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대우조선 충당금 '19%'까지 늘렸다 설정 비율 대폭 늘려, 5000억 추가 적립
김장환 기자공개 2017-04-19 10:59:44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8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관련 익스포저(Exposure) 충당금 설정 비율을 19%대까지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요주의' 채권에서 설정할 수 있는 충당금 최대치다. 이는 지난해 수출입은행 손실액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배경이자 향후 예정된 추가 지원이 마무리된 후 인식해야 할 손실액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로 지목된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저 충당금 설정 비율을 지난해 말 기준 19% 넘는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선수금환급보증(RG)과 영구전환사채(CB) 등을 모두 포함해 반영한 충당금이다. 수출입은행은 CB 1조 원, 일반대출 1조 3000억 원, RG 7조 3000억 원 등 총 10조 2000억 원대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저를 쥐고 있다. 이에 대한 충당금 적립액을 1조 8000억 원 넘는 수준까지 늘렸다는 얘기다.
수출입은행은 앞서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대우조선해양 관련 여신(RG 포함) 충당금을 1조 3000억 원 가량 반영했다. 충당금 적립 비율은 12% 안팎이다. 결국 4분기에만 대우조선해양 여신에서 5000억 원대 달하는 추가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애초 1조 원이 조금 넘을 것이라고 발표했던 지난해 순손실이 실제로는 1조 5000억 원 넘게 발생한 원인도 이 때문으로 전해진다.
대우조선해양 여신은 '요주의'로 분류돼 있어 수출입은행의 기존 충당금 적립 비율도 금융감독당국 규제 기준상 무리는 없었다. 은행 여신 건전성 등급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나뉘어 있고, 뒤로 갈수록 충당금 설정 비율도 그만큼 늘려야 한다. 요주의 단계 여신은 최저 7%에서 최대 19.9%까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여신 충당금을 크게 늘린 이유는 삼정KPMG가 실시한 대우조선해양 실사보고서를 볼 때 추가 손실 반영 필요성이 크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 역시 해당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대우조선해양 주식 가치를 '0원'으로 평가해 보유 지분을 전액 '손상차손'으로 지난해 말 반영했다. 산업은행이 보유 중이던 대우조선해양 주식 가치는 1조 8000억 원대에 달했다.
삼정KPMG는 대우조선해양 실사 결과 악화된 캐시플로어(현금흐름)와 장기 현금창출력(연간 예상 수주액) 등을 볼 때 회사의 미래 가치를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여신 회수 가능성과 지분 가치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수출입은행 연간 회계감사를 진행한 딜로이트안진 역시 이를 토대로 대우조선해양 여신 충당금 추가 적립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수출입은행은 애초 딜로이트안진의 감사 결과에 지나치게 보수적이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작 금융당국마저 대우조선해양에 대규모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자금 지원 논의에 돌입한데다 법정관리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 프리패키지드플랜(P-Plan) 구상안까지 나오면서 추가 충당금 적립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총 1조 4500억 원대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은행과 함께 2조 9000억 원대 달하는 '크래딧 라인'을 대우조선해양에 제공하기로 했고 이 중 절반을 수출입은행이 책임지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이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형태의 자금 지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를 전액 받아가면 수출입은행은 약 2800억 원대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충당금 설정 비율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여신에 수출입은행보다 낮은 수준에서 충당금 적립 비율을 책정한 것으로 전해져 이로 인한 충당금 역시 보다 적게 쌓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입은행은 이에 대해 "개별 기업의 충당금 설정 비율을 외부에 노출하면 기업의 금융권 신용도가 어떤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