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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지각변동]'락인' 노린 쿠팡플레이, 스포츠로 판 흔들었다⑤'쿠팡 와우' 생태계 강화, 900만 유료회원 묶어…아마존과 유사 행보

김슬기 기자공개 2022-12-21 09:49:37

[편집자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토종 OTT의 생존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티빙이 KT시즌을 합병하면서 판을 뒤흔들고 있고 SK스퀘어와 지상파 연합인 웨이브 역시 고군분투하고 있다. 왓챠는 자금조달에 힘을 쓰고 있다. 국내 토종 OTT를 중심으로 각 사의 현 상황과 향후 사업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플레이는 국내 여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시작점이 다르다. 웨이브나 티빙이 통신사나 미디어 기업 간 결합으로 만들어졌다면 쿠팡플레이는 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이 만든 무료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다. 쿠팡의 월정액 서비스인 쿠팡 와우 멤버십을 가입하면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시작점이 다르기 때문에 전략도 다소 다르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보다 각종 스포츠의 독점 중계권을 따내면서 스포츠 팬들의 필수 OTT로 포지셔닝했다. 이 같은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쿠팡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박대준 각자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쿠팡플레이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OTT, 커머스 강화 전략으로 낙점…김성한 총괄 진두지휘

쿠팡플레이가 론칭된 시점은 2020년 12월이다. 이미 그해 7월 싱가포르의 OTT 서비스인 훅(HOOQ)을 인수하면서 정해진 수순이었다. 훅은 2015년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인 싱텔과 소니픽처스, 워너브라더스의 합작사로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했다. 2020년 3월 청산됐던 만큼 인수가가 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플레이는 김성한 총괄 디렉터가 주도해온 사업이다. 그는 1987년생으로 프랑스 그랑제콜 파리 정치학교 시앙스포 학사, 영국 런던정경대(LSE) 석사과정을 밟았다. 김앤장, 엔씨소프트, NHN 등을 거쳤고 2016년 쿠팡 프로덕트 오너(PO)로 입사했다. 이후 2018년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9년 재입사했다. 2020년 8월부터는 쿠팡플레이 총괄 디렉터를 맡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별도법인이 아닌 내부 서비스 중 하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신사업(Developing Offerings)은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핀테크 등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 와우 회원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 쿠팡의 유료 가입자수를 잡아두는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은 2019년 초 론칭됐고 무료 배송·반품, 로켓프레시 새벽배송, 로켓직구 무료배송, 와우 전용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출시 당시에는 월 2990원으로 가격이 책정됐지만 쿠팡플레이 론칭 후 1년이 지난 시점에는 월 4990원으로 가격을 상향조정했다. 커머스 뿐 아니라 콘텐츠까지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가격저항을 낮췄다.

또 올 3분기 쿠팡은 흑자전환에 성공, 2014년 로켓배송 론칭 후 8년 만에 첫 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신사업 역시 적자 규모가 줄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신사업은 4억9508만달러(약 64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전년 동기대비 18.5% 성장했다. 조정 상각전영업이익(adjusted EBITDA)은 같은 기간 마이너스(-)2억2715만달러(약 2950억원)에서 -1억6972만달러(약 2200억원)로 25% 가량 축소됐다.

◇'아마존 판박이' 스포츠 독점 중계로 틈새 공략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여타 OTT가 유료 가입자수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쿠팡플레이는 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와우 멤버십 회원수는 900만명을 넘어섰다. 단순 계산해도 쿠팡플레이의 잠재고객이 900만명인 셈이다.

단순 이용고객이 충성고객으로 거듭나게 되면 쿠팡이 진행하는 전 사업군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미국의 아마존의 성장전략을 충실하게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아마존 역시 빠른 배송을 기반으로 유료 고객을 확보했고 이후 쇼핑, 음식 배달, OTT까지 시장을 확장했다.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2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성장 전략도 아마존과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마존은 2018년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3년간 중계했고 미국 미식축구나 메이저리그, 여자농구 등을 공개하면서 재미를 봤다. 쿠팡플레이 역시 2020년 12월 출범 후 꾸준히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독점 제공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1년 1월 52만명이었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10월말 기준 354만명으로 성장했다.

*출처=쿠팡플레이

현재 쿠팡플레이는 영국 카라바오컵(EFL컵)과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등을 서비스하고 있고 황의조 선수가 뛰는 올림피아코스의 그리스 리그 경기도 볼 수 있다. 또 2022~2025년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카타르 월드컵에 맞춰 국가대표팀 다큐멘터리 '국대:로드 투 카타르'도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띈 콘텐츠는 토트넘 홋스퍼FC의 한국 친선경기 중계였다. 쿠팡플레이는 프리시즌 친선경기 2게임을 지난 7월 13일(팀 K리그), 16일(세비야FC) 독점 중계했다. 오프라인 경기 티켓도 쿠팡 와우 회원 대상으로 판매했다. 올 7월 말 MAU가 481만명까지 뛰면서 일시적으로 웨이브와 티빙을 제치기도 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진행 중이다. 배우 김수현, 차승원 주연 오리지널 드라마 '어느 날', 배우 수지 주연의 '안나', 신하균 주연의 '유니콘' 등도 선보였다. 다만 안나의 경우 쿠팡플레이의 편집권 침해 논란에 휘말리면서 한국영화감독협회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는 향후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주체인 창작자 확보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물론 막대한 현금성자산은 향후 쿠팡플레이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29억305만달러(약 3조781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쿠팡은 올해 영상제작업체인 보더리스필름을 인수하면서 콘텐츠 강화를 공식화했다. 보더리스필름은 2018년 JTBC 웹드라마 '막판로맨스'를 제작했고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E-스포츠 콘텐츠 제작역량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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