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원회 세분화에 초점…거버넌스·CSR도 구성 [이사회분석]상장사마다 내부거래위 설치했지만 비중은 줄지 않아…물산 31.7%, SDS 88.4%
서은내 기자공개 2018-08-22 08:07:12
[편집자주]
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0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은 이사회 내에 다양한 위원회를 두고 있다. 투명성과 독립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다른 대기업에선 보기 드문 거버넌스위원회나 CSR위원회를 둔 것도 눈길을 끈다. 정부 당국으로부터 지배구조에 대한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고 삼성에 대한 악화된 여론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삼성의 계열사별 이사회 내 위원회 짜임을 보면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한 삼성의 노력이 뚜렷이 드러난다. 이사회 내 위원회란 이사회의 역할을 세분화해 운영하도록 권한을 위임한 조직이다. 이사회 멤버 전원이 모든 사안에 대해 매번 모일 필요없이 사안별로 전문성을 갖춘 이사진이 소그룹으로 모여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인다.
삼성은 특히 이사회 내 위원회 조직을 세세하게 나눴다. 다른 대기업 이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같이 법적으로 설치 의무가 있는 위원회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위원회들을 계열사마다 여러개씩 두고 있다.
임원의 보상체계를 관리하는 보상위원회(보수위원회)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거버넌스위원회, 사회적인 책임 부분을 감독하는 CSR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을 운영하며 관련된 제도도 정교하게 꾸리고 있다.
삼성은 그룹내 상장계열사 16곳이 총 79개의 이사회 내 위원회를 두고 있다. 계열사별로 위원회를 평균 5개 정도씩 설치했다. 16개 전 계열사가 공통으로 두고 있는 게 보상위원회다. 보상위원회는 경영진들의 성과, 보상체계, 보수에 대해 결정, 모니터링하는 성격을 띤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코스닥상장사인 멀티캠퍼스를 제외하고 전 계열사가 설치한 것도 특징적이다. 이는 삼성이 그룹 내부거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수단을 구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내부거래위원회를 둔 15개 계열사 중 3곳을 빼고는 모두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돼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도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전 구성원이 사외이사다. 삼성전자 사추위는 박재완, 박병국, 김종훈, 삼성물산은 윤창현, 이현수, 필립코쉐 등 전부 사외이사들이 참여해 사외이사 선정에 있어서 내부 경영진의 입김을 제한하는 성격이다.
경영위원회는 기본적인 경영 정책, 사업, 주요 자산 취득 처분 등을 논의하는 기구다. 보통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로 이뤄졌으며 이사회 의장인 대표이사가 경영위원회 위원장인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보다 이사회 조직의 전문성을 높이고 투명화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때문에 이사회 의장은 경영위원회를 포함해 이사회 내 어느 위원회에도 소속돼 있지 않으며 사내이사들은 경영위원회만, 사외이사들이 나머지 위원회를 운영하도록 조직을 이원화했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의장, 최치한 삼성물산 이사회의장은 이사회의장 역할만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등 대표이사 3인방은 사내이사로서 경영위원회만 참여하며 나머지 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들이 운영하는 식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만 있는 위원회도 있다. 거버넌스위원회, CSR위원회다. 각각 주주가치 제고, 사회적책임 관련 사안을 담당한다. 삼성전자에는 CSR위원회는 없고 거버넌스위원회만 있는데 지난해 4월 CSR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만들어진게 거버넌스위원회다. 삼성물산은 CSR위원회는 이사회 내 위원회로, 거버넌스위원회는 위원회와는 별도의 자문기구로서 따로 운영한다. 구성진 중 이사회멤버가 아닌 외부 전문가 3인도 포함시켜 공정성을 높였다.
삼성이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를 갖췄지만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사회의 독립성이 강해진다는 것은 경영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사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운영을 외부에서 파악하긴 어렵다.
이사회 구성원 중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여나 결의상 찬반 여부는 세밀히 공시되지만 사내이사들의 이사회 활동은 외부에서 알기 어렵다.
이같은 의견을 뒷받침 하는게 삼성의 내부거래 비중이다. 삼성은 내부거래 위원회를 훌륭하게 조직해두고 있지만 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더 늘었다. 대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국내외 계열사 내부거래액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2016년 60.3%에서 지난해 62.1%로 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오너 지분율이 높은 삼성SDS나 삼성물산의 내부거래가 크게 늘었다. 국내외 계열사 매출액 비중이 2017년 88.4%로 2016년(87.8%)에 비해 증가했다. 금액으로 보면 증가폭이 더 크다. 내부 매출액이 2016년 3조5198억원에서 2017년 4조193억원으로 5000억원,14% 늘어났다. 삼성물산은 국내외 계열사 내부거래비중이 2016년 25.6%에서 지난해 31.7%로 6%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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