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호황에 웃는 기자재회사]'성공적 변신' HSG성동조선, 적자탈출 과제⑦선박 블록 수주 내년 작업분까지 밀려, 원재료비 부담에 영업손실은 172억→520억
강용규 기자공개 2022-04-08 07:38:47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6일 13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SG성동조선(옛 성동조선해양)이 선박용 블록 제작회사로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 호조에 힘입어 블록 물량도 충분히 확보했다.지난해 원재료비 부담이 커져 적자가 확대된 것은 ‘옥의 티’다. 당분간 일감은 풍족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 흑자 전환도 결국 원재료비 안정화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6일 HSG성동조선에 따르면 2021년 매출 681억원을 내 2020년보다 146% 급증했다. 새로운 본업인 블록 제작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
성동조선해양은 2018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4차례에 이르는 매각 시도 끝에 2020년 5월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HSG성동조선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와 함께 신조선(새 선박을 건조하는 것)에서 대형선박용 블록 제작으로 사업도 전환했다.
당시 HSG성동조선은 2017년 이후 신조선 일감이 끊겨 선박 수주시장에서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었다. 반면 2년에 가까운 법정관리 기간에도 핵심 인력들은 절반씩 교대로 무급휴직을 실시하며 버틴 덕에 기술력만큼은 남아 있었다. 이에 대형 조선사들의 생산기지로 역할을 바꿔 정상기업으로 돌아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변신은 대형 조선사들의 비용 절감 움직임과 맞물려 효과를 봤다. 통영의 HSG성동조선이 블록 제작기지를 자처하자 인근 거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블록 제작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HSG성동조선의 존재에 힘입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중국 닝보의 블록 기지인 닝보(영파)법인의 철수를 결정했고 대우조선해양도 중국 산둥의 블록 생산법인 DSSC의 매각 방침을 세웠다. 거제의 2사뿐만 아니라 울산의 현대중공업도 HSG성동조선에 블록 외주를 문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HSG성동조선은 수주잔고를 넉넉하게 채웠다.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유동부채에 선수금이 295억원 잡혀있을 뿐만 아니라 비유동부채에도 50억원의 장기선수금이 기록돼 있다.
HSG성동조선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확보한 일감이 올해 작업분을 넘어섰다”며 “내년으로 밀린 블록 작업분의 선수금을 비유동부채로 분개해 재무제표에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SG성동조선은 올해와 내년 블록 수주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공산이 크다.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는 2021년 458억달러어치 선박을 수주해 2020년 합산 수주실적 212억달러를 2배 이상으로 웃돌았다. 이 선박들에 쓰일 블록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발주된다. 게다가 3사는 올해도 1분기만에 합산 목표 353억달러를 40%가량 채웠다. 올해 수주선박의 블록 발주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부터다.
남은 과제는 이익 창출이다. HSG성동조선은 지난해 영업손실 520억원을 내 적자 규모가 201% 확대됐다. 선박 블록의 원재료인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의 가격이 기존 60만원에서 110만원까지(조선3사 공급 기준) 치솟았던 탓이다. HSG성동조선이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2017년 300억원이 마지막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어 HSG성동조선도 당분간 일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후판 등 원재료비만 안정을 찾는다면 적자탈출도 꿈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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