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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지각변동]티빙, 공격적인 외형성장 뒤에 남은 수익성 딜레마② 외부 투자유치로 넉넉한 현금곳간은 '안심', 유료 가입자수 확대 관건

김슬기 기자공개 2022-12-14 14:10:16

[편집자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토종 OTT의 생존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티빙이 KT시즌을 합병하면서 판을 뒤흔들고 있고 SK스퀘어와 지상파 연합인 웨이브 역시 고군분투하고 있다. 왓챠는 자금조달에 힘을 쓰고 있다. 국내 토종 OTT를 중심으로 각 사의 현 상황과 향후 사업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2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립 3년차를 맞은 티빙은 외형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해 왔다. 올해 티빙의 연 매출 규모는 2000억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 연간 적자 규모 역시 크다. 출범 후 누적 적자만 1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면서 수익성 개선은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그나마 티빙이 독립 후 꾸준한 투자유치를 통해 자금사정이 넉넉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티빙이 전환사채(CB) 발행 및 유상증자를 통해 끌어온 자금은 4600억원이 넘는다. 2023년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해외 진출 등을 고려하면 효율적인 자금집행이 필요하다.

◇ 연 매출 2000억 돌파 확실시, 막대한 누적 손실은 부담

올해 3분기말 티빙 매출은 1634억원, 순손실은 6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전과 비교했을 때 각각 116%, 56.2% 늘어났다. 티빙은 2020년 10월 CJ ENM에서 물적분할한 뒤 꾸준한 외형 성장세를 보여왔다. 2020년말 155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말 1315억원으로 커졌다. 현 추세라면 연간 매출 규모는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형 확대를 꾀하면서 대규모 적자 역시 감당해 왔다. 영업적자 규모는 2020년 61억원과 2021년 762억원이었다. 순손실은 각각 45억원, 595억원이었다. 법인세 비용의 환입으로 영업손실 규모보다는 순손실 규모가 작었다.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누적 영업손실 1500억원, 순손실 규모는 13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티빙은 막대한 적자에도 일단 유료 가입자 수를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봤다. 일단 OTT 플랫폼은 초기 투자비용이나 유지비용이 많이 들지만 구독자수 증가에 따른 추가 비용은 많지 않다. 결국 구독자 수를 늘리게 되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고 이익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욱 빠를 것이라고 봤다.

결국 티빙은 공격적인 투자와 KT시즌과의 합병을 통해 국내 토종 OTT 중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글로벌 1위 사업자이자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결국 유료 가입자의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현재 넷플릭스코리아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1000만명을 넘고 국내에서 영업하는 OTT 중 유일하게 흑자다.

넷플릭스코리아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매출 6317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항목을 세부적으로 보면 스트리밍 수익이 6296억원, 그룹사 수익이 21억원이다. MAU를 1000만명으로 가정하면 넷플릭스 가입자 1인당 월 평균 가입자당매출(ARPU)은 5200원대라고 볼 수 있다. 요금제 등을 감안하면 최소 2인 이상이 계정을 공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티빙, MAU 늘렸지만 낮은 ARPU는 고민…오리지널 콘텐츠 답 될까

티빙이 향후 스트리밍을 통해 영업이익을 내려면 어느 정도의 유료 가입자가 필요할까. 연간 2000억원의 매출을 내고 손익분기점(BEP)를 맞춘다고 가정하면 스탠다드 요금제(월 1만900원) 월 가입자가 153만여명 필요하다. 스탠다드요금제의 경우 2명이 계정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MAU 기준으로 300만명 이상이면 BEP를 맞출 수 있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현재 티빙의 MAU(430만명)를 유지만 해도 BEP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 이는 실제 티빙의 1인당 ARPU가 현저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이나 KT나 LG 유플러스 등 통신사를 통한 부가서비스는 가입자는 늘리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은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 2023년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제공=티빙
결국 외부 요인에 의해 유입된 MAU를 유료 가입자로 전환시키는 부분이 중요하다. 타 OTT 플랫폼과의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유입은 쉽지 않다. 답은 다시 콘텐츠로 돌아온다. 티빙에서 올해 유료가입기여자수가 컸던 콘텐츠는 '서울체크인', '유미의 세포들2', '환승연애2', '몸값' 등이라고 알려져있다. 올해에도 역시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유료 가입자수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해외 진출을 통해 시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에서의 유료가입자 확대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지난 2021년 10월 '티빙 커넥트 2021' 행사를 통해 "내년에는 일본과 대만, 2023년에는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도 구체적인 해외진출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 부채비율 29%대, 아직 양호한 재무구조…내년 성과에 쏠린 눈

현재 티빙이 계획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과 해외진출에는 막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행히 티빙의 내부 자금사정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0월 분사 후 티빙은 SLL중앙, 네이버, 바이어컴CBS, JCGI의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 등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누적 기준으로 4600억원을 받았다.

특히 올해 2월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가 총 2500억원을 투자하면서 재무여력이 좋아졌다. 지난해말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145억원이었기 때문에 올해 가용할 수 있는 현금 수준은 3000억대 중반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콘텐츠 제작(무형자산 취득)에 쓴 자금은 1242억원이었다. 올해 투자금이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많았더라도 아직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남았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말 티빙의 부채비율은 29.6%로 양호하다. 자본총계는 3371억원, 부채총계는 998억원이다. 부채비율은 타인자본의존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일반적으로는 100% 이하를 표준비율로 본다. 티빙은 30% 미만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내년에도 대규모 투자만 진행되고 유의미한 영업현금이 창출되지 않을 경우에는 상황이 어려울 수 있다. 모회사인 CJ ENM은 3분기말 별도 기준 순차입금만 1조7590억원으로 향후 티빙에 추가적인 자금지원을 할 여력이 없다. 이를 고려하면 다른 주요주주들을 설득해 추가 유증 등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양 대표는 지난 10월 CJ ENM 실적발표를 통해 "내년 초부터 KT시즌과 합병 성과가 가시화되고 지금까지 어느 정도의 규모의 경제도 구축을 해놓은 상태라 2023년에는 의미있는 손익 개선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힌만큼 내년 성과가 중요하다. 양 대표는 내년 10월이면 임기 3년을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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