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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퇴직연금 ETF 신탁 도입 "당일 매매 최우선" 연내 ETF 신탁 론칭 잇따를듯…운용업계 ETF 신탁 마케팅 '시동'

이돈섭 기자공개 2021-11-05 07:46:38
시중은행이 연내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신탁을 선보인다. 이와 관련 은행별 세부적 운영방안 마련 작업도 속속 마무리 단계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연내 퇴직연금 운용상품에 ETF 신탁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이달 중 해당 상품 운영을 위한 시스템 가동에 돌입, 관련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은행업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ETF 신탁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은행 내 ETF 실시간 매매 시스템 구축이 어렵게 됐으니 적어도 매매 주문을 받은 그날 반드시 장중 계약이 체결되게 하자는 부분"이라며 "업권 실무자들 사이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ETF 신탁 시스템은 증권사가 ETF를 매입하는 과정 앞뒤로 은행이 추가되는 구조다. 고객이 은행 채널에서 장중 매매 주문을 넣으면 증권사(LP)가 그날 받은 주문 일체를 종가로 일괄 체결하고, 전산 과정을 거쳐 고객 계좌 원장에 반영한다. 고객은 5~6일 뒤 거래 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오전 9시 주문을 넣으면 그날 오후 3시 반 매매가 이뤄지고 결과를 다음 주에 확인하는 것. 호가창을 보고 주문하면 바로 계약이 체결되는 증권사 방식과 차이가 있다. 늦은 오후나 이른 아침 등 폐장 상태에서 주문하는 경우, 시스템에 주문 내역이 쌓이고 다음 장 시초가 등에 따라 일괄 체결된다.

은행업권 관계자는 "주문과 매매 체결 시점에 시차가 존재할 뿐, 결과적으로 당일 매매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ETF 거래의 최대 장점 중 하나로 실시간 매매를 통해 환금성을 높인 것이 꼽히는 만큼,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실상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힘을 받고 있다.

현행법이 퇴직연금 이중비용 수취를 금지하고 있어 운용관리와 자산관리 수수료 외 ETF 매매에 따른 별도 수수료를 수취할 수도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ETF 신탁을 도입하는 것은 은행업권 내 공통 관심사"라며 "서로 협력하자는 분위기로, 은행별 시스템 차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별 LP를 누가 맡게 될지 정도 차이는 있을 테지만 어떤 ETF 상품을 가판대에 오를 것인가가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며 "각 은행별 비예금 상품위원회에서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ETF 상품들 중 수익률과 유동성,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대형 자산운용사 중심으로 은행 대상 ETF 마케팅도 힘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은행 예·적금 상품에 묶여있는 퇴직연금 적립금을 ETF로 이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운용업계 시각에서는 제법 큰 퇴직연금 시장이 새롭게 열리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라고 말했다.

현재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양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ETF 자산총액은 약 68조원.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두 운용사 점유율이 80%에 육박하고 있는 만큼, 이들 운용사 상품들이 주요 가판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을 필두로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실시간 ETF 매매 시스템 구축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지난 7월 초 '은행업권 실시간 ETF 매매 시스템 구축은 자본시장법 제98조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법령해석을 내리면서 그간의 노력이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ETF 시장 규모가 나날이 커지면서 퇴직연금 적립금을 본격적으로 빨아들이기 시작하자 은행업권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ETF 신탁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ETF 신탁은 은행 판매 창구에서 판매해 온 상품으로, 별도의 금융당국 허가를 받지 않아도 퇴직연금 가판대에 올릴 수 있다.

은행업권 관계자는 "ETF를 쉽게 매매할 수 있는 증권사로 퇴직연금 적립금이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또렷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면서 퇴직연금 운용상품 수요가 다양해졌고, 은행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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