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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M&A, 처리업체 저물고 수집업체 뜨는 이유는 폐기물 처리단가 하락세 지속, 반면 수집업체는 해외 급성장 사례 등장

감병근 기자공개 2022-11-14 08:38:57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1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폐기물업계 인수합병(M&A)의 무게중심이 소각, 매립 등을 맡는 처리업체에서 수집·선별업체로 옮겨 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소각, 매립단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폐기물 처리업체들은 기존처럼 높은 몸값을 인정받기가 어려워졌다. 반면 폐기물 수집·선별업체는 기업가치가 급등한 해외 사례 등으로 인해 주목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1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폐기물업계의 주요 투자자들은 최근 폐기물 수집·선별업체 M&A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전략적투자자(SI) SK에코플랜트를 포함, 폐기물업계 전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VL인베스트먼트 등이 관련 투자를 지속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폐기물업계 M&A는 그동안 처리업체 위주로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수집·선별업체 쪽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광진수지, 원폴 등이 새 주인을 맞이했고 수퍼빈, ACI 등도 투자유치에 성공했거나 이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폐기물 처리업체에 대한 투자는 올해 크게 줄었다. 작년만 해도 15여개의 폐기물 처리업체들에 대한 손 바뀜이 일어났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코어엔텍, EMK, 제이에이그린 매각 등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M&A가 없다. 이 3건의 거래 역시 작년부터 추진됐다.

폐기물 처리업체에 대한 관심이 식은 주요한 요인으로 소각, 매립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폐기물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립단가와 소각단가는 전년 말 대비 8%가량 떨어졌다. 매립단가 하락은 최근 대규모 매립장의 잇따른 확충, 소각단가 하락은 시멘트업체와 경쟁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경기 불황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익성 반등 시점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도 악재다. 폐기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업폐기물은 경기에 따라 배출량이 크게 좌우되는 특징이 있다. 경기 불황으로 산업폐기물 배출량이 줄면 내부 경쟁 격화로 폐기물 처리단가는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폐기물업계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수집·선별업체 쪽으로 쏠리고 있다. 수집·선별업체들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해외에서 기업가치가 급등한 사례가 나왔다는 점도 최근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해외 폐기물 수집·선별업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곳은 노르웨이의 ‘톰라(Tomra)’를 꼽을 수 있다. 톰라는 폐기물 수집·선별 및 재활용 설비를 제작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업체로 지난해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1500억원 가량을 기록했다.

최근 시가 총액은 7조원 수준으로 2018년부터 주가가 급등했다.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60배 이상이다.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인해 미국 최대의 폐기물 처리업체인 ‘웨이스트매니지먼트(Waste Management)’보다 주식시장 내 평가가 더 높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책 변화 등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도 톰라와 비슷한 성공 사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톰라는 기업가치가 IT업계 최선호주인 아마존, 구글, 애플 등과 비교되는 수준”이라며 “국내에서도 재활용 정책 확대로 인해 수집·선별업체가 급격히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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