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리포트]코로나19도 못 막는 현대·기아차의 '미국 질주'올해 1월 이어 2월에도 현지판매 급증, SUV 차종 선전
김경태 기자공개 2020-03-05 08:19:04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4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중에도 완성차업체들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미국시장에서 선전했다. 올해 1월에 판매량을 늘린 데 이어 2월에도 성장하면서 누적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성과를 거뒀다.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아직은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를 저지하고 있는 상황에다가 SUV 차량의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갑작스러운 확진자 급증으로 미국 내수가 얼어붙지 않는 한 현대차와 기아차가 SUV와 신차를 내세워 지속적으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올해 2월 미국 현지 판매 '역대급' 선전
현대차와 기아차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해 들어 내수 판매에서 크게 부진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2월 국내 판매량은 3만9290대로 전년 동월보다 26.4% 줄었다. 기아차 역시 올해 2월 국내에서 2만8681대를 팔아 작년 2월보다 13.7% 줄었다. 양사 모두 1월에도 부진했던 탓에 누적 기준으로도 감소했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국에서의 상황은 달랐다. 현대차의 미국법인에서 이날 발표한 올해 2월 현지 판매량은 5만4600대다. 전년 동월보다 15.8% 증가했다. 기아차 미국법인 역시 올해 2월 현지 판매량을 밝혔는데 5만2177대로 전년 동월보다 20.2% 급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계는 10만6777대로 17.9%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2월 판매량은 역대급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이던 2009년 2월 양사의 미국 판매량 합계는 5만2694대였다. 이듬해에도 5만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1년 2월에 7만대, 2012년 2월에 9만대를 돌파했다.
그 뒤 지속적으로 9만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6년 2월에 10만대를 돌파했다. 2017년 2월에 다시 9만5693대로 줄고, 2018년에는 8만6767대로 감소했다. 작년 2월에 9만대를 회복한 데 이어 2년 연속 판매량을 신장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대를 기록했던 2016년의 판매량도 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앞서 올해 1월에도 판매량이 순항했다. 현대차는 올해 1월 미국 현지에서 4만4143대를 팔아 전년 동월보다 5.1% 성장했다. 기아차는 4만355대로 8.0% 증가했다. 1월과 2월 모두 선전하면서 누적 기준으로도 성과를 거뒀다. 현대차의 올해 2월 누적 판매량은 9만8743대로 2017년 2월 이후 3년 만에 9만대 이상을 팔았다. 기아차는 9만2532대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2월까지의 미국 현지 판매량을 더하면 19만1275대다. 작년의 같은 기간보다 12.6%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월 누적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때는 2016년 2월로 18만6062대였는데, 이를 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선전은 글로벌시장의 경쟁사들과 비교해 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닛산, BMW, 폭스바겐은 월별 판매실적 발표를 하고 있지 않다.
이 기업들을 제외하고 월별 판매실적 발표를 하는 곳 중 올해 2월 미국 현지판매량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기아차다. 현대차는 기아차와 마쯔다, 볼보에 이어 4번째 증가율을 나타냈다. 2월까지의 누적 기준 증가율도 상위권에 속한다. 마쯔다와 미쓰비시보다는 증가 폭이 작았지만 토요타와 혼다, 스바루보다는 증가 폭이 컸다.
◇'효자' SUV 덕 판매량 증가…'야심작' 제네시스 GV80 출격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미국 현지에서 쾌속질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SUV 차량 판매가 호조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2월 SUV 판매량은 3만2059대로 전년 동월보다 28.1% 증가했다. 기아차의 SUV 판매량은 28.0% 늘었다. 양사의 SUV 판매량 합계는 6만4187대로 28.1% 신장했다.
현대차의 판매 상위 차종을 보면 아반떼(엘란트라)가 2월에 1만86대를 팔아 1위를 나타냈지만, SUV 차량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코나는 7092대로 전년 동월보다 24.7% 증가했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6967대를 팔았는데, 작년 6월 383대로 집계가 시작된 뒤 한 달 판매량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아차 역시 SUV가 효자였다. 차종별 1위는 K3(포르테)이지만 SUV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작년 2월에 미국 현지에 출시한 텔루라이드는 올해 2월 6754대를 팔았다. 올해 1월보다 1405대를 더 팔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스포티지는 7934대로 전년 동월보다 17.2% 증가했고 이 외에 셀토스와 쏘렌토, 쏘울 등도 선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에서 중요한 도전을 앞두고 있는데, 역시 SUV차량이다. 올해 초 국내에서 선보인 제네시스GV80을 미국 현지에 투입해 판매량 증가와 고급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마크 델 로소 미국법인(HMA) CEO는 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여름 GV80을 북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성공을 자신한 바 있다. GV80이 팰리세이드나 텔루라이드처럼 미국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으면 입지 확대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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