및 리스크, 적정성 등을 검토한 뒤 상품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펀드를 판매할지 결정한다. 시장 상황에 적합한 신규상품을 우선적으로 출시하고 정기적으로 PB와 펀드 판매직원들과의 미팅을 통해 펀드를 출시한다.
하나은행은 본사 투자상품서비스부서와 PB센터와의 상품 선정 유기성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하나은행은 전통적으로 자산관리에 특화된 하우스다보니 내부에는 경력이 수십년차인 PB들이 많다. 본사에서 추천펀드나 펀드 선정을 하지만 PB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실제 하나은행 펀드 및 금융상품 업무 담당자는 대부분 PB 출신이다. 현장에서 펀드를 팔았던 PB들이 다시 본사로 들어와 상품을 담당하거나, 상품담당자가 PB로 나가는 경우가 많아 시너지가 발생한다.
현재 하나은행에서 펀드 등 상품 라인업 실무를 담당하는 책임자는 김창수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팀장이다. 김 팀장은 2000년 대 초반 PB로 활동하기 시작해 2004년 본사 PB사업부로 발령이 났다. 그는 상품기획, 마케팅, 재테크 상담 등 상품과 관련된 업무를 한 이후 2008년 PB센터로 다시 나갔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서압구정 골드클럽 PB센터장으로 있었던 김 팀장은 지난해 7월 다시 본사로 들어와 상품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타행에 비해 '중위험·중수익' 위주의 펀드 라인업을 빨리 구축한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펀드 판매에 있어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PB센터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아 연간 4~5% 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해외채권형펀드 라인업을 발빠르게 가져갔다. 이 때문에 타행에 비해 계열운용사보다는 외국계운용사에 개방적이라는 평이다.
하나은행은 2010년 초반부터 AB자산운용의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단기하이일드증권자투자신탁(채권)' 등을 판매했고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던 2014년부터는 뱅크론 펀드 판매에 박차를 가했다. 운용규모 2930억 원인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투자신탁(H)[대출채권]클래스C'의 경우 하나은행 판매비중이 4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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