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상장 규정, 혼란스러운 코스닥사 [코스닥 상장폐지 후폭풍]②거래소 올 2월 시행세칙 간소화, 외감의견 절대적 '형식적 상폐' 절차
신상윤 기자공개 2018-10-29 08:24:45
[편집자주]
코스닥 상장사 11곳이 2017년 회계를 결산한 외부 감사인의 '의견거절'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법원은 이 중 4곳에 대해 절차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상장폐지 제도를 두고 기업과 회계법인, 한국거래소 등 이해 관계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불씨가 된 현안들을 짚어보고 상장폐지 제도 전반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6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로 퇴출된 상장사들은 올해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이 예년과 달리 엄격하게 적용됐다고 입을 모은다. 연초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과 시행세칙 등이 개정되면서 예년이라면 재감사 기간을 추가로 부여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하지만 금융당국은 코스닥시장 신뢰성 강화를 위해 엄격한 규제 적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법원이 정리매매를 중단하며 한국거래소가 재감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봤다.
◇형식적 상장폐지, 개선기한은 6개월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1항을 적용해 11개 상장사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세부 절차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을 따랐다. 시행세칙 제33조의4는 '형식적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 및 심의·의결 등'을 다룬다.
기업심사위원회는 외부 감사인이 '의견거절'을 낸 상장사에 대해 심의·의결을 통해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다. 개선기간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6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 한국거래소는 이 규정에 따라 지난 3월 '의견거절' 감사보고서를 받아 상장폐지 대상이 된 기업들에 대해 재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을 올 9월 21일로 못 박았다.
이 시행세칙은 올 2월 개정됐다. 기존 기업심사위원회 또는 시장위원회를 통해 심의 또는 심의·의결토록 한 시행세칙을 기업심사위원회로 일원화했다. '형식적'이라는 표현도 처음 등장한다. 이는 외부 감사인의 '의견거절'을 재감사 기간 내에 정정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알파홀딩스와 비덴트 등 일부 기업이 '속개'와 같은 형식으로 기업심사위원회 상장폐지 결정 기한에 유연성을 발휘했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법원은 4개사의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판결문에서 "매매거래 정지 조치를 유지하는 방법으로도 투자자들에 대한 불측의 손해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거래소가 재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할 능력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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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감사인 '오류' 검증 한계 노출
법원은 외부 감사인의 오류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법원은 파티게임즈의 외부 감사인이 낸 '의견거절'에 중대한 오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상장폐지 결정 역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우선 재감사보고서에 첨부된 2017년 재무상태표의 계정별 오류를 지적했다. 재무상태표에 기재된 기타수취채권(23억 7777만 8185원)과 기타유동자산(1억 4992만 2654원),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투자주식(821억 6472만 2911원)이 주석사항의 수정 내역의 수치와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다. 법원은 아울러 감마누의 외부 감사인에게는 종속회사 5개의 법정관리 결과를 지켜본 뒤에 감사의견을 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외부 감사인의 오류 가능성을 재검증하지 못한 점은 문제다. 올 2월 개정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등은 '의견거절' 감사보고서를 받은 기업에 대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로 선정해 외부 감사인의 의견을 토대로 상장폐지를 결정한다. 기업심사위원회에 참석했던 일부 기업들이 소명 시간이 부족했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외부감사 제도의 활용에 대한 관련 제도 개선을 한국거래소에 지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와 같이 외부 감사인이 오류를 일으켜 의견거절을 받은 경우엔 별도의 재검증 절차도 없이 상장폐지로 이어진다"며 "법원의 최종 판결을 봐야 알겠지만 예년이었으면 상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들까지도 대규모로 상장폐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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