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 쌍용C&E '장기 투자' 전략 배경은 리캡·배당 통해 엑시트 부담 경감, 환경자원사업 '업사이드' 여전
김경태 기자공개 2021-12-30 08:30:32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9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쌍용씨앤이(C&E)에 장기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앤컴퍼니는 쌍용C&E를 인수한 뒤 세차례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리캡)을 추진했고, 배당을 통해 투자금 상당액을 회수했다. 쌍용C&E가 지속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두고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급박하지 않은 상황이다.2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쌍용C&E 운용을 지속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조만간 방안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한앤컴퍼니의 기관투자가 변경 시도는 일반적인 PEF 운용사의 주식 보유 기간을 넘어선 장기 투자를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2012년 6월 법정관리에 있던 대한시멘트를 인수했다. 그다음 달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던 쌍용양회(현 쌍용C&E) 지분 9.3%를 436억원에 취득했다. 국내 시멘트 산업 재편을 주목한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경영권까지 넘봤다.
2015년 진행된 쌍용양회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2016년 4월 인수를 완료했다. 당시 경영권 지분 46.14%를 8837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유상증자 신주 인수와 2대주주였던 일본 태평양시멘트 보유지분 매입 등을 합쳐 총 1조4000억원 가량을 들여 지분 79.5%를 확보했다.
최초 주식 취득 시점으로 보면 약 10년, 경영권 인수 기점으로는 6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일반적인 PEF 운용사는 바이아웃 투자를 단행한 뒤 3~5년의 시간이 지나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지만 한앤컴퍼니는 더 멀리 내다보는 셈이다. 한앤컴퍼니가 장기 투자를 추진하는 데는 엑시트가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세차례 리캡을 통해 엑시트 부담을 줄였다. 2016년 4월 경영권을 인수할 때 인수금융 규모는 7800억원(한도대출 포함)이었다. 2018년 1월 차입규모를 2600억원 더 늘리는 첫 번째 리캡이 이뤄졌다. 2019년 2월에는 1조3000억원 규모의 두 번째 리캡이 단행됐다. 작년 4월에는 1조6000억원 규모로 진행했다. 인수금융 비중을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자본 재조정을 통한 자금 회수 수순을 밟을 수 있었다.
쌍용C&E는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뒤 한해도 거르지 않고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호실적으로 인한 이익잉여금 증가, 인수금융 조정 등을 기반으로 쌍용C&E는 고배당 기조를 이어갔다. 2017년 회계연도에 총 1056억원을 배당했다. 이듬해부터 매 분기마다 배당을 단행했다. 연결 기준 배당성향이 줄곧 100%를 상회했다. 배당금은 2018년 1870억원, 2019년 2123억원, 2020년 2217억원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고배당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3분기까지 총 1658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101%다. 내년 초 2021년 회계연도 결산배당까지 이뤄진다면 배당총액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2000억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엑시트 부담을 크게 경감시킨 상황에서 쌍용C&E의 상승잠재력(Upside Potential)이 여전히 크다는 점도 장기 투자 배경으로 꼽힌다. 한앤컴퍼니는 쌍용 C&E를 인수한 뒤 시멘트사업과 무관한 계열사를 매각했다. 쌍용에너텍, 쌍용머티리얼, 쌍용정보통신 등을 외부에 팔았다.
인수 초반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며 체질 개선을 이룬 뒤 최근에는 본업과 시너지가 가능한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사업부문 중 순환경제를 맡는 환경자원사업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수 직후 약 1150억원을 들여 친환경 폐열발전 설비를 구축했다. 관련 사업을 담당할 '그린에코솔루션'을 세운 뒤 950억 원을 투자했다. 그린에코솔루션은 자금을 활용해 폐기물 처리 업체를 잇따라 인수했다.
한앤컴퍼니의 적극적인 투자로 쌍용C&E의 환경자원사업은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343억원으로 작년 연간 매출(1189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850억원으로 쌍용C&E 전체 영업이익의 4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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