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는 지금]'부실채권 정리'에서 국가자산 관리 '플랫폼'으로①산업은행 자회사 성업공사가 모태…경제위기 때마다 역할 확대
김서영 기자공개 2022-11-28 08:34:59
[편집자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IMF 외환위기, 2002년 신용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가적 경제위기의 최전선에서 금융 안전망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국가자산을 통합 관리하는 '리딩 플랫폼'이란 비전을 밝히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올해 또 한 번 유동성 위기를 맞은 가운데 캠코의 역할에 이목이 집중된다. 더벨이 캠코의 현 상황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4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우리나라 금융산업과 역사를 함께 한다. 60년의 세월 동안 부실채권 관리에서 국가 자산 관리까지 그 역할이 변화해 왔다. 금융 당국의 필요에 의해 세워진 뒤 독자적인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쳤다.캠코는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승계한 부실채권(NPL)과 비업무용자산을 정리하기 위한 전담기구로 탄생했다. 이를 시작으로 가계 및 기업 지원, 국·공유 재산 개발 등 공적 자산관리전문기관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3월 ‘국민에 안정을, 기업에 활력을, 국가자산에 가치를 더하는 리딩 플랫폼’이란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모든 영역의 국가자산을 관리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산은 자회사→배드뱅크→가계지원'...국가적 경제위기 속 역할 '확대'
캠코의 모태는 성업공사다. 성업공사는 1962년 산은 산하기관으로 출범했다. 금융기관 연체 대출금 회수업무를 수행하던 공기업이었다. 산은의 NPL을 인수한 뒤 이를 회수하는 게 주된 업무였다.
1970년대 들어서 성업공사의 기능에 변화가 시작됐다. 산은이 보유한 NPL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으로 범위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1973년 '금융기관의 연체대출금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개정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금융기관보유 특수채권 회수위임 △금융기관 여신거래 기업체 소유 비업무용재산 매각 △국유재산법 시행령 개정 및 국가귀속 청산법인의 청산업무 개시 등 종합 부실자산정리기관의 면모를 갖춰갔다.
경제위기는 캠코의 역할을 고도화하는 계기가 됐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금융기관 부실자산 등의 효율적 처리 및 성업공사 설립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이른바 '캠코법'은 한시적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과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정리에 초점을 맞췄다. 캠코는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나 채권을 사들여 처리하는 '배드뱅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캠코는 도산기업 채권을 관리하며 급성장해 1999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경제위기는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2002년 신용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가적 위기가 연달아 들이닥쳤다. 이 때마다 캠코의 역할은 커졌다.
2004년 캠코는 부실채권을 인수해 채무조정 등을 지원하는 금융취약계층 지원프로그램 '한마음금융'을 설립했다. 이듬해인 2005년에는 금융회사 부실채권 인수 후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제2차 금융취약계층 지원프로그램 '희망모아'를 출범시켰다. 30여개 시중은행으로부터 약 13조7000억원의 NPL을 인수해 채무조정에 나섰다.
2008년에는 '신용회복기금'을 조성했다. 연체 채무자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다. 2013년 신용회복기금은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하자 '국민행복기금'으로 명칭을 바꿨다. 캠코가 1997년부터 채무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적 재기를 지원한 저신용·저소득층은 모두 288만명에 달한다.
캠코는 이러한 채무조정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취약계층의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취약가계 재기지원 전문기관으로 발돋움했다. 단순히 NPL을 대량 매입해 처리하는 것을 넘어 가계경제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캠코의 세 번째 탈피는 2019년에 캠코법이 개정되며 이뤄졌다. 법정자본금을 3조원으로 상향하는 법률 개정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캠코의 존립 근거가 되는 법률 목적 조항에 ‘가계·기업 재기지원과 공공자산 가치 제고’가 반영됐다. 캠코의 역할이 법적으로 확대된 순간이다.
또한 국·공유 재산의 개발 근거를 명확히 해 공적 자산관리전문기관의 제도적 기반도 공고히 했다. 업무 조항도 △가계 △기업 △공공 부문으로 체계적으로 정비했다. 이로써 어려움에 처한 가계와 기업에 대한 지원 기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올해 10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부실차주 또는 부실우려차주를 대상으로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이 출범하는 데 토대가 됐다.
캠코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산 규모도 커졌다. 2009년 캠코 자산은 2조7883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자산 규모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7년에는 3조511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캠코의 자산은 7조2022억원으로 2017년 이후 4년 만에 자산이 두 배 성장했다.
캠코의 투자와 공적자금 회수율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투자 계획 달성률은 104%로 나타났다. 당초 1조6248억이었던 투자 계획과 비교해 투자 실적은 1조6906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적자금 회수 계획 달성률은 지난해 12월 말 125%를 기록했다. 회수 실적이 1조913억원으로 나타나며 회수 계획(8730억원)을 웃돌았다.
캠코는 "기업지원펀드 및 선박펀드 사업의 투자 확대 등을 통해 투자와 회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며 "공공 원자재 수급 난항 등 외부환경에도 철저한 공정 관리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상호금융권, 대부업 자회사 출자 '러시'
- [여전사경영분석]한투캐피탈, 신규 영업 확대에 분기 '흑자 전환'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한도 '1억' 눈앞…관건은 예보료율
- 산은캐피탈, 신임 부사장에 안영규 전 부행장
- 유재훈 예보 사장 "마지막 임기 중대 과업 완수할 것"
- 한화생명에 안긴 한화저축, 리스크 관리 고삐쥘까
- ST인터내셔널에 안긴 웰컴캐피탈, 이사진 '새판짜기'
- 하나캐피탈, 인니 리테일 영업 확대 '드라이브'
- [2024 이사회 평가]넥센타이어, 높은 참여도에도…평가체계 '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