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탈탄소 드라이브]HD한국조선해양, 메탄올 추진선에 '올인'하지 않는 이유는②글로벌 55% 점유율에도 연료 조달 한계 인식… 암모니아-수소 빈틈없이 준비
강용규 기자공개 2023-04-04 08:26:08
[편집자주]
해상 환경규제가 강력해지며 친환경 선박연료시장에서 LNG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차세대 선박연료에 대한 조선사들의 고민 역시 눈앞의 일이다. 선주사들의 선박 탈탄소화 요구에 가장 먼저 대응하는 조선사가 미래 선박시장의 패권을 잡을 수 있다. 더벨은 국내 조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개발 현황 및 각 사별 전략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연구되는 대체연료(화석연료가 아닌 연료)들 가운데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메탄올이다. 국내와 중국 조선사들이 메탄올 추진선의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HD한국조선해양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다만 HD한국조선해양도 아직 메탄올 추진선에 대한 확신이 강력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메탄올 추진선과 관련한 선주사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되 메탄올 이외의 연료추진선에 대해서도 상용화 연구를 지속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 메탄올 대세론 속 돋보이는 수주 점유율… 대세론에는 '신중'
글로벌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2월까지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총 99척의 메탄올 추진선이 발주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인 54척의 주문이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에 몰려 있다. 나머지는 HJ중공업의 수주분 2척과 대부분 중국 조선사들의 분산 수주물량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현대미포조선을 통해 2013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메탄올 추진선(PC선)을 수주했으며 이를 2016년 인도했다. 최초의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조선업계에서 메탄올 추진선의 선도자 입지를 구축했다.
메탄올은 암모니아나 수소 등과 함께 LNG 이후의 차세대 선박연료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 선박연료유 벙커C유 대비 황산화물을 99%, 질소산화물을 80%, 온실가스를 25% 저감할 수 있다. 온실가스의 경우는 탄소포집기술을 활용해 다시 메탄올 생산에 투입하는 것도 가능해 실질 저감 폭은 더욱 크다.
다른 대체연료들과 비교하면 암모니아는 유독성 물질의 연료 취급에 대한 국제규범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으며 수소는 극저온(액화수소) 또는 극고압(수소가스)의 보관설비를 필요로 한다. 반면 메탄올은 선박연료유와 마찬가지로 상온·상압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연료로서의 취급이 용이하다.
때문에 메탄올은 대체연료들 가운데 가장 빠르게 글로벌 선주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로서는 실제 운항 중인 상선에 추진체계가 적용된 유일한 대체연료다. 일각에서는 '메탄올 대세론'까지 제기된다.
다만 HD한국조선해양 측에서는 메탄올 추진선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정확히는 '올인'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1월 CES2023에서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 부사장은 "지금 떠오르는 친환경 연료들은 각자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하나가 앞서간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어떤 것이 대세가 되더라도 누구보다 먼저 제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모든 종류의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 그린 메탄올 공급부족… '엔진 내재화' 강점으로 전 연료 대응
메탄올의 대세화에 가장 큰 장애물은 생산 과정이 환경 친화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메탄올은 천연가스나 수소 등에 높은 온도와 압력을 가한 뒤 탄소와 결합시켜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된다. 글로벌 메탄올 생산량의 60%가 관련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친환경적 과정을 거쳐 생산된 그린수소와 탄소를 결합시켜 만드는 '그린 메탄올'이 현재로서는 대체 선박연료로서 가치를 갖는 메탄올이다. 다만 생산량이 아직 많지 않으며 조달 가격이 비싸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메탄올 추진선은 덴마크 머스크와 프랑스 CMA-CGM, 한국 HMM 등 소수의 선진 해운사들만이 연료의 조달계약을 병행하며 적극적으로 도입 움직임을 보이는 정도다.
선주사들의 입장에서는 메탄올뿐만 아니라 모든 대체연료가 조달 측면에서의 부담 요인을 내재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대체연료가 생산 관점에서 기존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이라며 "메탄올을 포함해 암모니아와 수소 등 다양한 대체연료가 모두 선박연료로 활용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으로서도 차세대 연료 추진선 시장에서 메탄올 추진선에만 집중하기보다 시장 상황에 맞춘 다양한 솔루션을 보유하는 것이 미래 선박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길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이 선주사들의 선박 탈탄소화 요구에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선사라고 평가된다. 자회사 HD현대중공업을 통해 선박 구동계의 핵심 기자재인 선박엔진을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LNG-수소 혼소 방식의 선박엔진을 개발하고 실증까지 마쳤다. 암모니아 추진엔진은 주기관용 대형엔진의 경우 2024년 말, 발전기용 중형엔진의 경우 2024년 초 완료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
-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일석삼조' 재테크 상품
- [보험경영분석]KDB생명, 보장성 집중전략에 실적·CSM 동반 개선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메리츠화재, 가용자본 증가에도 막지 못한 신설위험 영향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하나손보, 모회사 지원에 적정성 비율 오히려 상승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한화손보, 부채 증가에도 빛난 영업성과·리스크 관리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MG손보, 가용자본 급감에 적정성 비율 50%마저 하회
- [코리안리 밸류업 점검]꾸준히 커지는 해외사업, 국내 저성장 극복 기반
- [2024 이사회 평가]SK오션플랜트, 평가 개선노력 강점...견제기능은 취약점
- [2024 이사회 평가]TKG휴켐스, 구성·견제 취약점...경영성과만 평균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