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은 지금]숫자보단 내실, 전면에 등장한 '양손잡이 경영'④조직변화 최소화, '마이데이터·VC' 대표가 직접 챙긴다
김슬기 기자공개 2023-03-14 13:01:29
[편집자주]
최근 교보증권은 모회사인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중심에 섰다. 더불어 증권업 부진에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중요해지는 등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에도 직면해있다. 박봉권·이석기 각자 대표체제 3년차인 지금, 교보증권의 현 상황과 사업방향 등에 대해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교보증권의 핵심 경영전략은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무리하지 않고 사업을 전개한다는 구상이다. 조직개편이나 인사이동 등의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다.그룹이 강조해온 '양손잡이 경영'에도 충실할 예정이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한다. 특히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과 벤처캐피탈(VC)사업 등은 꾸준하게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 순이익 목표치 확 낮아졌다…대내외 시너지 '강조'
교보증권은 올해 경영 목표로 '재도약을 위한 사업구조 재편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제시했다. 재무적으로는 전사 당기순이익 750억원과 ROE 5%를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판매비와 관리비'에 배정된 예산 역시 전년 대비 6.5% 감소한 2589억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목표치는 공식적으로 순이익 목표치를 밝히기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순이익 800억원, 2021년에는 1020억원, 2022년에는 1250억원을 제시했다. 2019~2021년까지는 해당 목표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으나 2022년에는 달랐다.
지난해 실제 순이익은 430억원으로 목표치와 800억원 차이가 났다. 순이익은 2014년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고 ROE도 낮아졌다. 2021년 10%대까지 올라갔던 ROE는 2022년 2%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올해 교보증권은 목표치를 높게 상향 조정하는 것보다는 보수적으로 상황을 봤다.
교보증권은 올해 기존 사업 부문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대내외 시너지 활성화, 고객기반 확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전략적인 목표로 설정했다. 미래 사업부문의 목표로는 지속 성장동력 확보, 디지털 혁신 추진, ESG 경영 추진, 경영관리 효율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2022년 초와 비교해 '대내외 시너지 활성화'가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그간 한 번도 관련 목표가 등장한 적은 없었다. 다만 지난해 경영목표에 등장했던 해외 비즈니스 확대는 올해 시장 상황을 고려해 단기 목표에서는 빠졌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올해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의 사업간 시너지 뿐 아니라 생명·운용 등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업의 경우 중장기 전략으로 해외자산을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 개발이나 판매, 해외 대체투자, 펀드 자문등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시장 발굴을 중장기 목표로 가져가고 있으나 올해에는 국내외 시황이 좋지 않음에 따라 당장의 목표에서는 제외했다"고 밝혔다.
◇ 안정 택한 교보증권, 부서장 변동없다
교보증권은 올해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대개 기업들은 실적이 나빠지면 대규모 조직개편이나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한다. 하지만 교보증권은 지금처럼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에는 현 체제를 바꾸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현재 교보증권 사업의 핵심 축인 IB부문은 임정규 부사장이 맡고 있다. 그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LG투자증권, NH농협증권(현 NH투자증권) 등을 거쳐 2012년 교보증권에 합류했다. 구조화투자금융과 부동산금융에 정통하며 교보증권의 실적을 키우는 데 큰 공을 세웠다.
IB부문 내의 구조화금융본부와 투자금융본부, ECM본부 역시 기존 부서장인 최원일 전무, 이성준 상무, 오세민 이사가 계속 이끈다. 임 부사장을 비롯, 최 전무나 이 상무 등은 지난해 상반기에 나란히 연봉 1~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다소 성과가 부진했던 S&T부문이나 WM부문도 오랜 시간 사업을 담당한 강은규 전무와 서성철 전무가 그대로 맡는다.
교보증권은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신성장동력이 될만한 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 이는 신창재 교보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양손잡이 경영'과도 맞닿아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동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경영철학이다.
특히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마이데이터와 VC사업은 모두 이석기 경영지원·운용총괄 대표가 직접 챙기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마이데이터 플랫폼 '끌(KKL)'을 론칭했고 금융자산 뿐 아니라 부동산·자동차·가상화폐·미술품 등 비금융자산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VC사업부는 '교보신기술투자조합1호' 등 여러 펀드 운영에 집중한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본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구축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라며 "올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다하면서도 VC나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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