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콜, PEF 인수 후 실적 급감…CEO 1년만에 교체 [중소형가전사 경영분석]①매출 30%·영업익 50% ↓…블렌더 '엑슬림Z'은 점유율 1위
서은내 기자공개 2018-04-26 07:52:53
[편집자주]
생활가전 산업은 대형사 위주로 시장이 고착화돼 있다. 하지만 틈새수요를 파고들며 가전 시장을 키우는 소형 가전사들의 위상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아이템으로 한국판 '다이슨'을 꿈꾸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도 주목하는 중소형가전업체들의 경영 상황을 짚어보며 업계의 변화상을 함께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5일 0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렌더·프라이팬으로 유명한 주방용품·가전 제조판매사 해피콜이 지난해 성적이 크게 하락했다. 사모펀드에 매각 후 전문경영인 체제에 처음 돌입한지 1년여만이다.해피콜은 최근 또 한번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4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해피콜은 매출액이 1433억원으로 전년(2071억원)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도 214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다이아몬드 프라이팬'으로 유명한 해피콜은 1999년 설립돼 10년만인 2010년 매출 1200억원을 달성한 업체다. 2009년 이후 국내 각종 홈쇼핑에서 주방용품 부문 1위를 휩쓸며 주방용품 업체로 승승장구했다.
매출 1000억원 고지를 찍은 후로는 블렌더 제품에 주력, 주방 가전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현재 블렌더가 전체 매출의 40~50%, 나머지는 프라이팬이나 냄비, 오븐 등 주방용품에서 나온다. 대표제품인 '엑슬림Z'는 국내 블렌더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해피콜은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매출 부문인 제품 매출이 2016년 2059억원에서 지난해 1283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대신 OEM 상품 판매가 3억원에서 132억원으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해피콜은 주력인 블렌더, 프라이팬은 자체 김해 공장에서 생산하며 일부 주물냄비나 튀김조리도구의 경우 OEM 상품을 판매해왔다.
제조매출이 줄면서 전체 외형이 꺾였지만 고정비 성격의 원가는 줄이지 못해 영업이익률이 떨어졌다. 지난해 지급수수료나 광고선전비는 각각 21억원, 34억원으로 오히려 전년도에 비해 2배 가량씩 늘어났다. 그 결과 2016년 10%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7.4% 수준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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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해피콜 매출 급감의 가장 큰 이유는 신제품 개발 일정이 미뤄지면서 매출 증가 유인이 약했던 탓이다. 사모펀드로 회사가 인수되는 등의 이슈도 맞물려 이전처럼 개발에 힘을 쏟지 못한 것이다.
해피콜은 지난 2016년 9월 이스트브릿지-골드만PIA 컨소시엄에 1800억원에 매각된 후 김영훈 전 SK매직 사장이 오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1년 반만에 박세권 대표가 새로 취임했다. 사모펀드로 대주주가 바뀐 뒤 1년여 만에 다시한번 CEO가 교체된 것이다. 박세권 대표는 삼성전자 MD사업그룹장, 신라면세점 영업본부장, 보령메디앙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해피콜 관계자는 "회사가 2016년 말 인수 이후 조직을 정비하다보니 이전보다 개발에 집중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이어졌다"면서 "신제품 개발 출시 일정이 지난해 전반적으로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해피콜의 주력 판매 채널인 홈쇼핑 방송의 시청률이 지난해 악화된 것도 매출 감소에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해피콜은 전체 매출의 60~70%가 홈쇼핑을 통해 나오고 있으며 전국 해피콜 오프라인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의 판매액 비중이 전체의 25%, 나머지는 수출판매 비중이다.
해피콜 관계자는 "점차 홈쇼핑 비중을 낮추고 온오프라인, 수출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판매채널 밸런스를 맞추고 매출을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신규 채널로 면세점이나 백화점 등 기존 입점되지 않았던 유통채널을 공략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피콜은 최근 대대적인 해외사업 정비를 진행 중이다. 식생활이나 문화 면에서 한국과 비슷한 중화권, 동남아 시장을 우선으로 두고 회사의 개발 역량이나 투자를 집중하기 위한 작업이다.
해피콜은 2010년 중국 상하이 현지 법인을 처음 설립한 후 미국, 대만, 태국 등으로 현지법인을 확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현지법인 손실이 지속되는 등 상황이 좋지는 못하다. 지난해 해피콜은 영업외 단에서 상하이 법인이 자본잠식에 이르면서 이와 관련해 40억원 가량 지분법피투자회사의 손상차손을 인식하기도 했다. 때문에 상하이 중국법인과 대만법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현지법인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있다.
박 대표는 취임 당시 "대한민국 최고의 주방용품·가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제2의 창업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표가 새로운 전략을 내놓을고 실적을 다시 성장 궤도로 올릴 수 있을지 중소가전업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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