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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잡은 타임폴리오·피데스, 자금 '밀물' [thebell League Table / 헤지펀드 / 운용사별 설정액 증감]1세대 헤지펀드 외면…삼성·안다 '매니저 이탈' 타격

최필우 기자공개 2018-01-11 08:26:33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9일 08: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 헤지펀드 설정액 증가 최상위 운용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었다. 철저한 변동성 관리를 통해 투자자 신뢰를 얻은 게 설정액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베트남 투자 전문 운용사를 표방하는 피데스자산운용은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내세워 기관투자가 자금을 끌어 모았다.

1세대 헤지펀드 운용사 다수는 자금 유출을 겪었다. 삼성자산운용과 안다자산운용의 경우 대표 매니저 이탈이 설정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쿼드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면서 자금 유출을 겪어야 했다.

◇타임폴리오, 변동성 코스피 절반 수준…피데스, '자산군 다변화' 핵심

9일 더벨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64개 헤지펀드 운용사 중 2017년 설정액(설정 1년 이상 펀드 기준)이 늘어난 운용사는 34곳이었다. 29개 운용사는 설정액이 줄었고 1개 운용사는 설정액 변동이 없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설정액은 지난해 2764억 원 늘어났다. 이어 피데스자산운용(1601억 원), NH투자증권(1500억 원)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단 5개월 만에 2764억 원을 끌어 모으고 6개 멀티전략 펀드를 소프트클로징했다. 2016년 박스권 장세에서 6~7% 수익률은 낸 데 이어 2017년 상반기 6~7% 수익률을 기록해 꾸준함을 인정받은 결과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펀드 판매는 주로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꾸준한 성과를 낸 배경에는 철저한 변동성 관리가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멀티 스트래티지 펀드 내에서 롱숏 전략을 주로 사용하면서 넷 익스포저를 0~2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300여개 종목에 분산 투자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어 지난해 펀드들의 변동성이 코스피 지수의 절반 수준인 4~5%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시장 흐름에 상관 없이 매월 1%씩 수익률을 꾸준히 쌓으면서 투자자 신뢰를 얻은 게 설정액 증가에 결정적이었다"며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고 있는 매니저들이 다같이 운용에 참여하는 멀티 매니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도 변동성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피데스자산운용은 신흥국인 베트남에 대부분의 자산을 투자하고 있음에도 낮은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피데스자산운용 헤지펀드들의 지난해 변동성은 4~5% 수준으로 VN지수 대비 2%포인트 가량 낮았다. 피데스자산운용은 아직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배당주, 공모주, 국공채 등 다양한 자산군을 편입해 변동성을 축소하고 있다.

피데스자산운용 관계자는 "국공채 투자를 통해 이자 수익을 챙기고 공모주 투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초과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어 변동성이 낮은 편"이라며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기관투자가 자금이 전체 운용자산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고유자금을 투입하며 몸집을 키웠다. NH투자증권은 2017년 한 해 동안 자사 헤지펀드에 고유자금 1000억 원을 집행했다. 아울러 계열사 자금이 펀드에 투입되면서 외형이 빠르게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국내외 가치주 투자에 집중하는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해 설정액이 511억 원 늘었다. 운용 중인 펀드들이 지난해 4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선전하면서 기존 투자자들의 추가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대형주와 IT업종에 집중 투자하면서 상승장 수혜를 입은 J&J자산운용과 DS자산운용은 설정액이 각각 311억 원, 183억 원 씩 증가했다.

◇1세대 헤지펀드, 설정액 줄줄이 감소…'매니저 이탈·수익률 악화' 악재

설정액이 감소한 운용사를 보면 1세대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삼성헤지자산운용은 2017년 설정액이 5700억 원 줄어 감소폭이 전체 운용사 중 가장 컸다. 이어 안다자산운용(-1524억 원), 쿼드자산운용(-1168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1153억 원) 순이었다.

삼성헤지자산운용의 설정액 급감 요인으로는 대표 매니저 이탈이 꼽힌다. 김종선 전 삼성헤지자산운용 매니저는 지난 2016년 미국계 헤지펀드 밀레니엄 매니지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삼성헤지자산운용 펀드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2017년 상반기 설정액이 3635억 원 줄어들었고 하반기에도 자금 유출 흐름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삼성헤지자산운용의 11개 헤지펀드 중 5개는 2017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안다자산운용 역시 대표 매니저였던 박지홍 매니저의 이탈 영향으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메자닌 투자로 탁월한 성과를 올렸던 박 매니저가 독립을 위해 회사를 떠나면서 '안다크루즈전문사모투자신탁제1호'와 '안다보이저전문사모투자신탁제1호' 설정액은 지난해 각각 835억 원, 822억 원 씩 줄었다. 이에 안다자산운용은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를 늘리면서 대체투자로 중심축을 옮겨 가고 있다.

쿼드자산운용은 주로 에쿼티 헤지(Equity Hedge) 전략을 사용하는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됐다. 특히 '쿼드 Definition 3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 설정액이 634억 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수익률 -3.88%를 기록하는 등 부진해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0개 펀드 중 8개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 나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멀티 스트래티지나 픽스드 인컴 전략을 사용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들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지난해 롱 바이어스드 헤지펀드 등 상승장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펀드들로 자금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졌다는 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설명이다.

유경PSG자산운용은 2017년 592억 원 규모의 순유출을 겪었다. 유경PSG자산운용은 지난해 상반기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236억 원을 추가로 모았다. 하지만 하반기 펀드 운용 성과가 악화되면서 828억 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이 이어진 가운데 유경PGS자산운용이 선호하는 저평가 가치주들은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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