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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최대주주 주담대 한계…'풋옵션' 대비책은 한컴시큐어, '대출·CB 매수청구권' 부담…자체 자산 유동화 전망

박창현 기자공개 2018-11-16 08:33:52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4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글과컴퓨터가 자회사 한컴MDS 풋옵션을 홀로 떠안을 처지에 놓였다. 현재 주가가 권리 행사 가격을 한참 밑도는 탓에 권리자인 재무적투자자(FI)들의 풋옵션 행사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최대주주인 한컴시큐어 측 자금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한글과컴퓨터 주식을 활용한 담보 대출은 이미 한계에 달했고, 여기에 작년 새로 발행한 전환사채(CB) 매수청구권까지 대응해야하는 상황이다.

결국 풋옵션 재원은 한글과컴퓨터 스스로 마련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글과컴퓨터는 최근 해외 자회사를 처분하는 등 자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2014년 한컴MDS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FI인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이하 린드먼아시아)와 손을 잡았다. 매매 대상 지분 29.97% 가운데 16%만 한글과컴퓨터가 직접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을 린드먼아시아가 책임지는 공동 인수 구조를 마련했다. 대신 FI 측에 자금 회수 안전장치인 '풋옵션'을 부여했다.

풋옵션 계약 조건은 간단하다. 린드먼아시아는 2017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한글과컴퓨터 측에 한컴MDS 보유 주식 전량을 주당 2만8495원 씩, 총 350억원에 넘길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해당 풋옵션 계약 만료일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두 계약자의 희비가 명확하게 엇갈리고 있다. 옵션 행사의 절대적 기준은 '주가'다. 주가가 권리행사 가격보다 높으면 FI는 굳이 권리를 행사할 필요 없이 보유 지분을 시장에서 팔아 차익을 실현하면 된다. 하지만 불행히도 현재 한컴MDS 주가가 권리 행사가의 절반 수준인 1만4000원 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의무자인 한글과컴퓨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FI 입장에서는 시가 170억원 짜리 주식을 350억원에 되팔 수 있는 선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반면 FI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한글과컴퓨터는 무조건 해당 지분을 350억원에 사야만 한다. 풋옵션 실행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한글과컴퓨터의 자금 확보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권리 행사시 최소 350억원의 가용 현금이 필요하다. 올 9월말 기준으로 한글과컴퓨터의 현금성 자산은 145억원으로 풋옵션에 대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모기업 지원과 자산 유동화 등 신규 자금 확보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당장 최대주주인 한컴시큐어 측의 직접적인 지원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가장 단순한 자금 지원 방안 중 하나인 '주식담보대출'이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한컴시큐어는 한글과컴퓨터 보유 주식 대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쓰고 있다.

최근 한글과컴퓨터 주가가 폭락 장세와 맞물려 1만3000원 선까지 떨어지자 담보제공 주식 수 또한 늘어났다. 급기야 보유 주식의 78%에 해당하는 247만여주가 담보물로 잡혔고, 채무 변제 불이행시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담보권이 전부 실행될 경우, 한컴시큐어의 한글과컴퓨터 보유 지분율은 13%에서 2.9%로 떨어진다.

한컴

뿐만 아니라 한컴시큐어는 한컴MDS가 아닌 한글과컴퓨터 풋옵션에 직접 대비해야 한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달 8월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와 린드먼아시아 등 FI들을 대상으로 6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 때 모회사인 한컴시큐어는 FI들과 CB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FI측 요구시 180억원 어치의 전환사채를 되사주는 조건이었다. 풋옵션 청구는 올해부터 가능하다. 따라서 해당 옵션 행사에 대비해 여유 자금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결국 한글과컴퓨터가 자체 보유 자산을 팔아 권리행사 대응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현재 1670억원에 달하는 종속·관계기업 투자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부동산 장부가액도 160억원에 육박한다.

이미 한국과컴퓨터는 해외 소프트웨어 계열사인 'THINKFREE NV'를 팔아 291억원의 현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처분 목적에 대해 기존사업 및 신규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한컴MDS 풋옵션 행사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한컴글로벌과 한컴인터프리, 한컴세이프티, ㈜산청 등 종속기업의 경영권 외 지분이나 투자부동산 등도 유동화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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