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의 생산직 채용이 뜨거운 이슈다. 첫날부터 2만명 이상이 몰려 접수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서점가에서는 현대차 채용 관련 서적이 인기 도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400명을 뽑는 공채에 10만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생산직을 넘어 ‘킹산직’이라고 한다. 언론도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기사에 달린 여러 댓글들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일할 사람 없다는 중소기업 사장님들, 보고 계시죠?”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중소기업들이 당면한 애로사항 1위는 원자재 가격 인상(응답 47%)이었다. 이를 근소한 차이로 따르는 2위가 바로 인력난 심화(46.4%)다. 한 쪽에서는 250대 1 이상의 경쟁률까지 예상되는 한편으로 다른 쪽에서는 절반 가까이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고심하는 것이 국내 인력시장의 현 주소다.
현대차 생산직이 킹산직으로 꼽히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연 5000만원 이상(성과금 포함)으로 추정되는 높은 초봉과 신차구매 할인 등 임금성 복지, 60세 정년 보장, 확실한 근무교대제에 따른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확보의 용이성. 그리고 이 3가지는 중소기업이 갖추기 힘든 매력 포인트다.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국내 중소기업 중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고졸 신입사원 초봉 평균치가 2634만원이다. 중소기업이 임금으로 현대차 생산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사람이 없어 ‘죽겠다’ 소리가 나오는 중소기업들에 정년 보장이나 워라밸을 말하는 것 역시 사치다.
중소기업이 인력시장에서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그저 시장논리에만 맡겨야 할까.
정치권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해 좀 더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주면 좋겠다. 중소기업 청년 전세대출, 내일채움공제, 소득세 감면 등 좋은 평가를 받는 정책을 수립했던 사례들이 있듯이 중소기업에 모자란 매력을 정책 지원으로 더해 주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대기업이 산다’는 상생의 가치를 상투적인 것으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소속 산업별 밸류체인의 중간에 해당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포진한 뿌리산업의 기업들이다.
산업의 공급망 내에서 소부장이 흔들리면 이는 해당 분야에 비용을 지출하는 대기업들의 부담으로 치환되고 결국 가계의 물가 부담으로 되돌아와 경제 전체를 위협한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그 전조는 아닐까. 인력시장의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빠를수록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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