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플랫폼업 리포트]'현금 부자' 아프리카TV, 'e스포츠'서 미래 찾다별풍선 20~40% 수수료 인식…최근 5년 새 보유 현금 '4배' UP

서하나 기자공개 2020-03-26 08:19:40

[편집자주]

플랫폼(Platform)이란 본래 기차 정거장을 뜻하는 용어다. 현재는 많은 이용자가 이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모바일 앱, 웹사이트 등을 통칭하는 의미로 더욱 널리 쓰인다. 구글, 애플, 아마존,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은 이미 일상 곳곳으로 침투한 지 오래다. 방송, 교육,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플랫폼과 배달, 운송 서비스 등으로 삶으로 스며든 각 분야 대표 플랫폼 기업의 현황 및 사업에 대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별풍선'은 아프리카TV의 핵심 수익원이자 현금 창출 창구다. 한때 플랫폼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99%를 차지하기도 했다. 든든한 수익원 덕분에 아프리카TV는 현금 부자가 됐다. 수년째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 중이며 낮은 부채비율과 높은 이익잉여금을 자랑한다.

아프리카TV는 미래 먹거리로 'e스포츠'를 점찍었다. 최근 500석 규모 e스포츠 경기장을 완공했다. 자체 e스포츠 리그를 개최할 계획도 세웠다. 품질 향상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매년 매출액 6~7%를 연구개발비로 지출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BJ 핵찌' 1억 별풍선에 숨은 진짜 수혜자

지난해 7월, 아프리카TV의 'BJ 핵찌'가 한 번에 120만개의 별풍선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이슈가 됐다. 별풍선 1개당 100원이니 무려 1억2000만원규모다. 모두 그녀의 '일확천금'에 집중했지만 아프리카TV의 수혜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플랫폼 제공 대가로 아프리카TV가 받은 수익이 진짜 수혜였다.

아프리카TV는 당시 BJ 핵찌 수익의 약 40%인 4800만원을 플랫폼 매출로 인식했다. 아프리카TV는 일반 BJ(40%) 베스트 BJ(30%) 파트너 BJ(20%) 등 BJ의 레벨로 구간을 나눠 별풍선 수입에서 20~40%의 수수료를 뗀다. BJ 핵찌는 당시 일반 BJ로서 수수료 40%를 제외하고 약 7200만원을 손에 쥐었다.

별풍선 수익의 상당 부분이 수수료로 나간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BJ로서 큰 손해는 아니다. 별풍선을 많이 받으면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결국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방송 콘텐츠 구조 덕분이다. '별풍선' 아이템은 아프리카TV라는 플랫폼과 BJ, 시청자를 모두 윈윈하게 만드는 아이템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별풍선과 구독 등 플랫폼 매출을 통해 전체 매출 대부분을 거두고 있다. 2019년 3분기 말 별풍선과 구독 등 플랫폼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77%를 차지했다. 2016년 플랫폼 매출과 광고 매출을 하나의 '뉴미디어 플랫폼' 매출로 인식했을 당시 비중은 99.20%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아프리카TV는 별풍선, 구독 등 기부경제 선물과 인원이 가득 찬 방도 바로 입장할 수 있고, 동영상 광고 없이 바로 방송 시청이 가능한 아이템 '퀵뷰' 등 유료 아이템 상품을 모두 플랫폼 매출로 구분하고 있다. 2017년 서울, 대구, 광주, 부산 등에 새롭게 오픈한 오픈스튜디오 매출과 인터넷 게임 및 사옥 임대 수익 등을 포함하는 기타 매출의 비중은 채 2%가 되지 않는다.

전자공시시스템.

◇남부럽지 않은 무차입 경영과 고수익

별풍선의 위력일까. 아프리카TV는 최근 5년 동안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차입하더라도 보유한 현금이 넉넉하다 보니 대부분 즉각 상환했다. 2016년 말과 2017년 말 차입금은 아예 발생하지 않았다. 2018년 말 11억원, 2019년 3분기 말 91억원 등이 일시적으로 발생한 차입금의 전부였다.

부채 비율도 계속해서 50%를 밑돌고 있다. 2015년 말 29.34%(부채 199억원, 자산 680억원)로 낮았던 부채비율은 2019년 말 46.59%(부채 876억원 자산 2057억원)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50%를 넘기지 않았다. 이 기간 아프리카TV의 평균 부채비율은 36.10%에 불과했다. 재무 구조가 상당히 건전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익잉여금을 쌓으면서 자기자본은 계속 늘었다. 2015년에서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최근 4년 새 보유현금은 171억원에서 742억원으로 4.3배가량 증가했다. 매년 이익잉여금을 차곡차곡 쌓은 덕에 이 기간 자기자본도 480억원에서 1164억원으로 늘어났다.

최근 몇년간 아프리카TV는 점차 수익성을 개선하는 흐름을 보인다. 2015년 매출 628억원, 영업이익 7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2.14%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매출 1679억원, 영업이익 367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21.88%로 9.73%P 증가했다. 순이익률은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5년 순이익 41억원으로 순이익률은 6.59% 수준이었다. 2019년은 순이익 342억원을 거둬 순이익률이 무려 20.35%였다. 5년 새 13.76%P 올랐다.

전자공시시스템, 아프리카TV IR 자료실.

아프리카TV는 매년 전체 매출의 약 6~7%를 금액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는 81억원 수준으로 매출액의 6.5%를 차지했다. 2016년 연구개발비는 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35%에 이르렀다. 이를 통해 가상현실 브로드캐스트 영상의 생성 방법, 영상중계법, BJ 중간광고법 등 지식재산권을 획득했다.

◇온·오프라인에 마련한 e스포츠 거점

아프리카TV가 'e스포츠'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e스포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제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2018년 11월 SBS와 공동으로 e스포츠 전문 채널인 'SBS-아프리카TV'를 설립했다. 약 1년 뒤인 2019년 7월에는 SK브로드밴드 IPTV에 이 채널을 선보였다.

2019년 2월 KT와도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KT의 10기가 인터넷을 활용해 1인 미디어 활성화를 지원하고 e스포츠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정기적인 리그 운영 및 공동 마케팅 등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이사(왼쪽)와 김원경 KT GiGA사업본부장이 2019년 2월 13일 서울 잠실 아프리카TV 오픈스튜디오 'KT 10GiGA Arena'에서 아프리카TV와 1인 미디어 활성화와 e스포츠 생태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KT 제공.

아프리카TV는 2018년 11월 자회사 아프리카오픈스튜디오의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아프리카오픈스튜디오는 아프리카TV의 e스포츠 오프라인 플랫폼 사업을 맡은 자회사다. 당시 투자에 참여한 스트라이커캐피탈매니지먼트는 e스포츠산업의 성장과 아프리카TV의 오프라인 플랫폼에 대한 시장 기대를 높게 평가했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아프리카오픈스튜디오는 2017년 2월 부산 서면에 아프리카TV의 첫 오픈 스튜디오 서면점을 시작으로 서울, 대구, 광주 등 총 4개 주요 거점 도시에 오픈 스튜디오를 열었다. 2월에는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지하 1층에 600평 면적, 500석 규모의 e스포츠 경기장을 완공했다. 이 시설에는 아프리카TV '프릭스' 소속 프로 게이머 '기인' 선수의 이름을 딴 PC방도 만들었다. 아프리카TV는 온라인 플랫폼에 이어 오프라인 플랫폼 기반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최근 콘텐츠 제작을 하는 데도 관심을 보인다. 그동안 아프리카TV의 주력 콘텐츠는 게임이었지만 최근에는 비게임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 자회사인 프리콩을 통해 영화, 드라마, 웹툰 제작사들과의 협업하며 새로운 기회를 물색 중이다.

정찬용 대표는 지난해 지스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몇 년간 e스포츠 분야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리더십을 갖춘 곳은 사실상 우리뿐"이라며 "영화, 드라마, 웹툰 등 여러 제작사와 협업해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고 자연스러운 변화의 모멘텀을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