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클라우드, 공공부문으로 반격 나섰다 [막 오른 국내 클라우드 산업]①3년뒤 국내 시장규모 11조원… 정부·금융권 중심으로 ‘파고들기’ 전략
황원지 기자공개 2022-08-10 10:24:09
[편집자주]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태동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시장규모가 가파르게 커졌다. 2025년까지 국내는 11조원, 글로벌 시장은 1100조원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KT,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들도 잇따라 사업부문을 분사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섰다. 기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이 대부분 선점한 시장을 파고드는 토종 클라우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5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시장의 기존 강자인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국내 대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통적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점유했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영역까지 토종 기업들이 넘보고 있는 상태다.공공·금융기관 클라우드 전환으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다. 보안 문제로 해외 기업에는 맡기지 못하는 공공 정보들이 국내 대기업의 먹거리가 됐다. 이미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네이버클라우드에 이어 올해 KT와 NHN이 클라우드 사업부를 분사했다. 인프라 구축을 위한 데이터센터도 지방 곳곳에서 완공 예정에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점유한 국내 클라우드 시장
클라우드 시장은 재작년 코로나로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크게 성장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2025년 1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3조3000억원 규모에서 올해 4~5조원대로 성장했다.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약 600조원에서 2025년 1000조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 시장은 대부분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점유해왔다. 차례로 글로벌 점유율 1~3위를 차지하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Azure), 구글의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이 시장의 90% 이상을 가져갔다. 2000년대 중반, 일찍부터 뛰어들어 이미 완성형인 서비스가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어서다.
국내 시장 파이도 글로벌 기업들이 확보했다. 지난해 KT·네이버·NHN 클라우드가 각각 올린 매출을 모두 합치면 약 1조원대다. 반면 AWS는 단독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조단위 이상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MS의 애저는 오피스를 포함한 매출을 약 5000억원~6000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 시장의 대부분을 아마존과 MS가 가져간 셈이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사기업의 경우 호환성이나 비용절감 등을 고려해 글로벌 기업을 먼저 고려한다”며 “아무래도 업력이 오래돼 제공 서비스가 다양하고 안정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행안부 9000억원대 공공 클라우드 사업, 반격 카드 되나
국내 기업들의 반격 카드는 공공부문이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까지 정부 IT시스템 중 절반을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행정·공공기관 클라우드 전환사업’을 진행한다. 재작년 시작해 현재 2차 사업 착수를 앞뒀다. 5년간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 규모는 약 8600억원대다. 이외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투입하는 979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전환 사업도 먹거리 중 하나다.
공공부문이 국내 기업의 놀이터가 된 건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때문이다. CSAP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권고하는 정보보호 측면의 관리적, 기술적, 물리적 보호 조치사항으로 14개 분야 117개 항목의 준수 여부를 평가한다.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CSAP를 필수적으로 획득해야 한다.
CSAP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공시장 진입을 막는 요소다. CSAP를 획득하려면 국내에 물리적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 물리적 망분리를 진행해야 하는데,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준수하기 어렵다. 실제로 CSAP를 획득한 국내 기업은 33개에 달하는 데 비해 글로벌 기업은 한 곳도 없다. 다만 대부분 국가들이 공공클라우드의 경우 보안을 이유로 자국 사업자들에게 맡긴다.
재작년부터 진행한 공공클라우드 전환 사업도 국내 기업이 모두 가져갔다. 1차사업의 CSP는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가 각각 공공기관 9곳과 4곳, 3곳을 가져갔다. 2차 사업은 세 회사가 7곳, 7곳, 2곳으로 나눠가졌고 3차 사업자 선정에서는 KT클라우드가 선전해 7곳을 가져갔다. 이외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가비아가 각각 한 곳의 공공 사업을 수주했다.
◇보안 규제 완화에 금융권도 기웃… 먹거리 확대되나
금융권도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새로운 고객군 중 하나다. 금융산업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면서 클라우드 구축 수요가 커졌다. 핀테크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은행·보험사·증권사 등 전통 금융권 기업들의 대응 전략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권은 최근 클라우드를 하이브리드 구성에서 멀티클라우드 체제로 전환중이다. 온프레미스(IT인프라를 기업 내부에 구축하고 시스템을 운영)와 단일 CSP를 선정해 두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을 하이브리드 구성이라 한다. 이 경우 선정한 단일 클라우드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응이 어려운 등의 문제가 있다. 때문에 대부분 기업들은 최근 여러 CSP를 함께 이용하는 멀티클라우드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2023년부터 규제가 완화되면서 금융권 클라우드 전환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및 감독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141개에 이르는 CSP 평가 항목이 54개(비핵심 업무의 경우 16개)로 평가한다. 비핵심 업무의 경우 CSP 선정이 쉬워지면서 클라우드 전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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