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은 지금]'피할 수 없는' 주가하락, '힘겨운' 주주가치 제고③자사주 약 800억 매입, '소각'은 안해...배당 여력 충분치 않아
남준우 기자공개 2022-10-20 13:31:37
[편집자주]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며 고공행진하던 키움증권이 올해 들어 고비를 맞고 있다. 증시 한파에 시장거래대금이 급감, 리테일 비즈니스 위주의 키움증권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온라인 위주의 무점포 전략 역시 수익성 훼손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안착을 못하고 있다. 더벨은 키움증권이 직면한 상황을 짚어보고 당면 과제와 해법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8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던 키움증권도 휘청거리고 있다. 작년에 최고점을 찍었던 주가가 불과 1년 사이에 절반 이하 가격으로 뚝 떨어졌다. 3분기 실적 악화도 분명한 상황이라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목 하에 올해 약 8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나 효과는 미미하다. 실적 악화라는 벽을 넘기도 힘들 뿐더러 실제 주가 반등을 위해 필수적인 '자사주 소각' 소식은 아직이다. 주주들을 위해 작년처럼 통 큰 배당금을 쏘기도 힘든 실정이다.
◇주가, 1년 사이에 50% 이상 하락
금융정보분석 에프엔가이드는 국내 6대 증권사가 올 3분기에 총 94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3억원) 대비 52.93% 감소한 수치다. 증시 악화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한과 동시에 보유 채권 평가손실도 확대된 탓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전체 평균 목표주가도 약 14% 하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작년부터 꾸준히 주가 하락세를 보이던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최근 주당 12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의 주가는 2020년 3월 최저점(주당 5만원)을 찍은 이후 작년 1월 최고점(16만7500원)에 도달할 때까지 꾸준히 상승세였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약 4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던 작년 6월에도 주가 변동성은 크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는 주가 하락이 눈에 띄게 가팔라지고 있다. 17일 키움증권의 주가는 주당 7만7400원으로 마감됐다. 불과 약 1년 사이에 50%가 넘게 빠진 셈이다. 실적 악화에 따라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3분기에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엔가이드는 키움증권의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전망치를 -38.05%로 예상했다.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낸 이유다. 키움증권은 올해 들어서만 이례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50만주(439억5000만원)에 이어 5월에는 40만주(348억4000만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매입 규모만 총 787억9000만원이다. 2019년 이후 약 3년 만의 자사주 매입이었다. 2019년에는 50만주를 총 405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세 번에 걸쳐 총 1193억4000만원을 매입한 셈이다.
◇자사주 소각은 '아직'…고배당도 힘들 듯
효과는 미미하다. 자사주 매입이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아직 실행되지 않았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다시 매각한다면 유통 물량이 늘어나면서 자사주 매입효과가 사라진다.
일반 주주나 소액 주주 입장에서 본다면 크게 이득이 될 것이 없다는 평가다. 배당금에 사용할 재원이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들어가는 만큼 고배당 정책을 펼치기에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2019년 자사주 매입 때도 소각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고배당주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작년에는 역대급 실적 덕에 사상 최초로 1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설정했다. 작년에 연결기준 매출 5조8661억원, 영업이익 1조20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4조5196억원)은 29.79%, 영업이익(9689억원)은 24.76% 증가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우선주 투자자의 경우 비교적 높은 배당 수익을 얻었다. 제3차 RCPS의 경우 우선배당률이 3.9%로 다소 높다. 보통주의 경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작년 현금배당수익률은 3.21%로 전년(2.41%) 대비 0.8%p 증가에 그쳤다.
한 시장 관계자는 "주가가 다시 활기를 띠기 위해선 자사주 매입에 그쳐서는 안되고 자사주 소각도 수반돼야 한다"며 "증권사의 경우 최근 실적 악화 때문에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고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실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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