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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메모리, WD 품으로? "장담하긴 일러" WD, 기업실사 '미착수'..거래 제안도 구두로 전해

한형주 기자공개 2017-08-28 05:52:00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5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도시바가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에서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진영으로 '도시바 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교체할 태세지만 실제 거래 성사여부는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이 교착 상태인 틈을 WD가 치고 들어왔지만, 거래 성사를 장담하기엔 남은 변수가 커 보인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전날 경영회의를 열어 반도체메모리 사업 매각 우선협상자를 WD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으로 변경키로 결정했다. CNBC,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WD가 도시바에 전환사채(CB) 발행 방식으로 1조 9000억 엔(174억 달러)을 출자하는 안을 제시했으며, 이달 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WD는 도시바와 비밀유지계약(Non-Disclosure Agreement, NDA)을 맺지 않은 상태로 전해진다. 아직 기업실사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으며, 양측의 고위급 의사 결정자들 사이의 합의로 일단 협상 테이블이 만들어진 정도로 관측된다. 도시바와 합작 관계이던 WD는 이번 도시바메모리 매각 과정에서 모두 철수했고, WD가 도시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WD에 대한 도시바 내부 정서는 그리 우호적이지 못하다.

이런 와중에 WD가 실사도 없이 8월 중 SPA 체결할 수 있을 지는 더 두고볼 일이다. 도시바 메모리가 도시바로부터 분사할 때 필요한 자산과 라이선스가 제대로 넘어왔는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더 필요할 것이고, 거론된 가격 역시 유동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다만 9부 능선까지 온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이 더 이상 진척이 없자 도시바가 'WD 측 제의도 들어보자'는 식으로 공간을 열어줬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최근 WD가 도시바 메모리 매각 금지 소송까지 제기했다 보니 도시바로서도 이번 딜에서 WD를 전적으로 외면하긴 어려운 입장이다.

도시바 채권단이 베인캐피탈을 포함한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을 사실상 계약서(SPA) 사인만 남은 상황까지 진전시켰지만, 그 와중에도 채권단은 한미일 연합에 어떠한 구속력있는 배타적 지위를 부여하지 않았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WD에 대한 우선협상자 지위 부여 구속력이 있다거나 배타적 권리를 부여한 것으로 아닌 것으로 투자은행(IB)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선 도시바가 최종적으로는 다시 한·미·일과의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해당 컨소시엄엔 SK하이닉스, 베인캐피탈과 더불어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등이 속해 있었다. 이들은 지난 5월 진행된 도시바 메모리 매각 2차 입찰에서 100% 에퀴티 밸류 기준 2조 엔(한화 약 20조 4100억 원)의 인수 희망가를 적어내 6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만에 하나 WD가 도시바 메모리 인수자로 확정된다면 INCJ와 DBJ 등은 WD-KKR 컨소시엄으로 넘어와 미·일 연합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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