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다음 단계는 정밀화학 합병? 2010년대 초 '3사 합병' 과정과 흡사…매출 20조 초대형 화학사 될까
박기수 기자공개 2019-08-26 14:55:51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3일 18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 DNA'를 지닌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합병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주인공은 롯데첨단소재다. 롯데첨단소재 합병 발표 직후 업계의 눈은 곧바로 또 다른 롯데 화학사인 '롯데정밀화학'으로 쏠린다. 롯데정밀화학 역시 롯데케미칼에 합병될 가능성이 높은 회사로 업계는 꼽고 있다. '화학사 3사 합병'이라는 시나리오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롯데케미칼은 현재 100% 자회사로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첨단소재와 관계회사로 스페셜티 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롯데정밀화학을 두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에 대한 보유 지분율은 31.13%이다. 전체적으로 롯데케미칼이라는 큰 지붕에 롯데첨단소재와 롯데정밀화학이 밑을 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비슷한 그림이 2000년대에도 있었다. 롯데첨단소재를 '롯데대산유화'로 바꾸고, 롯데정밀화학을 'KP케미칼'로 사명을 바꾸면 당시 모습과 지금 모습이 거의 흡사하다. 롯데케미칼의 전신이었던 호남석유화학은 2003년과 2004년에 롯데대산유화와 KP케미칼을 각각 인수하고, 2000년대 말 두 회사를 합병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롯데대산유화는 호남석유화학의 100% 자회사였고, KP케미칼은 호남석유화학이 약 52%의 지분율을 보유한 자회사였다. 호남석유화학은 2012년 '3사 합병'을 마친 뒤 사명을 현재 사명인 '롯데케미칼'로 바꿨다.
이번 롯데케미칼-롯데첨단소재의 합병을 2000년~2010년대 초에 있었던 3사 합병 '시즌 2'가 시작됐다고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서 비롯된다. 얼마 전 한 롯데케미칼 고위 임원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이번 합병은 2009년과 2012년에 이뤄졌던 호남석유화학과 롯데대산유화, 호남석유화학과 KP케미칼의 3사 합병의 2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말은 즉 롯데케미칼이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한 이후 롯데정밀화학도 합병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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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과 '시즌 2'의 모습이 너무도 닮아있다는 특징 탓에 업계 일각은 롯데정밀화학의 합병에 대해서는 일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즌 1' 때도 KP케미칼의 합병이 한 번 무산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호남석유화학 외 기타 주주들이 합병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과도하게 청구하면서 청구금액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던 적이 있었다. 호남석유화학으로서는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청구금액을 모두 지불할 경우 유동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합병 절차를 중단했다.
이후 2012년, 소멸 법인의 주식 가치가 합병 법인의 주식 가치의 10%를 넘지 않으면 소규모합병 요건에 해당해 이사회 결정만으로 합병이 가능해지게 상법이 개정되면서 KP케미칼 합병에 청신호가 켜졌다. 당시 KP케미칼의 시가총액은 호남석유화학의 7% 정도라 상법 개정 후 합병은 곧바로 진행됐다.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케미칼의 합병 때도 롯데정밀화학의 시가총액이 롯데케미칼의 시가총액의 10%를 넘지 않는다면 쉽게 합병이 가능할 전망이다. 문제는 현재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이 작다는 사실이다. 22일 종가 기준 롯데케미칼의 시가총액은 7조7977억원, 롯데정밀화학의 시가총액은 1조1223억원으로 롯데정밀화학의 시가총액은 롯데케미칼 시가총액의 14%에 해당한다.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고, 10여 년 전 일어났던 주식매수청구권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우려와 달리 KP케미칼과의 합병보다는 롯데정밀화학과의 합병이 조금 더 원활할 것이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근거는 합병 법인과 피합병 법인의 '규모 차이'다. 호남석유화학과 KP케미칼의 회사 규모 차이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의 규모 차이보다는 비교적 적게 났다. 다시 말해, 롯데정밀화학의 기업 규모가 롯데케미칼에 비해서는 작기 때문에 합병 작업이 KP케미칼 합병때보다는 쉽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셈이다.
실제 2009년 말 호남석유화학의 자산총계(별도 기준)는 5조6774억원이었다. KP케미칼의 자산총계는 1조2285억원이었다. 호남석유화학의 자산총계가 4배 이상 많기는 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의 자산총계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9배 이상 차이 난다. 롯데케미칼의 자산총계는 15조5253억원, 롯데정밀화학의 자산총계는 1조7013억원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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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KP케미칼 합병 때처럼 매수청구권이 예상외로 많이 들어올 경우 합병 작업이 어렵게 돌아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합병 자체를 놓고 봤을 때, 롯데케미칼의 신용도나 재무 상황 등이 롯데정밀화학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롯데정밀화학 주주로서는 합병에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롯데정밀화학의 합병 시점을 롯데첨단소재와 합병을 마친 내년 혹은 내후년으로 바라본다. 롯데케미칼이 롯데첨단소재에 이어 롯데정밀화학까지 합병할 경우 한 해 매출만 20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화학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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