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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주도형' 모델의 표본…문화·복지·교육 '다양'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롯데그룹]①신격호·신동빈 代이어 재단 설립, 이사회·재원 출연 주도

박창현 기자공개 2017-11-28 08:34:51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4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은 30대 그룹 가운데 LG(5개) 다음으로 많은 4개의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 목적과 설립시기는 다르지만 모든 롯데그룹 재단들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신씨 오너 일가'다. 롯데그룹 재단들은 철저하게 오너 일가 주도하에 설립됐고 운영되고 있다. 재단 기금을 출연하는 동시에 직접적으로 이사회도 관할하고 있다. 오너 영향력 아래 재단이 운영되면서 탄탄한 재정 유지와 지속적인 사회 공헌 활동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롯데3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좌),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우)

롯데그룹은 현재 롯데장학재단과 롯데삼동복지재단, 롯데복지재단, 롯데문화재단 등 총 4개의 공익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장학재단이 가장 빠른 1983년에 만들어졌고 뒤를 이어 롯데복지재단이 1994년 설립됐다. 2009년 롯데삼동복지재단이 문을 열었고 가장 최근인 2015년에 롯데문화재단을 세웠다. 재단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와 사회복지, 교육 등 다방면에서 공익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롯데그룹 재단은 오너십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그룹 총수가 재단 설립을 주도하고 계열사들이 후방 지원하는 행보가 반복됐다. 물론 재단 운영 또한 오너 일가 몫이었다.

롯데그룹의 1호 재단인 '롯데장학재단'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중심이 됐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주식 등 총 5억 원 어치의 사재를 재단에 출연했다. 35년 전에는 거금이었던 이 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한 덕분에 롯데장학재단의 자산 규모는 현재 1700억 원이 넘는다.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이사장이 맡고 있다.

1994년 설립된 롯데복지재단은 계열사들이 자금을 출연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리아, 롯데쇼핑, 대홍기획 등 다수의 계열사들이 재단 설립에 참여했다. 다만 오너 일가는 재단 운영까지 자율에 맡기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신영자 이사장이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2000년 대 들어 처음으로 설립된 롯데삼동복지재단은 롯데장학재단과 판박이다. 재단 출연과 운영 방식이 똑같다. 먼저 신 총괄회장이 재단 설립 때 사재를 출연해 기본 기틀을 세웠다. 신 총괄회장은 337억 원의 현금과 170억 원 어치의 주식을 내놨다. 아울러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케미칼 고문도 현금 62억 원을 냈다. 신 고문은 2015년 롯데 경영권 분쟁 당시 신 총괄회장과 함께 일본에 건너갈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사회 수장 자리는 앞선 두 재단과 마찬가지로 신영자 이사장에게 돌아갔다.

가장 최근에 탄생한 롯데문화재단은 롯데그룹의 적통 후계자인 신동빈 회장의 작품이다. 신 회장은 2015년 8월 경영권 분쟁의 종지부를 찍는다. 분쟁 격전지였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압승을 거뒀고, 반대편에 섰던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그룹사 주요 보직에서 해임시켰다. 롯데 사장단 역시 신동빈 체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경영권 장악에 성공한 신 회장은 한달 뒤 사재 100억 원을 들여 재단을 설립했다. 그 재단이 바로 '롯데문화재단'이다. 여론 환기용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이후 롯데문화재단은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 활발한 공익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롯데그룹

다른 재단과 달리 롯데문화재단 이사진에는 신영자 이사장의 이름이 없다. 대신 신 회장이 직접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롯데문화재단에 대한 신 회장의 각별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신 회장은 해외 출장 중에도 클래식 공연장을 찾을 정도로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 알려졌다.

업계는 롯데그룹이 대를 이어 재단을 설립하고, 오너 일가 주도로 재단 운영에 나서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그룹 재단 설립은 항상 1인자의 고유 영역이었다. 신격호 총괄회장에 이어 신동빈 회장이 재단 설립을 주도한 사실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재단 설립을 통해 그룹 공통의 기업 문화를 조성하고 직간접적인 영향력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대표적으로 롯데문화재단은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총 170억 원의 현금을 기부 받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 자신도 어려운 환경하에서 생업과 학업을 병행해본 경험이 있어서 직접 장학, 복지 재단을 세웠다"며 "신동빈 회장 또한 그 영향을 받아 그룹 내 취약 공익 사업 분야였던 문화 사업에 사재를 털어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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