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07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에서 두산건설은 '전통의 강호'로 꼽힌다. 1960년 동양맥주가 전액 출자해 만든 동산토건이 모태로 60년 넘게 건설시장에서 맹활약했다. 한때 시공능력평가에서 10위에 랭크되기도 했다.하지만 말 그대로 '전통'의 강호이지 '현재'의 강호는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난을 겪는 동안 시평 순위는 갈수록 낮아졌다. 작년에는 28위다.
지난해에는 그룹과 결별하는 일도 생겼다. 두산그룹 오너 일가의 두산건설에 대한 애착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채권단 내부에서 두산그룹 재무구조개선약정의 마지막 퍼즐로 두산건설 매각을 지목하면서 결국 경영권을 외부에 넘길 수밖에 없었다.
매각 구조에도 두산그룹의 아쉬움이 묻어난다. 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두산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만든 투자목적회사에 현금·현물출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매수권도 가졌다.
하지만 최근 새 주인이 잇단 과감한 행보를 펼쳐 두산건설 내부에 적잖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선 큐캐피탈파트너스의 권경훈 회장은 두산건설 인수 직후 속도감 있게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사회에도 인수자 측이 다수를 차지해 경영과 이사회를 모두 장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선순환 구조' 장착 시도다. 두산그룹에 속했던 당시에는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계열사에서 자금 지원을 받았다. 그룹 내부에서도 '밑 빠진 독'이라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구성원들의 자신감은 떨어졌다. 결국 임직원들은 방어적인 자세로 업무를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새 주인 체제에서 상황이 변했다. 사고방식의 전환이 주문되고 있다. 과거에 사실상 차단됐던 새로운 시도들이 내부에서 지속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한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방안을 다듬고 있다. 향상된 영업력과 마케팅을 결합해 수주량을 늘리고 실적과 재무 개선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지키고 아끼던 시기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사고의 흐름이다.
대규모 인력 채용도 새바람을 불어넣을 요인이다. 두산건설은 그간 경영이 어려워 새로운 직원을 뽑기 어려웠다. 역피라미드 구조, 인재 유출은 분위기가 침체된 원인 중 하나다. 현재 진행 중인 상반기 신입 및 경력직 공채를 통해 총 1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이슈인 '안전'도 챙기고 있다. 올 1월 최고안전책임자(CSO)를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 안전에 관한 전권을 부여했다.
지난 10여년 간 빠졌던 부진의 늪은 깊었다. 늪을 빠져나오자 과거 어깨를 나란히 했던 건설사들을 올려다봐야 하는 '도전자' 위치로 변했다. 신흥 중견건설사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다행인 건 주택브랜드 '위브'의 힘이 남아 있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건설이 새 주인과 호흡을 맞춰 건설업계 '현재의 강호'로 거듭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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