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채권평가 돋보기]'1호'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뒤엔 나신평이 있었다②㈜한화·현대캐피탈 외부 검토…송미경 실장 '환경 전문가' 지위 인정
이정완 기자공개 2023-05-03 07:53:12
[편집자주]
202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개화한 ESG채권 시장은 지난해 금리 인상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녹색채권을 중심으로 ESG채권 발행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신용평가사도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전망하는 ESG채권 시장과 회사별로 갖춘 평가 역량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형 녹색채권 제도 손질에 발맞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개정된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하에서 처음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한 기업과 금융사 모두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외부 검토를 받았다.녹색채권 외부 검토기관 등록을 위해 꼭 필요한 환경 전문인력 지위는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ESG사업실장이 직접 획득했다. 송 실장은 ESG 리스크가 큰 석유화학과 발전 영역에서 오랜 기간 평가 업무를 맡았다. 이에 관련 이슈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환경부 지원사업 덕 발행 논의 '활발'
송미경 실장(사진)은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환경부의 녹색채권 발행 지원 덕에 기업의 문의가 많았다"며 "금융사 중에선 현대캐피탈, 일반기업 중에선 ㈜한화와 초기부터 준비한 끝에 원활한 발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달 초까지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 시범사업 접수를 받았다. 기업당 최대 한도인 3억원 내에서 대기업은 발행액의 20bp, 중소기업은 발행액의 40bp까지 지원했다.
직접적인 인센티브 덕에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말 6000억원, ㈜한화는 이달 초 1900억원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부터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을 논의해왔기에 본격적인 제도 시행 후 첫 번째로 발행이 가능했다.
일각에선 정부의 지원금 한도가 최대 3억원에 그쳐 기업 입장에서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하지만 실제 반응은 달랐다.
송 실장은 "지원금 자체가 큰 규모는 아니지만 회사채 발행에 대한 지원으로는 좋은 조건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ESG채권 트렌드에 어떻게 발맞춰야 하나 고민하던 기업이 발행을 결정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과 ㈜한화 외에 현재 발행을 논의 중인 다른 기업은 5~6곳에 이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한 BNK캐피탈과 포스코퓨처엠의 외부 검토도 실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평가 실적을 쌓고 있다.
◇'환경기술' 연구 경험 있는 실장이 평가
송 실장은 연이어 외부 검토를 따낼 수 있던 배경으로 다양한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0년 말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ESG 평가를 준비했다. TFT는 2021년 ESG사업실로 승격했다.
송 실장은 지난해 초부터 ESG사업실을 이끌기 시작했다. ESG사업실이 생긴 이후 공기업·금융기관보다 일반기업 평가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송 실장은 "오랜 신용평가 경험으로 다양한 산업과 기업 경영 활동 흐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회사가 제시하는 녹색·사회적 프로젝트 판단과 관련해서도 강점이 있다"고 했다.
환경부는 올해 초 한국형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면서 외부 검토기관 제도를 도입했다. 외부 검토기관은 가이드라인 준수와 K-택소노미 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환경부로부터 외부 검토기관 등록을 받으려면 환경 전문인력 채용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다른 신용평가사는 이에 맞춰 외부에서 환경 전문가를 채용했다.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됐다. 송 실장이 지난해 말 이미 환경 전문인력으로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SK이노베이션(옛 유공)에서 3년 반 동안 환경 관련 연구원으로 일했다.
송 실장은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환경경영·정책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졸업 후 나이스신용평가에 입사해 석유화학, 발전, 에너지 산업에서 20년 이상 평가 경력을 쌓았다. 2016년부터는 평가담당실장을 맡았다.
송 실장은 "과거 연구원으로 일할 때 앞으로는 기술만이 아니라 환경 경영 전략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어 MBA(경영전문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평가 업무를 하면서 에너지, 화학 등 ESG 이슈에 민감한 기업과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환경 관련 회사 등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했다"며 "이 같은 경력 덕에 환경 전문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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