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전환' 안 하나 못 하나 [SM그룹 공정위發 계열사 재편]④계열사 3곳 오히려 지정 철회…대규모 자금 필요하고 실익 적어
고설봉 기자공개 2018-02-05 08:10:04
[편집자주]
SM그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늘어난 계열사들의 지배구조를 재편한다. 계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새로운 기업을 인수하면서 얽히고 설킨 보유지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공정위의 지적에 따라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다. 큰 수술을 앞둔 SM그룹의 지배구조 및 계열사 현황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1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그룹은 계열사 간 상호출자를 끊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올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그룹 지배구조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지주회사가 떠올랐지만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SM그룹은 올 1분기 내 에스엠티케미칼의 지주회사 지정을 해제할 계획이다. 지난해 케이엘홀딩스와 삼라마이다스의 지주회사 지정 철회에 이은 후속 작업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자료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케이엘홀딩스와 삼라마이다스, 에스엠티케미칼 등 SM그룹 계열사 세 곳이 지주회사로 지정됐다. 자산이 불어나고 자회사 주식가치가 상승하면서 지주사 지정 요건에 해당됐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이고 자산의 50% 이상이 자회사 지분 가액으로 이뤄졌을 때 지주회사로 지정된다.
그러나 SM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지주회사로 지정된 계열사 중 두 곳인 케이엘홀딩스와 삼라마이다스의 지정을 철회했다. 지난해 7월 1일 법 개정으로 지주회사 자산 요건이 5000억원 이상으로 상향되면서 벗어나자 곧바로 지정을 철회했다.
2016년 말 기준 삼라마이다스의 자산총액은 1157억원을 기록했다. 99.56%인 1152억원이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이다. 케이엘홀딩스는 자산총액 1002억원이고, 96.08%인 962억원이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이다. 올해 지주회사 지정 철회가 예정돼 있는 에스엠티케미칼은 자산총액 1010억원 가운데 99.98%인 1009억원이 지분법적용투자주식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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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이 지주회사로 지정된 계열사 세 곳을 놓고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지주회사 지정을 철회하거나, 각 계열사의 자산총액을 5000억원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다. SM그룹은 세 곳 모두 지주회사 지정을 철회했다.
SM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꺼린 이유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 곳의 계열사를 모두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약 1조20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된다. 한 곳만 지주회사로 전환하려고 해도 최소 40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더불어 지주회사로 지정된 세 곳의 계열사 모두 지배구조 측면에서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지배력을 전 계열사에 걸쳐 확장하기에 비효율적인 면이 많았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지주회사 전환을 하더라도 우 회장의 지배력이 오히려 이전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높았다.
세 곳의 계열사 중 우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곳은 삼라마이다스 뿐이다. 우 회장 보유 지분율은 100%이다. 그러나 삼라마이다스는 다른 계열사 지분을 많이 확보하고 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로 전환하더라도 추가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다른 계열사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한계가 뚜렸했다.
삼라마이다스가 보유한 계열사는 SM상선(옛 우방건설산업) 41.37%와 우방 18.67% 뿐이다. 이들 계열사는 그룹 지배구조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약하다. SM상선이 만든 순환출자고리는 81개, 우방이 만든 순환출자고리는 122개이다. 그만큼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 수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 지분율도 미미한 수준이다. SM상선은 동아건설산업 41.82%, 하이플러스카드 3.26%, 삼라농원 24%, 산본역사 12.86%, 에스씨파워텍 100% 등의 지분을 보유했다. 우방은 티케이케미칼 13.75%, 하이플러스카드 1.54%, SM상선 5.44% 등을 각각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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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로 지정됐던 다른 두 곳인 케이엘홀딩스와 에스엠티케미칼의 경우 우 회장이 직접 보유한 지분은 없다. 케이엘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7.15%를 보유한 티케이케미칼이다. 이외 지분은 우방산업 32.4%, 경남모직 30.45%로 분산돼 있다.
에스엠티케미칼의 경우 최대주주는 남선알미늄으로 지분 28.73%를 가지고 있다. 이어 삼라 28.61%, 경남모직 18.69%, 우방산업 11.54%, 한통엔지니어링 8.55, 에스엠홀딩스 3.88% 순으로 지분구조가 짜였다.
에스엠티케미칼은 다시 티케이케미칼의 지분 32.86%를 가지고 있다. 티케이케미칼은 그룹 대표 계열사로 지정돼 있고 총 165개의 순환출자고리를 가지고 있는 등 지배구조에서 활용도가 높다
이에 따라 티테이케미칼의 지분을 대량 확보하고 있는 에스엠티케미칼을 지주회사로 올려 세우는 방안도 거론됐다. 그러나 우 회장의 보유 지분이 전혀 없어 향후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 확장에서 활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이 한계다.
결국 어느 쪽으로 지주회사를 정하고 각종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해도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는 없는 상태가 만들어 진다. 이에 따라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야 하고, 우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를 확정할 수 없는 지주회사 전환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SM그룹 관계자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지주회사 전환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효용성도 높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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