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PF 리스크 점검]HDC현산, 조정 우발채무 4000억 '현금은 1.4조'2조대 자금보충 사업장 대부분 착공 및 분양 진행
정지원 기자공개 2022-11-16 07:35:43
[편집자주]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시장 호황기 공격적으로 사업 기회를 늘렸던 건설사들은 걱정이 많다. PF 우발채무가 늘어난 가운데 착공 지연, 분양 악화 등으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의 PF 우발채무 규모와 재무 대응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4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는 2조원으로 나타났다. 시행사 사업비 대출에 대한 지급보증에는 나서지 않았다. 다만 도급사업을 진행하는 유동화회사에 제공한 자금보충 규모가 대부분을 차지했다.실질 PF 우발채무는 4200억원 정도다. 자금보충 규모가 큰 사업장 대부분이 착공 상태인데다 분양률이 100%에 달하는 곳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우발채무 규모는 급감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보유 현금으로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
◇시행사 지급보증 없지만 도급사업 자금보충 '2조'
HDC현대산업개발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PF 대출에 대한 지급보증 금액은 1조1880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두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제공한 신용보강에 해당한다. 시행사의 도급 및 개발사업에 대한 신용보강 건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PF 우발채무에 속하는 지급보증 금액이 없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과 신용평가사는 PF 우발채무를 산정할 때 정비사업을 제외하고 있다. 조합이 토지를 소유하고 있고 분양률도 뒷받침되기 때문에 리스크가 낮다는 이유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변형된 신용보강 형태인 자금보충 규모가 큰 편이다. 상반기 말 기준 총 2조2080억원가량의 자금보충 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이 중 약 2조원이 도급 및 개발사업에 대한 신용보강 액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HDC현대산업개발의 PF 우발채무는 도급 및 개발사업 자금보충 규모인 2조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지급보증, 채무인수와 같이 시행사에 직접 제공하는 신용보강은 아니지만 리스크는 동일하다고 여겨진다. 자금보충은 PF 유동화 회사인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신용보강으로 기한이익상실, 채무불이행, 상환재원 부족 등 사유 발생 시 부족자금을 SPC에 대여하는 형태다.
◇실질 우발채무 4000억…착공 사업 위주, 분양 성과 우수
절대적인 규모로 보면 적지 않은 수준이다. 현대건설, 롯데건설, 태영건설 등이 2조원 안팎의 PF 우발채무를 쥐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우발채무 규모가 가장 큰 곳들로 꼽힌다.
다만 실질 리스크를 따지면 PF 우발채무 규모가 4분의 1가량으로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착공 여부, 분양 성과, 만기 구조 등을 따져 조정 PF 우발채무를 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42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자금보충 사업장 대부분 착공 상태인데다 분양 성과도 우수한 상태다. 상반기 말 연결기준 신용보강 금액이 1000억원 이상인 SPC는 △해피와이제오차(2246억원) △한강블루제이차(2000억원) △뉴스타도안제일차(1600억원) △엠에이에스속초(1060억원) 등 4곳이다.
해피와이제오차는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65-154 일대에서 '용산철도병원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착공한 곳이다. 올해 8월 말 2246억원 규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환을 완료한 상태다. 용산은 서울에서도 개발 사업성이 우수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강블루제이차는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353-23 일원에서 '고덕 강일지구 유통물류단지 1BL 복합시설 신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초 원금 2000억원 대출채권을 기초로 ABSTB 차환 발행을 완료했다. 다음 만기는 내년 1월이다. 지난해부터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 청약을 시작해 분양률 100%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다만 PF 유동화증권의 상환 및 차환 현황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별 리스크는 낮지만 만기구조가 짧은 탓이다. 상반기 말 기준 6개월 이내 만기 도래 프로젝트 비중이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가는 평가1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안전 관련 이슈 등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자본시장 접근성이 경쟁사에 비해 제한적"이라며 "PF 유동화증권의 차환이 차질을 빚을 경우 현금성자산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성 자산은 충분한 상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상반기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4180억원을 기록했다. 리스크가 큰 조정 PF 우발채무 4200억원의 세 배 이상에 달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44.4%로 나타났다. 건설업계에서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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