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해소' 비상장사 지분정리 나선다 [SM그룹 공정위發 계열사 재편]①'십시일반 M&A' 후유증…합병 등 통해 구조 단순화
고설봉 기자공개 2018-01-31 08:36:03
[편집자주]
SM그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늘어난 계열사들의 지배구조를 재편한다. 계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새로운 기업을 인수하면서 얽히고 설킨 보유지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공정위의 지적에 따라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다. 큰 수술을 앞둔 SM그룹의 지배구조 및 계열사 현황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9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그룹이 대대적인 지배구조 재편의 시동을 걸었다. 창립 이후 처음 시도되는 전 계열사에 대한 지분 정리다. 건설로 시작해 제조업과 해운업 등으로 사세를 확장한 SM그룹은 사업영역을 막론하고 계열사간 합종연횡을 통해 지분 정리에 나선다.우오현 SM그룹 회장(사진)은 연초 그룹 계열사 임원회의에서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구상을 직접 밝혔다. SM그룹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각 계열사 간 인수합병를 통해 계열사를 통폐합 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재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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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배구조 재편은 SM그룹 내부의 필요에 의해서 시작되지 않았다. 공정위의 순환출자고리 현황 발표와 이를 해소하라는 경고로 시작됐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 순환출자고리 최대 기업집단으로 SM그룹을 지목하고 이를 해소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30일 '2017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보고서'를 내놨다. 지난해 9월 1일 기준 순환출자 보유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자산규모 5조 원 이상)은 삼성·현대자동차·롯데·현대중공업·농협·대림·현대백화점·영풍·SM·현대산업개발 등 10개이고 총 순환출자 고리 수는 245개라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순환출자 고리가 가장 많은 집단은 SM그룹이다. 총 148개로 전체 대기업집단이 보유한 순환출자고리의 60.4%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말 SM그룹은 ‘전기 및 당기 순환출자 고리가 일부 누락됐다'며 새롭게 순환출자고리를 정정공시 했다. 이에 따르면 SM그룹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순환출자고리는 185개로 집계된다.
SM그룹이 이처럼 많은 순환출자고리를 보유한 것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급격히 몸집을 키워오는 과정에서 생겨난 현상이다. SM그룹은 M&A를 진행할 때 주로 그룹 계열사들이 컨소시엄을 맺어 입찰에 뛰어들었다. 이는 SM그룹 내 계열사들이 처한 상황 때문이다.
SM그룹 계열사들은 대부분 자산규모 및 매출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특정 계열사의 자금동원 능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M&A에 나설 때마다 서너곳의 계열사가 동원됐다. 이에 따라 계열사를 새롭게 인수하는 시점부터 지분 관계가 복잡하게 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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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이 이번 순환출자고리 해소 방법으로 꺼내든 카드는 계열사간 합병이다. 서로간 지분 관계가 얽혀 있는 계열사들을 대대적으로 합병해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계열사 6곳을 합병하면서 법인을 일부 청산한 데 이어 올해에는 계열사 간 짝짓기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합병은 주로 주주 저항 등이 덜한 다수 비상장사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SM그룹의 계열사 대부분은 우 회장 일가 및 그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들이 서로 간 지분을 보유한 형태로 지배구조가 짜여있다. 이에 따라 이사회 및 주주총회 등에 외부 간섭이 최소화 되면서 합병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비상장 계열사간 합병은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SM그룹에 유리한 구조이다. 계열사 간 자산규모 및 매출 등 실적을 기반으로 가치를 평가해 합병하는 만큼 유상증자를 통한 지분 확도 등 추가 자금이 투입될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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