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경영권 분쟁]하이브 이사추천 보니…'SM 레거시' 존중경영·법무 등실무형 인사 위주, 이수만과는 선 그어
원충희 기자공개 2023-02-17 10:04:34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7일 10: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주주제안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 선임할 7인의 이사와 1명의 감사 후보군을 공개했다. 이재상 하이브아메리카 대표 등 면면을 보면 경영·법무 등의 실무형 임원들로 프로듀서, A&R 등 엔터사 핵심 업무자들은 없다.세간에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이 투입될 것으로 봤지만 이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자칫 내부 프로듀싱 임직원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는데다 SM엔터테인먼트 고유의 색깔을 존중한다는 의미다.
◇넥슨·엔씨소프트 등 게임업계 인맥 동원
하이브는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를 통해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이사회 구성원으로 선임할 후보 8명에 대한 추천안이다. 사내이사 후보군으로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무책임자(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꼽았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UNEP)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를 추천했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파트너를 제안했다. 비상임감사 후보에는 최규담 회계사가 올랐다.
이타카홀딩스 인수를 이끌었던 이 대표는 하이브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이다. 정 CLO는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 이 실장은 SM C&C 출신이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박병무 대표파트너는 현재 엔씨소프트 기타비상무이사이며 최규담 회계사는 엔씨소프트 재무전략실장 출신이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가 넥슨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게임업계 인맥이 동원됐다.
세간에 알려졌던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사 추천 구성원들을 면면을 보면 경영·법무 등 엔터테인먼트에선 스태프 업무 담당임원들이다. 핵심이라 할 수 있는 A&R(Artist and Repertoire)이나 프로듀싱 업무 담당자들은 없다.
이는 SM엔터테인먼트 내부 프로듀싱 임직원의 반발을 줄이고 아티스트 고유의 콘셉트나 색깔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아티스트 발굴과 계약, 육성, 또 그 아티스트에 맞는 악곡의 발굴, 계약, 제작을 담당하는 A&R에 손을 대면 아티스트 콘셉트나 색깔일 바뀔 수밖에 없다.
◇A&R 등 관련 업무자 배제, SM 프로듀싱 임직원 반발 '우려'
하이브는 경영·법무 등 실무형 인사들로 이사진을 채우면서 두 가지를 노렸다. 이타카홀딩스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주도했던 이 대표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PMI에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이브의 주요 경영전략인 멀티 레이블 체제를 정착하는데 주력한다. 아티스트가 소속된 레이블을 하이브 산하에 두되 각 레이블에 주도권을 주고 사업적 시너지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빅히트(BTS·TXT), 플레디스(세븐틴·뉴이스트), 쏘스뮤직(르세라핌), 어도어(뉴진스) 등이 이렇게 운영되고 있다.
방 의장이나 박지원 하이브 CEO 둘 다 "SM의 레거시(유산)를 존경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며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이수만 전 총괄의 경영 및 프로듀싱 참여는 없고 로열티도 더는 가져가지 않는다"며 이 전 총괄과도 선을 그었다.
하이브가 추진하는 방안은 앞서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이 내놓은 'SM 3.0'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멀티 레이블 도입과 메타버스, 2차판권 사업 강화, 라이크기획과 드림메이커, SM브랜드마케팅 등 오너리스크 문제를 해소하는 큰 방향은 동일하다.
하이브는 이사 선임을 놓고 SM엔터테인먼트 현 경영진 및 카카오 측과 표 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SM엔터테인먼트 이사진 4명의 임기는 내달 종료되는데 그 중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손잡고 연임을 시도하고 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지명된 상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슈 & 보드]박막사업 매각 결정한 넥실리스 이사회, SKC와 한 몸
- [피플 & 보드]SKB 매각이익 주주환원 요청한 김우진 태광산업 이사
- [2024 이사회 평가]삼성SDS가 품은 엠로, 지배구조 개선은 아직
- [2024 이사회 평가]코스모화학, 구성 지표 아쉽지만 감사위 설치 등 노력
- [2024 이사회 평가]대주주 입김 강한 한전KPS…준시장형 공기업 한계
- [Board change]LS머트, 이사회에 케이스톤 인사 모두 빠졌다
- [Board change]자산 2조 넘은 제주항공, 이사회 개편 불가피
- [그룹 & 보드]KT, 스카이라이프 사추위 독립성 발목
- KT 문제는 '주주' 아닌 '외풍'
- [이슈 & 보드]KT, 내부 참호 구축 vs 정치적 외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