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에스엘, '지배구조·실적' 확 바꿔놓은 합병 '매직'작년 에스엘라이팅 합병 완료, 실적 급격히 개선…'재무 브레인' 최병식 사장 부각
김경태 기자공개 2020-03-06 10:03:2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15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자동차부품사인 에스엘이 작년에 호실적을 거뒀다. 연결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뒷걸음질을 했던 수익성도 개선했다. 이는 작년 4월에 이뤄진 '에스엘라이팅'과의 합병 덕분이다. 이 계열사는 오너 일가 중 4세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후계 승계의 핵심으로 지목되던 곳이다. 미래 대권을 준비하는 동시에 실적을 향상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일어났다.에스엘은 올해 들어서도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는 등 재무적으로 중요한 이슈들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최병식 사장의 활약에도 눈길이 간다. 그는 에스엘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잇단 합병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최근 일 년 사이에 두 차례의 합병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재무구조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오너 4세 승계 핵심 '에스엘라이팅' 합병 효과, 실적 대폭 호전
에스엘은 2018년 12월 계열사 에스엘라이팅과의 합병을 공시했다. 당시 생산설비와 기술, 경영자원의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비용 절감을 통한 경영 효율성을 달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합병한다고 설명했다.
에스엘라이팅은 1987년 설립된 삼립전기가 모태로 자동차에 쓰이는 램프 등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에스엘과의 시너지 효과를 추구할 수 있지만, 합병은 후계 승계에 더 방점이 찍힌 것으로 해석됐다.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특히 오너 3세인 이성엽 사장의 장남인 이주환군 등이 주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스엘은 에스엘라이팅의 최대주주이기는 했지만, 2018년말 기준으로 지분 33.46%를 보유해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
당시 에스엘과 에스엘라이팅의 합병비율은 '1대12.5003152'였다. 이에 따라 에스엘라이팅의 주주들에게 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19년 4월 합병이 이뤄지면서 에스엘의 주주 현황이 크게 변한다. 기존에는 이 사장과 이충곤 회장 등 오너 2~3세가 주주로 있었다. 합병 후에는 주환 군과 그의 형제인 동환 군을 비롯한 오너 4세가 주주로 대거 진입했다.

에스엘그룹은 후계 승계에 속도를 내는 한편 실적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합병 후 에스엘라이팅의 실적이 에스엘에 그대로 잡히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수익성도 대폭 개선했기 때문이다.
합병이 완료되기 전인 에스엘의 작년 1분기 별도 매출은 17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0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하지만 작년 4월 합병이 완료된 뒤 반전을 이루기 시작했다. 작년 2분기 누적 별도 매출은 608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3318억원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단숨에 흑자로 돌아섰다.
실적 개선 기조는 지속됐고, 작년 3분기와 4분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에스엘은 이번에 잠정실적을 공시하면서 별도 매출만 공개했다. 작년 별도 매출은 1조4070억원으로 2018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합병 효과로 별도뿐 아니라 연결 실적이 폭발적으로 신장했다. 에스엘이 잠정 발표한 작년 연결 매출은 2조2590억원으로 전년보다 41.0% 늘었다. 작년 연결 매출은 사상 첫 2조원 돌파이자 역대 최대치다. 수익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16년 이후 2년 연속 악화했던 수익성이 반등했다. 영업이익은 472억원, 당기순이익은 869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2.1%, 순이익률은 3.8%로 각각 1.0%포인트, 1.9%포인트 상승했다.

◇'재무 브레인' 최병식 사장, 잇단 합병 순조롭게 진행 '안정적' 재무관리 눈길
에스엘 관계자 중 내부 회계, 재무, 자금 등에 관한 사항을 한눈에 파악하고 있는 임원으로는 단연 최병식 사장이 꼽힌다. 그는 1947년생으로 대구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영남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국세청에서 잠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 후 1979년 에스엘그룹에 합류했다.
그는 경리 등 자금 관리에 관한 업무를 맡으며 담당 임원으로으로 승진했고, 2005년부터 CFO가 됐다.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15년이 넘는 현재까지 CFO를 맡고 있다. 재무 수장인 그의 지휘 아래 에스엘과 에스엘라이팅 합병이라는 중요 이슈를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에스엘라이팅에 이어 추진해 온 다른 계열사 합병 작업도 순항했고, 올해를 시작하자마자 완료했다. 에스엘은 작년 10월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에스엘일렉트로닉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고, 올해 1월1일 합병이 마무리됐다. 합병비율은 1대0이었고,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이 사업적인 필요성에서 이뤄졌다.
최 사장이 최근 1년 내에 계열사 합병을 두 차례 진행하면서도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한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에스엘의 연결 부채비율은 2009년말 101.0%를 나타낸 뒤 한 번도 100%를 넘은 적이 없다. 2018년 말에는 67.3%로 전년 말보다 10.6%포인트 상승했지만, 작년 말 기준으로는 64.9%로 하락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상호관세 후폭풍]한숨돌린 삼성·SK? 중국·대만 여파에 보조금 협상 '고심'
- [이재용의 차이나 공략 키워드]가시적 미국 대응책 아직, 현대차와 다른 행보 눈길
- '삼성 상인' 이재용 회장의 밸런싱
- [삼성전자 리더십 재편]노태문 직대 체제 관전포인트, 후임자 육성·초연결 완성
- [삼성전자 리더십 재편]'직무대행' 노태문 사장, 대표 선임 유력·가전 통합 과제
- [이재용의 차이나 공략 키워드]조용히 확대한 카오디오 시장 입지, 점프업 꿈
- [이재용의 차이나 공략 키워드]주주 놀래킨 유증, '톱레벨 영업' 통해 진화 나섰다
- [이재용의 차이나 공략 키워드]미국 눈치보다 생존 먼저, 민감한 시기 '정면돌파'
- [이사회 모니터]삼성SDI, 대표·의장 분리 '다음으로'
- '미전실 출신' 문종승 삼성전자 부사장, 공백 메우기 '전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