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3월 21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SM엔터테인먼트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한도를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을 막판 추가했다. 감사선임 주주제안을 단행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대주주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정관 변경은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 만큼 표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통해 오는 31일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할 안건을 두 개 추가했다. 이번에 추가된 안건은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사내이사 최정민 선임의 건’이다. 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해야 하는 법정시한인 주주총회 2주 전의 말일에 안건이 추가됐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추가된 두 개 안건에 대해 모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먼저 최정민 사내이사 선임건의 반대 이유로는 최 사내이사 후보가 △S.M. True Co.,Ltd. 이사 △SM엔터테인먼트 Global Business Center 센터장(이사) △드림어스컴퍼니 기타비상무이사 등 3개 회사에 몸담고 있는 만큼 과도한 겸직이 우려되는 점과 현재 시점에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추가된 이유가 불명확하다는 점을 들었다.

무엇보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강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부분은 정관 일부 변경안이다. 특히 이사회 결의로 제3자배정으로 발행할 수 있는 신주의 수량을 발행주식 총수의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부분이 주주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한도 상향 조정에 대해 SM엔터테인먼트 측은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한 자금조달 범위 확대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대주주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SM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인 이수만 프로듀서는 보유지분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 프로듀서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은 18.53%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향후 새로운 대주주가 지배력 강화의 목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거나 SM엔터테인먼트에 불리한 비율로 합병을 단행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이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실시할 수 있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범위가 넓어지면 그만큼 대주주 추가 직접출자나 일명 ‘백기사’ 역할을 할 우호세력 초청을 통해 결과적으로 대주주 지배력 강화가 용이해진다. 반대로 기존 주주가치는 희석효과로 훼손될 수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이사회를 견제하기 위해 독립적인 감사후보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실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SM엔터테인먼트의 재무상태를 고려하면 애초 유상증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해말 연결 기준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순현금이 447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조8000억원 수준의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이 20%를 웃돌아 다른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대비 높다고 보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주주총회 안건 확정시한 말일에 안건을 추가한 의도를 의결권 행사를 방해할 의도로 보고 규탄하면서도 부결을 자신하고 있다. 정관 변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대상이다. 특별결의 가결에는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해 출석주주 의결권의 2분의 1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한 보통결의보다 요건이 까다롭다.

다만 주주총회 안건이 추가된 만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의결권 위임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안건 추가 직후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전자위임장 재수령 절차를 발빠르게 진행했다. 서면위임분에 대해서도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 전까지 재확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아직 위임 의사를 밝히지 않은 주주들을 대상으로 신규 위임장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주총회 불과 2주를 앞두고 안건을 변경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의결권 위임장 재확보 등 의결권 행사를 방해할 의도로 판단하고 있다”며 “특히 정관 일부 변경안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관련해 이사회 권한을 과도하게 확대하면서 대주주 지배권 강화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어 반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