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중국 EOD 사업 '실패작' 되나 [Company Watch]자싱법인 누적순손실 900억…부채비율 3000% 급등
박기수 기자공개 2019-08-21 10:24:32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9일 13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유화학업계의 업황 악화로 수익성 하락에 직면한 롯데케미칼이 자회사 부진에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가장 부진이 심한 자회사는 이번에도 중국 자싱 법인(Lotte Chemical (Jiaxing) Corp.)이다.올해 상반기 말 기준 롯데케미칼은 총 16곳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자산총계로 봤을 때 자싱 법인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롯데케미칼 자회사 중 6위(809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타이탄 법인으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조6935억원의 자산총계를 기록하고 있다.
1~3위권 자회사와 비교했을 때 자싱 법인은 자산 규모는 작지만 순손실 규모는 가장 크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싱 법인은 올해 상반기 32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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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싱 법인은 롯데케미칼이 2010년 중국에 세운 법인이다. 2006년 중국에서 PP복합수지(PP Compound)와 발포PP(EPP) 사업에서 성과를 보자 고부가가치 사업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세운 100% 자회사다.
중국 내에서 나름대로 수직계열화도 이룬 상태다. 자싱 법인은 세제와 섬유 처리제, 윤활유 등 각종 계면활성제의 기초원료로 쓰이는 EOD(Ethylene Oxide Derivative)를 생산한다. 이 EOD의 원료가 되는 EO(Ethylene Oxide)는 자싱 법인과 비슷한 시기에 세워진 중국 삼강 법인(Lotte Sanjiang Chemical Co., Ltd)에서 생산한다. 삼강 법인은 롯데케미칼과 삼강화공유한공사가 50대 50으로 투자한 합작 법인이다. 삼강 법인에서 EO를 생산하면, 자싱 법인에서는 이 EO를 가져와 EOD를 만든다.
자싱 법인의 부진은 사업 시작부터 이어졌다. 매출이 본격적으로 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누적 영업손실만 153억원에 이른다. 영업 흑자는 2014년(22억원)과 2019년 현재(16억원)로 딱 두 번뿐이다. 수직 계열 윗 단계에 있는 삼강 법인도 올해 상반기 부진하지만 자싱 법인처럼 매년 적자를 내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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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싱 법인의 또 다른 특징은 영업손실 규모보다 순손실의 규모가 크다는 점이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순손실은 896억원으로 영업 손실분의 약 6배다. 영업 외적인 부분에서 손실이 많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순손실 규모가 큰 이유는 자싱 법인의 재무 상태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통상 한 법인이 차입금 등이 과도해 부채 부담이 과중할 경우 이자 비용으로 대부분의 영업이익을 갉아먹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익을 창출하지 못해 재무 개선이 요원했던 자싱 법인 역시 이자 부담이 과도했던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자싱 법인은 본격적인 영업 활동 이후 '양호' 수준으로 여겨지는 부채비율 100% 미만을 달성해본 적이 없다. 2014년 말 부채총계 978억원, 자본총계 302억원으로 부채비율 324%를 기록한 이후 매년 부채비율을 감소하나 싶었지만, 지난해 말 다시 253%를 기록하더니 올해 상반기 말에는 대규모 손실을 그대로 자본총계에 반영하면서 부채비율이 3000%대로 급등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삼강 법인과 자싱 법인은 2010년대 초 중국 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진출한 새로운 사업 영역이었다"며 "다만 EOD 사업을 영위하는 자싱 법인은 현재까지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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